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코로나 블루 속 위안, 다시 문을 연 미술관과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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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코로나 블루 속 위안, 다시 문을 연 미술관과 박물관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0.07.22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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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국립중앙박물관 등 10곳 운영 재개
온라인 사전 예약, 제한 인원 미달 시 현장 접수도 가능
22일 다시 문을 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관객들이 전시물을 보고 있다. 사진=임동현 기자
22일 다시 문을 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관객들이 전시물을 보고 있다. 사진=임동현 기자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수도권 소재의 국립 박물관과 미술관, 도서관 등 10곳이 22일 운영을 재개했다. 이들은 지난 5월 초 '생활 속 거리두기'와 함께 부분적이나마 운영을 시작하며 숨통을 틔우는 듯 했지만 이후 '이태원발 집단 감염'과 함께 수도권 감염이 확산되면서 다시 운영이 중단되며 또다시 기약없는 기다림의 시간을 가져야했다. 그동안 온라인을 통한 전시 중계, 가상현실 활용 등으로 관람객들에게 다가갔고 호평을 받기도 했지만 미술관, 박물관을 찾는 즐거움까지 재현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 1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수도권 공공시설 운영제한 조치를 완화하기로 결정하면서 문화체육관광부는 수도권 소재 국립 문화시설의 운영 재개를 결정했고 이날 운영을 다시 시작했다. 온라인을 통한 사전 예약, 수용 인원 제한, 거리두기 준수 등의 불편함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그동안 찾지 못했던 시설들을 다시 찾고 즐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코로나 블루'를 겪는 이들에게 큰 즐거움이 되고 있었다.

22일 오전 9시 50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정문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10분 후면 한 달여 동안 닫혔던 미술관의 문이 열리게 된다. 평일 오전이고 비가 내리는 날씨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오지는 않았지만 재개관을 기다리는 한결같은 마음이 그들에게 있었다. 오픈을 위해 부산하게 움직이는 직원들의 모습이 문 너머로 보이기도 했다.

문이 열리기 직전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임동현 기자
문이 열리기 직전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임동현 기자

오전 10시, 미술관의 문이 열렸다. 미술관에 들어온 관람객들은 마스크 착용 확인과 발열 체크를 해야하고 예약 확인 시 발열 및 호흡기 증상 유무, 해외 여행력 등을 확인한 뒤 명부에 이름과 연락처, '상기 내용을 확인했다'는 문구를 작성한 후에 입장을 할 수 있다.

입장은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을 해야 가능하지만 예약을 하지 않고 현장에서 바로 입장한 관람객들을 위해 현장 접수도 받고 있다. 단, 현장 접수는 예약 관람객이 제한 인원수보다 낮을 때 가능하며 2시간 간격으로 회차당 200명으로 입장이 제한된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사전예약을 하지 못한 분들은 현장 데스크에서 홈페이지에 접속해 예약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면서 "회차 인원이 정해져 있기는 하지만 2시간씩 시간이 분포되어 있고 충분히 거리두기가 가능한 인원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사전 예약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입장이 불허되지 않는다. 충분히 수용이 가능하다. 수요일과 토요일에는 야간개장도 진행한다"고 전했다. 

현재 서울관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의 대표 소장품들을 살펴볼 수 있는 <MMCA 소장품 하이라이트 2020+>, 한국전쟁 70주년 기획전으로 전쟁을 소재로 한 드로잉, 회화, 영상, 퍼포먼스 등을 볼 수 있는 <낯선 전쟁>전, 공모를 통해 선정된 두 창작팀들의 협업을 보여주는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0>, '아시아 집중 프로젝트' 전시인 <또 다른 가족을 찾아서>가 열리고 있으며 모두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낯선 전쟁' 전을 보는 관람객들. 사진=임동현 기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낯선 전쟁' 전을 보는 관람객들. 사진=임동현 기자

같은 날, 국립중앙박물관도 다시 문을 열었다. 오후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 박물관 앞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늘어나고 있었다. 특히 사상 최대 규모의 국보, 보물 공개 전시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 특별전 <새 보물 납시었네, 신국보보물전 2017~2019>가 개막하면서 전시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표를 사기 위해 줄을 서고 있었고 상설전시관에는 부모의 손을 잡고 온 어린이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국립중앙박물관도 역시 온라인으로 사전 예약을 받고 있으며 상설전시관은 무료 관람, 1시간 간격으로 회차당 300명으로 인원이 제한되어 있다. 특별전은 2시간 간격으로 200명 인원 제한이 있고 유료로 진행된다. 이 곳도 역시 입장을 하려면 발열 체크를 거쳐야한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예약을 하지 않은 관객의 경우 로비에 마련된 키오스크를 통해 발권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사전예약을 한 고객은 QR코드를 지급해 입구에서 코드만 입력하면 바로 들어올 수 있다. 인원 제한에 걸리지 않는다면 예약 없이도 현장에서 바로 관람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을 보기 위해 줄을 선 관람객들. 사진=임동현 기자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을 보기 위해 줄을 선 관람객들. 사진=임동현 기자
박물관 내 영상물을 보고 있는 아이들. 사진=임동현 기자
박물관 내 영상물을 보고 있는 아이들. 사진=임동현 기자

온라인 사전 예약으로 진행되면서 인터넷에 서툰 어르신들이나 기타 관람객들의 입장이 제한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가졌지만 박물관, 미술관들은 예약을 하지 않아도 관람이 가능하도록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관객이 몰릴 수 있는 주말의 결과가 어떨 지가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문화 시설들이 다시 문을 열고 공연들이 재개되면서 코로나 블루를 겪는 관객들에게 위안을 주기 시작한 가운데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한 이들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문화시설의 재개관이 코로나 블루 극복과 함께 문화계의 재건을 이끌어 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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