안희정 조문 ‘성범죄자의 정치 연대’ vs ‘위로는 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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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조문 ‘성범죄자의 정치 연대’ vs ‘위로는 도리’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0.07.08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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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유력인사 조문, 대통령 조화 등 놓고 여성계 비난 거세
국회페미 “안희정 더 이상 도지사 아냐, 경솔한 발언 한 인사들 유감”
정의당 문 대통령 조화 ‘무책임한 판단’ 논평에 전우용 “예의는 지켜라” 맞서
6일 오전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조문을 온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6일 오전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조문을 온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수행비서 성폭행 혐의로 수감 중 모친상을 당해 형집행정지로 일시 석방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빈소에 정치인들의 발길이 이어진 것을 두고 여성계를 중심으로 '성범죄자를 두둔하는 정치 연대'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정의당이 문재인 대통령이 조화를 보낸 것에 대해 '무책임한 판단'이라는 비판 성명을 내자 '고인에게 예의를 지킨 것을 비판한다'는 반론이 나오면서 SNS 등에서는 '인간적 도리'와 '2차 가해'라는 내용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5일 광주지검은 이날 모친상을 당한 안 전 지사의 형집행정지 신청을 허가해 오는 9일 오후 5시까지 임시 석방했고, 안 전 지사는 바로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으로 이동했다. 빈소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조화가 놓여졌고 정세균 국무총리, 이해찬 민주당 대표, 이낙연 민주당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 여권 유력 인사들과 원유철 전 미래한국당 대표,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 등 야권 인사들이 조문을 했다.

그런데 이를 두고 여성계를 중심으로 '정치권이 성폭력에 대해 안일한 인식을 갖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다. 성폭력을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유력 인사들이 조문을 올 정도로 권위가 아직 남아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고 이로 인해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국회 여성근로자 단체인 '국회페미'는 6일 성명에서 "오랫동안 함께 일한 동료의 모친상을 개인적으로 찾아 슬픔을 나누는 것은 당연한 도리라고 할 수 있지만 정부의 이름으로, 정당의 이름으로, 부처의 이름으로 조의를 표해선 안 된다. 안희정 씨는 더 이상 충남도지사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국회페미는 "정치권은 안씨의 '위력'을 형성하는 데 결코 책임을 부정할 수 없고, 사회정의를 실현해 공정하고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데 전력할 의무가 있다. 이번 일이 마치 안씨의 정치적 복권과 연결되는 것으로 국민이 오해하는 일이 없도록 발언과 행동을 주의했어야했다. 빈소에서 경솔한 발언을 한 일부 조문자에게 깊은 유감을 표하고 국민의 세금으로 조화나 조기를 보낸 정치인들은 이를 개인비용으로 전환해 처리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조문을 온 인사들은 "여러 가지로 어려운 사정인데 상을 당했다"(김부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징역을 살다가 부모님이 가시면 굉장히 마음이 무겁다"(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등의 말을 언론에 전했는데 안 전 지사가 수감된 이유를 생각한다면 적절한 표현이 아니라는 입장이 나왔고 이에 대해 '상을 당한 사람을 비판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는 반박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6일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더불어민주당 대표, 원내대표, 대통령이라는 직책을 걸고 조화를 보낸 이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정치인으로서 무책임한 판단에 불과하다"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대표단이 조화를 보낸 것에 대해 비판했다.

조 대변인은 "안 전 지사의 성폭력 사건은 정치권력과 직장 내 위력이 바탕이 된 범죄로 정치권력을 가진 이들이 모두 책임을 통감했고, 민주당 역시 반성의 의지를 표한 바 있다. 그런데 오늘의 행태는 정말 책임을 통감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오늘과 같은 행태가 피해자에게, 한국 사회에 '성폭력에도 지지 않는 정치권의 연대'로 비춰지진 않을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논평은 당원들 내에서도 '부모상을 위로하는 것은 당연한 도리'라는 비판을 받았고 역사학자 전우용은 과거 문재인 대통령이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 빈소에 조화를 보낸 것을 거론하며 "미래통합당조자도 '뇌물받고 자살한 사람 빈소에 대통령 직함을 쓴 화환을 보냈다'고 비난하지 않았다. 죄가 미워도, 인간에 대한 예의는 지켜야하지 않는가, 인간이 각박해지는 게 진보는 아닐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이에 대해 이정미 전 정의당 의원은 7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조화는 하나의 정치적인 행위인데 그런 점에서 대통령께서 조화를 보내실 때 피해 여성에 대한 배려가 더 있었으면 어땠나라는 생각이 든다. 여성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개인적인 위로는 다른 방법으로 얼마든지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 사건을 계기로 안 전 지사의 성범죄 사실을 폭로한 김지은씨가 쓴 <김지은입니다>가 베스트셀러가 되자 여성학자 권김현영은 자신의 SNS에 "이게 낡고도 낡은 세과시용 장례문화를 코로나 시국에도 굳이 유지하며 성범죄자에 대한 의리를 과시하는 너희끼리의 부둥부둥 조문 정치에 대한 답"이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성범죄자를 감싸는 정치권'이라는 비판과 '예의는 갖추어야한다'는 옹호가 맞서는 이면에 여성과 남성의 갈등, 문 대통령에 대한 찬반 등이 어우러지며 첨예한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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