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美 ‘틱톡’ 금지, 中 패권에 제동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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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美 ‘틱톡’ 금지, 中 패권에 제동걸기?
  • 현지용 기자
  • 승인 2020.07.09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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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시사주간=현지용 기자] 인도와 미국의 중국산 SNS 앱 ‘틱톡(Tiktok)’ 사용 금지 조치에 대해 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틱톡 금지 움직임으로 주목받는 중국의 IT 이용자 정보 유출 문제가 그 이면의 국제 정치학적 질서까지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 정부는 지난달 29일 ‘중국산 앱이 국가안보, 공공질서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중국산 앱 59개에 대해 사용 금지 조치를 내린다는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이는 같은 달 15일 인도-중국 접경지대인 히말라야 서부 갈완 계곡에서 중국군의 흉기에 비무장 인도군 20명이 숨진 국경지대 분쟁 사태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인도는 군사적-정치적 분쟁 사태에 대해 중국 IT 기업에 대한 보복으로 돌아섰다. 그 수준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이번 차단 조치 명단의 대표 주자로 지목된 틱톡은 전체 사용자 수만 8억명에 달하는 글로벌급 인기 앱이다. 그런데 이 중 인도 사용자만 4억6600만명에 달한다. 절반 이상이 인도인인 것이다.

인도 정부의 이 같은 조치 인해 틱톡의 모기업 바이트댄스가 입은 매출 손실은 60억 달러, 한화 약 7조1900억원에 달한다고 차이신은 전망했다. 코로나19 사태에 자가격리, 사회적 거리 조치로 인한 이용자 수 확보 효과가 인도 정부의 한마디에 직격타를 맞은 것이다.

인도뿐만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언론 인터뷰를 가지며 틱톡 금지조치에 대해 “우리가 관심 갖는 사안이 맞다. 중국이 미국과 세계에 하는 짓은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 일침을 가했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밝힌 “틱톡을 비롯한 중국 SNS 앱에 대한 사용 금지를 고려하고 있다”는 말에 쐐기를 박은 셈이다.

호주도 틱톡의 이용자 정보 유출 의혹에 대해 제기하고 있는데다, 아시아 무역 허브인 홍콩에선 이미 틱톡 앱이 사라진 형국이다. 북미, 호주, 홍콩을 합하면 틱톡이 잃는 이용자 수는 약 1억5000명에 달한다. 인도인 이용자까지 합하고 각국의 틱톡 이용금지 조치가 전면 시행될 경우까지 가정한다면, 틱톡은 최대 6억1600만명의 이용자를 잃는 수준에 이른다.

앱의 이용자 정보 유출과 이를 통한 악용 문제는 2018년 페이스북-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정보 유출 사건으로 이미 상식화된 상태다. 문제는 틱톡 등 중국산 앱은 이보다 더 과한, 극심한 수준까지 이르렀다는 실정이다. 틱톡을 통해 유출되는 이용자의 정보는 단순 GPS 위치정보 등 행동을 넘어 이용자의 ‘생각 하나하나까지’ 이른 수준이기 때문이다.

최근 애플의 새 아이폰 운영체제 보안 업데이트에서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달 26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배포한 iOS14 베타버전에는 ‘클립보드 무단접근 앱 알림’의 보안 기능이 추가됐다.

그런데 이를 이용한 이용자가 틱톡을 실행하고 아이폰을 사용하던 도중, 틱톡이 이용자의 클립보드에서 텍스트 입력 내용을 문자 하나하나 모두 복사해 가져간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최근에도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의 한 네티즌의 틱톡 해부-역설계에 의해 틱톡이 원격으로 파일을 받고 실행하는 코드가 있다는 사실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미 틱톡은 사용자 GPS 위치정보, 기기 정보, 검색 기록, 앱 내 메시지 내용, 사진·영상 데이터, 결제 정보 등 막대한 이용자 정보를 수집하는 등 정보 유출 범죄 이력으로 악명높다. 틱톡은 지난해 2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O)로부터 아동 개인정보 불법 수집 위반으로 과징금 570만 달러(한화 약 68억원)을 부과받는 등 중국 정부의 ‘스파이앱’ 낙인을 받은 바 있다.

틱톡 측은 이 같은 정보 유출 문제에 대해 “중국 본토 이외 지역에서의 서비스는 중국 법을 적용받지 않는 싱가포르, 미국 지사에 저장된다”는 해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하지만 빈약한 정보 수집 근거와 수집·저장된 정보가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에 공유될 수 있기에, 틱톡은 이용자 정보 유출 의혹에서 전혀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해 미국의 과징금 부과에도 꿈쩍 않던 중국은 인도의 대대적인 금지 조치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 지난달 30일 인도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심각히 우려한다며 “인도는 중국 기업들의 권리를 지켜줄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인도주재 중국대사관도 이에 대해 “중국의 일부 앱을 겨냥한 인도의 조처는 차별적이고 모호하다”며 “국가안보 개념을 남용했을 뿐만 아니라,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도 어긋난다”고 소극적인 반발의사를 보였다.

중국 정부의 이러한 소극적인 반발은 한국과 비교할 때 매우 대조되는 모습을 보인다. 앞서 중국은 2014년 러시아산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S-400을 계약해 도입하면서, 2016년 주한미군 사드(THAAD) 설치에 대해선 강력히 반발하며 한한령(限韩令) 등 강력한 경제 보복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제조·생산 영역에 있어 ‘세계의 공장’ 위치에 이르렀다. 이제는 하드파워에 따른 중국의 국제질서 장악력은 금융도 넘어 소프트파워까지 미치려하고 있다. 이미 중국산 앱 틱톡뿐만 아니라 미국의 대표 문화산업 기업 집단인 디즈니·NBA·블리자드 등은 홍콩 시위 사태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해 중국 정부의 위력을 증명시킨 바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번 범세계적 틱톡 금지 조치는 전 세계가 단순 중국의 스파이앱 억제를 넘어 ‘세계 질서를 따르라’는 무언의 국제 정치학적 메시지로 투영되는 모습을 띄고 있다. 한국은 이에 대해 어떤 행보를 취할지, 중국은 어떤 자세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SW

hj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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