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칼럼] ‘수명자(受命者)’가 가야 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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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류칼럼] ‘수명자(受命者)’가 가야 할 길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20.07.23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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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환 논설위원
주장환 논설위원

[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발언은 도전적이다. 파괴적이며 매서운 ‘말발’은 천리마도 잡을 기세다. 시청하던 국민들이 움찔했다.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에 관한 대정부질문에서 미래통합당 김태흠 의원의 질의에 맞서 "그래서 어쨌다는 거냐"고 되받아치는 치는 기세는 ‘추다르크’라는 별칭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님을 보여줬다.

그러나 한 나라의 장관이나 민의의 대변자라는 국회의원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부드러움과 유연함이다. 그것은 우리가 사는 나라의 위정자들과 국민들을 연결하는 민주주의의 본 모습이다. 야만에서 문명으로 이어지는 세월 동안 직조(織造)하고 절차탁마(切磋琢磨)해 만들어낸 인류의 지혜다. 이 지혜의 사다리를 걷어차지 않으려면 독수리처럼 맹렬하기만 해서는 안된다. 나비의 유연한 날개짓은 조화(弔花)보다는 축화(祝花)를 부른다.

길은 하나가 아니다. ‘추다르크’가 가는 길은 멀고도 좁은 길일 수 있다. 하지만 그 길을 축지(縮地)하고 큰 길로 만드는 일은 자신의 마음가짐과 언행에 달려 있다. 국회의원의 질문은 국민의 질문이다. 이해찬 대표의 욕설에 놀란 가슴 또 놀라게 되어 걱정이다. 서슬이 시퍼렇고 칼날이 돋으면 강산은 얼어 붙겠지만 국민들은 걱정이 앞선다.

이제까지 보아온 추장관의 정체성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가 상대를 저격하는 순간, 국민들의 마음은 역설적이게도 얼음 같은 냉기에 부딪힌다. 국민의 시대이며 시민의 시대이기 때문에 당연하다.

이날 '수명자(受命者) 즉, ‘법률이나 명령을 받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설전의 대상이 됐다고 한다. 공무원은 국민의 부탁을 받고 권한을 위임받아 일을 처리하는 서비스맨이다. 김 의원이 무슨 의도로 수명자를 입에 올렸는지와는 상관없이 추 장관은 ‘이 나라 국민들의 수명자’임에 틀림없다. 그런 그이기에 비가 내려도, 벼가 익지 않아도 “내 탓”이라던 옛 임금이나 정승들의 자세를 새겨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SW

jj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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