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2016', 트럼프의 꿈은 이루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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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in 2016', 트럼프의 꿈은 이루어질까?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0.07.27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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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100일 앞두고 바이든에 4~10% 차이 뒤져, 경합주도 밀림
2016 역전승 만든 '샤이 트럼프'에 기대, 중국 총영사관 폐쇄 등 유리
'우편 투표' 빌미 '선거 불복' 가능성도.. 민주당 조심스런 행보
사진=AP
사진=AP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미국 대선을 100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각종 여론조사에서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열세가 예상됐던 4년 전 대선에서 이른바 '샤이 트럼프'의 등장으로 당선됐던 전례가 있는 만큼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이 아직 남아있다는 예측과 함께 일부에서는 이른바 코로나19로 인해 시행되는 '우편 투표'를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 불복할 수도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미국 대선은 코로나19 정국을 전후해 양당 후보가 일찌감치 정해지며 열기가 급속히 식었다. 현직 대통령이 출마한 공화당은 물론이고 조 바이든, 버니 샌더스, 피트 부티지지 등이 경합을 펼친 민주당 경선은 아이오와 코커스의 '개표 지연' 사태로 초반부터 김이 빠졌고 중도 성향의 후보들이 일찌감치 바이든의 손을 들어주면서 사실상 바이든 후보를 추대하는 형식으로 막을 내렸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로 선거운동이 여의치 않고 특히 미국의 코로나 사태가 심각한 상황으로 전개되면서 그 영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크게 미치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 CBS 방송이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 전역에서 바이든 51%, 트럼프 41%로 바이든 후보가 10% 앞서가는 것으로 나왔다. 또 이 때를 전후해 실시한 여론조사들을 살펴보면 바이든 후보가 적게는 4%, 많게는 10% 이상의 차이로 앞서고 있다.,

CNN과 여론조사기관 SSRS의 여론조사(18~24일)를 살펴보면 대표적인 경합 주이자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했던 플로리다, 애리조나, 미시간 모두 바이든이 앞서고 있다. 플로리다는 바이든 51% 트럼프 46%, 애리조나는 바이든 49% 트럼프 45%, 미시간은 바이든 52% 트럼프 40%로 나왔다. 미국 선거제도 상 자신의 전략 지역에서 우세를 보여야하는 상황에서 이같은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 긴장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또 정치전문 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지난 9일부터 21일까지 각종 여론조사를 취합한 결과를 보면 두 후보의 평균 지지율이 트럼프 40.9%, 바이든 49.6%로 트럼프 대통령이 8.7% 뒤져 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은 '빌 클린턴 대통령이 재선에 나선 1996년 이후 가장 지지율 격차가 큰 상태'라고 분석했다.

'현직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밀리고 있는 이유는 역시 코로나19 위기 극복 실패와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비난한 점이 가장 크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고 있음에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지지자들이 몰리는 집회를 강행하는 등 정치적 제스처에만 치중해 심각한 상황을 초래한 점에 대한 비판이 트럼프 재선의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

때마침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재확산이 심각한 주에 대해서는 가을학기 개학을 연기해야한다고 밝혀 그동안 주장한 '조기 개학'에서 한 발 물러섰고 마스크 착용을 한사코 거부하던 종전과는 달리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은 물론 "마스크가 애국"이라는 말을 하고 집회를 전격 취소하는 등 기존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미국 내에서 현직 대통령이 여론조사에서 뒤지고 있다가 승리한 사례는 1948년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이 유일한 사례로 남아있다. 가까운 예로는 1991년 걸프전 당시 지지도가 90%를 상회했던 조지 부시 대통령(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아버지)은 이후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를 외치며 부시 대통령의 경제 실정을 비판한 빌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에게 여론조사에서 밀리다가 패하며 재선에 실패한 전력이 있다.

하지만 지난 2016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여론조사에서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에게 계속 뒤져 있었고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클린턴 후보의 승리를 미리 알리기도 했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여론조사에서 드러나지 않은 지지자들, 일명 '샤이 트럼프'들이 다시 한 번 이번 선거에도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미국이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 폐쇄를 결정해 미중 갈등을 더 키운 것도 바로 '반중 정서'를 가지고 있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방편으로 해석되고 있다. 또 선거 흐름에 따라서는 전격적으로 10월 북미정상회담을 진행할 수 있다는 예측도 할 수 있다. 선거 전만 해도 '대선 전까지는 정상회담은 없다'고 자신만만해했지만 선거가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 다시 북한과의 화해 메시지로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예상도 가능하다. 

또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단결하는 공화당 지지자들의 속성상 이들이 가세한다면 지난 대선처럼 결과를 뒤집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민주당 역시 이 점을 알고 있기에 여론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참고로 월스트리트저널이 25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의 13%가 '부동층'으로 나왔는데 그 중 17%가 트럼프 대통령, 14%가 바이든 후보를 선호한다고 답했고 '공화당 지지층에 가깝다'는 답이 많이 나온 것으로 알려져 '샤이 트럼프'가 다시 등장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2016년 대선 여론조사보다 차이가 더 있는 상황이기에 지난 대선 때와 같은 기적은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하더라도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지는 걸 싫어한다. 승복하는 사람이 아니다. 우편 투표가 선거 결과를 조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말이다"라고 말해 결과에 따라 선거에 불복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는 2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코로나19로 우편으로 투표를 치르는 데 각 주에서 주관을 하기에 주지사의 권한이 굉장히 세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렇게 말할 구실이 있다고 본다"면서 "미국이라는 광대한 나라에서 선거를 하게 되면 통제가 되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하기에 부정선거 문제를 제기하면 충분히 이슈화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가 지금까지 국가를 운영하는 걸 봐서는 충분히 중간에 판을 엎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현 상황에서 트럼프가 진다고 말하는 건 미국 상황을 잘 모르는 이야기다. 중국 문제가 트럼프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고 인종시위의 과격한 면을 미국 유권자들에게 보여줘야한다는 전략이 먹힐 수 있고, 경기가 약간만 희망적으로 보이고 증권가가 술렁이면 이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지금 선거판은 트럼프와 반(反) 트럼프만 있고 바이든의 높은 지지율은 트럼프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그냥 있는 것이라고 말하는 게 지금의 평가"라고 말했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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