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松 건강칼럼] 코로나와 싸우는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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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松 건강칼럼] 코로나와 싸우는 병원
  • 박명윤 논설위원/서울대 보건학 박사
  • 승인 2020.07.29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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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구 대구광역시의사회장(사진 가운데)이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동산병원을 방문해 현황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이엔김연합내과 제공
이성구 대구광역시의사회장(사진 가운데)이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동산병원을 방문해 현황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이엔김연합내과 제공

[시사주간=박명윤 논설위원/서울대 보건학 박사] 2020 만해대상(萬海大賞) 심사위원회(위원장 강천석 조선일보 논설고문)는 제24회 만해대상 수상자 5명을 7월 15일 발표했다. 만해대상은 평화(平和)대상, 실천(實踐)대상, 문예(文藝)대상 등 3개 분야에서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을 뽑아 시상한다. 

시상식은 8월 11-14일 강원도 인제군 백담사 인근에서 펼쳐지는 만해축전(萬海祝典) 기간 중인 8월 12일 오후 2시 인제 하늘내린센터에서 열린다. 상금은 각 1억원이다. 

올해 만해대상 수상자는 ‘평화대상’은 태국 불교 수행공동체인 아속(Asoke)의 설립자인 포티락(86) 스님이 선정됐다. ‘실천대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방역의 최전선이었던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서영성(56) 병원장)과 2008년부터 네팔 오지에 학교를 세워 교육사업에 헌신하고 있는 엄홍길(60) 산악인이 공동 수상한다. ‘문예대상’에는 김주영(81) 소설가와 신달자(77) 시인이 선정되었다.

만해 한용운(萬海 韓龍雲) 선생은 1879년 8월 29일 충남 홍성에서 태어나 1944년 6월 29일 서울에서 별세했다. 속명(俗名)은 유천(裕天), 법명(法名)은 용운(龍雲), 그리고 만해(萬海)는 법호(法號)이다. 선생은 ‘조선불교유신론’을 간행하여 불교의 혁신을 주장했으며, 민족대표 33인의 한 사람으로 ‘3ㆍ1독립선언서’에 서명했다. 정부는 선생의 공훈을 기리어 1962에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追敍)하였다.

한국문학사에서 한용운은 근대적 시인이요, 3ㆍ1운동 세대가 낳은 최대의 민족시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1926년 88편의 시를 모아 ‘님의 침묵’이라는 시집을 발간했으며, 시조와 한시, 소설 등 300여 편에 달하는 다양한 작품을 남겼다. 1933년에 결혼하여 서울 성북동에 심우장(尋牛莊)이라는 자신의 집을 짓고 입적할 때까지 여기서 여생을 보냈다. 한용운의 시에서 ‘님’은 생명적인 근원, 중생, 조국, 민족, 불타, 불도, 애인 등 다양한 뜻을 지닌다.

한용운의 <님의 침묵(沈黙)> ...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적은 길을 걸어서 참어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든 옛 맹서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은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2020년 만해대상 실천부문 대상을 수상하는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 서영성 원장은 “나라가 어려운 이때 만해 한용운 선생님의 정신은 대한민국 모든 병원에 다시 한번 병원의 설립 목적과 정체성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또한 “이번에 저희 대구동산병원이 ‘만해실천대상’을 수상하지만 이 상이 저희만을 위한 상이 아니라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모든 병원에 주어진 상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대구동산병원은 지난 2월 17일 슈퍼전파자로 알려진 대구신천지 교인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코로나 환자가 대구 전역에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자 2월 21일 자발적으로 병원 전체를 코로나19 환자 전용 치료시설로 전환하였다.

병원 전체를 비우고 코로나19 환자를 받아들이던 당시 의료진들은 ‘못 한다’가 아니라 ‘해야 한다, 안 하면 안 된다’는 각오로 환자 치료에 들어갔다. 대구동산병원이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동산의료원(東山醫療院) 전체 의료진들이 합심해서 팀워크를 발휘했기 때문이었다. 

기독교 복음을 목적으로 1899년에 설립된 계명(啓明)대학교 동산의료원(Dongsan Medical Center)은 의과대학, 간호대학, 동산병원, 대구동산병원, 경주동산병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41개의 진료과, 20개의 전문진료센터가 있다. 일반병상 807개, 응급실 병상 40개, 신생아실 병상 40개를 갖추고 있으며, 의료원 종사자수는 약 1,700여 명이다.

대구동산병원은 대구의 ‘노아의 방주(Noah's ark)’가 돼야 한다는 결의로 모든 직원이 코로나19 퇴치에 앞장섰고, 대구 지역의 코로나 감염 상황을 진정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지난 6월 30일까지 코로나19 환자 1047명이 입원해 치료를 받았으며, 958명이 퇴원했지만 22명이 사망했다. 이는 대구 지역 코로나19 환자의 13%, 국내 코로나 환자의 9%에 해당하며 전국 어느 병원에서도 이처럼 많은 숫자의 환자를 치료한 곳은 없다.

실제 1000명이 넘는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이 120일 넘도록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싸웠다. 환자들을 돌보고 치료하는 의료진들을 위해 전국에서 의료품, 도시락, 간식, 응원의 손편지 등이 배달되었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자원봉사자들은 “이곳이 성지(聖地)”라며 구슬땀을 흘렸다. 의사(서울대) 출신인 안철수(58) 국민의 당 대표도 대구동산병원에서 방호복을 입고 진료를 하면서 자원봉사를 했다.

대구동산병원은 환자의 중증도(重症度)를 가려 중환자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도록 하고,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환자를 선별해 대응하는 생활치료센터를 탄생시키는 역할도 했다. 수많은 코로나19 환자들을 살리고도 의료진들은 여전히 끝나지 않은 코로나19의 재확산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실제로 대구동산병원은 150여 병상 규모의 병동을 비워두고 비상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TV조선은 ‘내일은 미스터트롯’ 결승전 문자투표 수익금 3억3916만4687원 전액을 코로나 사태 극복을 위해 헌신한 10개 팀에 지원하기 위하여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공동모금회는 이 중 90%인 3억525만원을 ‘코로나 영웅’들에게 전달하고, 나머지 10%는 일반 기부에 사용하기로 했다.

기부 대상은 TV조선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공동으로 선정했으며, 단체ㆍ기관은 각 4천만원, 개인은 각 2천만원을 지원했다. 선정된 단체ㆍ기관은 코로나 사태로 큰 피해를 본 대구 지역에서 환자들의 생명을 살리는 데 헌신한 ‘대구시 의사회(大邱市醫師會)’ 등 5개 단체, 개인으로는 자원봉사 호소문을 만들어 전국 의료진이 대구에 집결하도록 힘을 모은 경북의 최석진 간호사 등 5명이 선정됐다.

이성구(60) 대구시의사회장은 지난 2월 25일 새벽 SNS에 ‘호소문’을 올렸다. “일과를 마치신 의사 동료 여러분은 선별진료소로, 격리병동으로 달려와 주십시오. 이 위기에 단 한 푼의 대가, 한 마디 칭찬도 바라지 말고 피와 땀과 눈물로 시민들을 구합시다. 제가 먼저 제일 위험하고 힘든 일 하겠습니다.” 이 호소문에 호응하여 대구에서 개원의 등 300여명이 참여했다.

또한 전국에서 많은 의료인들이 자발적으로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대구에 와서 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했다. 특히 ‘달빛(대구 달구벌+광주 빛고을)동맹’이라며 광주시의사회 회원들은 성금 2천만원과 의료 지원품을 들고 대구에 와서 대구동산병원 격리병동과 선별검사소에서 2주간 일하면서 의리를 보여주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은 서울 공연을 마무리하고, 8월 19일부터 9월 27일까지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코로나 시대 공연의 희망이 된 작품이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대구(大邱) 시민을 위로하러 가는 것이다.

뮤지컬의 두 주역은 조너선 록스머스와 클레어 라이언이다. 조너선은 “공연을 통해 그간의 고통과 슬픔을 멀리 날려버리시길 바랍니다”라고, 그리고 클레어는 “지금 대구(大邱)보다 더 이 공연을 볼 자격이 충분한 도시가 있을까요? 서로 버팀목이 돼 극복해온 시간을 축하하는 무대가 됐으면 해요”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지난 1월 20일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0발생하여 코로나 사태가 6개월을 넘겼다. 7월 19일까지 누적 확진자는 1만3745명(인구 10만명당 26.51명), 사망자는 295명으로 집계되어 사망률은 2.15%(80세 이상은 25.3%)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국내에서 계속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해외 유입을 관리하는 게 방역의 최대 현안이 되고 있다. 7월 6-19일 2주간 국내 확진자 중 해외 유입은 379명으로 이 기간 확진자의 58%를 차지했다.  

전 세계는 여전히 코로나 팬데믹(pandemic, 세계적 유행)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유행의 끝이 언제일지 알 수 없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집계에 따르면 7월 21일 기준으로 세계 코로나 환자는 1508만4963명에 달했으며, 확진자가 늘어나는 속도가 갈수록 가팔라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방역 수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팬데믹 상황은 ‘악화하고 악화하고 악화할 것(get worse and worse and worse)”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6개월 동안 전 국민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치열한 사투를 벌였고, 국내 방역 시스템은 이른바 ‘K방역’으로 불리며 세계적 찬사를 받았다. 정부 차원의 재난 대응이 순조롭게 돌아갈 수 있었던 건 민간 영역에서 활발하게 이뤄진 구호 활동 덕이 크다. 우리는 올 가을에 올 수 있다고 예측하는 코로나 2차 유행에 철저히 대비하여야 한다. 코로나19의 특성은 우리가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므로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SW

pmy@sisa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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