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 둘러싼 명과 암 ①] 보험시장 영향력 넓히는 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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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 둘러싼 명과 암 ①] 보험시장 영향력 넓히는 GA
  • 김지혜 기자
  • 승인 2020.07.17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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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판매 채널로 파급력 상당
영업조직 이탈 방지 및 시너지 확대

경기 불황에 국내 보험사들이 자구책으로 꼽히는 GA(법인보험대리점)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다. 대표 보험사들의 자회사형 GA가 최근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자사형 GA 설립에 그치지 않고 특정 GA와 파트너십까지 체결하며 시장 점유율 확보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다. 다만 이 같은 움직임에 실질적 경쟁력 확보가 과제로 떠오른다. 신생 업체는 영업망 구축이 쉽지 않은 데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보험시장이 위축된 만큼 차별화에 실패한다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전히 불완전 판매와 불건전 영업의 온상으로 지목되는 등 아직까지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GA를 둘러싼 명과 암이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본지>는 최근 GA 활용에 앞장서고 있는 보험사들의 향후 파급력과 시장 전망에 대해 짚어본다.

신한생명은 오렌지라이프와의 통합을 앞두고 자회사형 GA ‘신한금융플러스’를 설립했다. 사진=신한생명
신한생명은 오렌지라이프와의 통합을 앞두고 자회사형 GA ‘신한금융플러스’를 설립했다. 사진=신한생명

[시사주간=김지혜 기자] GA는 보험사와 계약을 맺고 보험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대리점을 말한다. 첫 등장부터 파급이 상당했다는 평가다. 특정 회사의 보험이 아닌 대부분 생명·손해보험회사의 상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여러 회사의 상품을 한눈에 비교·분석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특히 보험 상품의 제작과 판매가 분리되면서 향후 GA 사업 성장성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 GA 설립에 매진하는 이유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생명·손해보험사들은 GA 설립에 앞다퉈 나서면서 관련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내시장 포화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보험업 관련 영업환경은 더욱 악화됐다. 전속 설계사에 의한 판매조직만으로는 현재의 위기를 돌파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쏟아진다. 따라서 외부 영업조직 지원의 동기가 충분해진 가운데 보험사마다 GA 채널 비중을 늘리고 있다. 이를 통해 관련 채널을 선점하고 전속 설계사의 이탈을 막겠다는 것이다.

실제 금융감독원 집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중·대형 GA은 190개로 2018년 말 대비 12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신계약 건수는 1,461만 건으로 전년 대비 13.4% 늘었고, 수수료 수입 역시 7조4,324억 원으로 20.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 생명보험사 삼성생명을 비롯해 한화·푸르덴셜·라이나·미래에셋·메트라이프·ABL생명 등이 보험판매 전문 자회사를 운영 중이다.

우선 보험사들은 각사마다 다양한 GA채널 공략을 위해 시책 (판매 촉진비)과 수수료를 강화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GA채널 판매에 적합한 상품군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시행하며, 자사의 기존 상품포트폴리오, 향후 사업계획 등을 고려해 보다 신중히 모집채널을 구축하고 있다”면서 “GA에 높은 시책을 제시하면서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보험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영업망이 촘촘하지 못한 중소형 보험사들은 무분별한 GA를 전략적 파트너로 삼는 전략은 금물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아울러 현장 설계사 움직임도 주목된다. 최근 GA로의 전속설계사 이동이 잦아지는 배경에는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적시에 제시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수당 지원 등이 가능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에는 중‧대형 GA의 소속설계사가 18만9,395명으로 전년 대비 8,649명 증가했다.

업계 일각에선 설계사들 이탈 방지를 위해 제도 개선·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향후 각 GA들의 보장분석 프로그램, 언택트 사회 환경 도래에 따른 영업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자체 시스템 등 영업지원 시스템 선진화가 더욱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 은행계 첫 GA 설립도 주목

최근 신한생명은 오렌지라이프와의 통합을 앞두고 자회사형 GA ‘신한금융플러스’를 설립했다. 은행계 생보사가 GA를 설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금융위원회가 앞서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도 GA를 자회사로 둘 수 있도록 감독규정을 개정한 뒤 이뤄진 첫 사례다. ‘신한금융플러스’는 8월부터 영업 시작 계획을 알린 가운데, 이곳을 이끌어 갈 수장에는 이성원 신한생명 전 전략기획팀장이 선임됐다.

사옥은 서울 중구 을지로2가 인근 신한L타워에 위치한다. 인공지능(AI) 기반 상품 추천 시스템 도입과 금융소비자 보호 중심의 경영을 실현하겠다는 게 사측 각오다.

네이버도 지난달 법원에 ‘엔에프(NF)보험서비스’라는 상호의 법인을 등록했다. 아직 완전한 사업 내용이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여러 보험사와 제휴를 고려한다는 회사 방침으로 미뤄봤을 때 결국 GA 모델을 택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외에도 NH농협생명도 농협금융지주 차원에서 자회사형 GA 설립을 검토하는 중으로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신한생명을 계기로 은행계 보험사들의 GA 설립이나 인수 소식이 잇따라 들려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보험시장의 제조, 판매 분리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보험사들 역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토스·뱅크샐러드 등 핀테크에 이어 은행계 보험사와 네이버 등 빅테크도 GA 시장에 진출하면서 GA의 고질적인 문제만 해결한다면, 향후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SW

sk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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