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임차인입니다" 윤희숙의 결기 혹은 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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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임차인입니다" 윤희숙의 결기 혹은 기만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0.08.02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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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 사진=뉴시스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저는 임차인입니다".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여당의 '임대차 3법' 강행 처리를 비판한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의 연설이 화제가 됐다. 이날 본회의에서 그는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의 문제를 비판하며 야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큰 찬사를 받았다.

자신을 '임차인'이라고 소개한 윤 의원은 "제가 지난 5월 이사했는데 이사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집주인이 2년 있다 나가라하면 어떻게 하나'라는 걱정을 달고 살고 있다. 오늘 표결된 법안을 보며 기분이 좋았을까? 그렇지 않다. 4년 있다 꼼짝없이 월세로 들어가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더 이상 전세는 없겠구나라는 게 제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전세 제도는 전세계에 없는 특이한 제도다. 고성장 시대에 금리를 이용해 임대인은 목돈 활용과 이자를 활용했고, 임차인은 저축과 내 집 마련으로 활용했다"면서 "저금리 시대가 된 이상 전세 제도는 소멸의 길로 들어섰지만 많은 이들은 전세를 선호한다. 그런데 이 법 때문에 너무나 빠르게 소멸의 길로 들어서게 되고 수많은 사람을 혼란에 빠뜨리게 된다. 이를 예측하지 못했다고 말할 수 있는가, 불가항력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천만 인구의 삶을 좌지우지하는 법을 만들 때는 우리가 생각치 못한 문제가 무엇인지 점검해야한다. 저라면 임대인에게 어떤 인센티브를 줘서 두려워하지 않게 할 것인가, 임대소득만으로 살아가는 고령 임대인에게는 어떻게 배려할 것인가, 수십억짜리 전세에 사는 부자 임차인도 같은 방식으로 보호할 것인가, 이런 점들을 점검했을 것"이라고 말하며 여당을 향해 "도대체 무슨 배짱과 오만으로 이런 것을 점검하지 않고 법으로 만드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의원의 5분간의 연설은 유튜브 등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고 '본회의 퇴장' 등으로 일관한 채 무기력한 모습만 보여준 통합당의 이미지를 바꾼 계기가 됐다. 특히 국회의원이 자신을 '임차인'으로 소개하며 임차인의 입장에서 법안의 문제점을 이야기한 것에 대해 공감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이런 윤 의원이 '다주택자'라는 말이 나오면서 그의 연설 역시 '내로남불'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는 2013년 공공기관 이전으로 한국개발연구원이 세종시로 이전하면서 특별 분양을 받은 세종시 아파트와 서울 아파트를 보유했고 최근 세종시 아파트를 매각했다.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아파트는 임대를 줬으며 자신은 올해 총선에서 서울 서초갑 출마를 위해 지역구에 전세를 살고 있다.

이 때문에 '총선을 위한 임차인'이라는 의혹이 불거졌으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다주택자 명단'에 윤 의원의 이름이 올라있다. 이에 윤 의원이 자신의 SNS를 통해 세종시 아파트 매각을 밝혔지만 '가난한 임차인'과는 차원이 다른 이가 임차인을 자처한 것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1일 SNS를 통해 "(윤 의원이) 임차인을 강조했지만 오리지날은 아니다. 국회 연설 직전까지 2주택 소유자이고 현재도 1주택 소유하면서 임대인이다. 2년마다 쫓겨날 걱정, 전세금 월세금 대폭 올릴 걱정은 덜은 것이다. 평생 임차인으로 산 것처럼 이미지 가공하는 건 좀 그렇다"면서 "국회의사당에서 조리있게 말을 하는 것, 눈 부라리지 않고 이상한 억양이 아닌 건 통합당에서 귀한 사례라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황규환 통합당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박 의원은 두 번 사과해야한다. '이상한 억양'이라는 게 무엇인지 명확히 하라. 특정 지역을 폄하하는 것처럼 들린다. 임대인과 임차인을 편가르기 하더니 이제는 임차인끼리도 또 편을 가르는 모양이다. 편가르기에 대해 사과하라"고 밝혔고 장제원 통합당 의원은 "윤 의원이 너무 뼈때리는 연설을 했나 보다. 경청하는 모습을 보이라'고 비판하며 맞섰다.

'야당의 결기를 보였다'는 찬사와 '임차인의 상황을 잘 모르는 다주택자의 이미지 가공'이라는 비난을 동시에 받았지만 윤희숙 의원의 '5분 발언'은 제1야당인 통합당이 구태의연한 장외 투쟁이나 본회의 퇴장 등의 막무가내 행동으로는 국회를 바꿀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정책을 다른 정책으로, 합리적인 비판으로 맞서며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하는 야당의 필요성이 이번 윤 의원 발언의 지지로 이어졌다는 것을 통합당은 생각해 볼 만하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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