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리의 부동산 라운지] 임대차 3법에 분위기 살벌해진 전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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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리의 부동산 라운지] 임대차 3법에 분위기 살벌해진 전세시장
  • 이혜리 도시계획연구소 이사
  • 승인 2020.08.03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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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도훈 기자
사진=김도훈 기자

[시사주간=이혜리 도시계획연구소 이사] 지난달 29일 주택임대차보호 3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통과된 임대차 3법은 전월세신고제,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에 관한 개정안이다. 

22년만에 개정된 임대차법은 치밀함도 정교함도 없는 속전속결 정책이었다고 판단된다. 통과 과정에서 역효과에 관한 충분한 논의가 되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전월세상한제의 경우 계약 갱신 시 임대료 상승폭을 5% 이내로 제한하며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결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전월세신고에 대한 의무도 생겼다. 계약 후 30일 이내에 임차인과 임대인은 계약 내용을 신고해야한다.임대료에 관한 관리 감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함이다. 

또한 계약갱신청구권제의 경우 기존 2년 전세계약이 끝나면 임차인이 추가로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여 2년의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 단, 집주인 및 직계존속 비속이 주택에 실거주해야할 경우 임대인은 계약 갱신 청구를 거부할 수 있다.

임대차 3법 개정안이 통과된 배경에는 요동치는 전세가를 잠재우기 위함이다. 현 부동산 정책상 임대인들은 비과세를 위해 실거주를 선택하고 있는 추세이며 재건축 조합원 실거주 자격 요건까지 더해져 전세물량이 줄 전망이기 때문이다.

또한 수십차례의 부동산 수요 억제 정책으로 보유세 인상에 따른 전가 현상에 의한 전세가 상승도 한 몫을 했다. 게다가 저금리 기조 속에서 임대인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가능성 역시 높다.

설상가상으로 전세 공급이 줄어들고 있는 반면 전세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현 부동산 정책이 LTV(주택담보대출)를 축소해 주택 구입시에 필요한 자금조달은 어려워지게 한 반면 전세자금대출은 80% 가능해 무주택자들의 전세수요를 증가시키는데 일조했다. 결국에는 부동산 투기와 가격을 잡기 위한 현 정책이 전세의 공급은 감소시키고 수요는 증가시킨 셈이 되었다.

따라서 전세가를 잡아 임차인들의 형편을 개선하겠다는 개정안의 취지는 좋으나 이 역시 많은 부작용이 우려된다. 가장 큰 문제는 오히려 전세난이 심화되는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2년 전세 후에 계약갱신청구권으로 2년 연장되어 도합 4년까지는 실효성이 있을 수 있겠으나 임대인의 입장에서 5% 미만 인상은 저금리 기조에서 지나치게 적다고 여겨질 수 있기 때문에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질 수 있다. 또한 그 동안 올리지 못했던 전세금을 단번에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전세가 급등이 우려된다.

당장 전월세상한제 시행 전에 전세가를 높여서 받으려고 하려는 움직임 또한 포착되고 있다.한국감정원에 따르면 7월 27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0.12%에서 0.14%로 상승폭이 커졌으며 6월부터 7월말까지 주간 아파트 전셋값의 변동률은0.06%에서 0.17%(전국)까지 치솟으며 지속적으로 우상향 그래프를 그려 가격 상승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나아가 임대차 3법 개정안은 사회적 측면에서 임대인과 임차인의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임대인이 5% 미만 전세금 인상에 불만을 품고 계약 연장을 거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차인이 전세 입주 계약 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전세자금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임대인이 전세권설정을 해줘야 하는데 임대인이 이를 거부하여 계약 연장을 어렵게 할 수 있다.

또한 임차인이 계약갱신청구권을 요구할 시 임대인이 실거주를 본인 혹인 직계존속이 한다고 통보해 청구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임차인은 이 사실이 허위사실일시에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기 때문이 이것이 사실인지 감시를 하거나 검증을 해야하는 불안정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대한법률구조공단 산하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기능을 확대한 것으로 보아 이러한 우려를 인지하고 있다고 보인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의 사회로 사회 희소가치의 배분에 따라 계층이 존재하는 사회다. 하지만 이는 계층간에 소속감이 없고 계층간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계층을 구분하는 것이 계층간의 갈등이 존재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누군가는 부를, 누군가는 위신과 권력을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할 수 있어계층간에 절대적인 기준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 부동산 시장을 보면서 마치 임대인과 임차인의 관계가 계층이 아닌 과거 자본가와 노동자로 상징되던 ‘계급사회’가 되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자조가 일고 있다. 코로나19로 불안한 사회적 정서가 부동산 정책으로 점입가경이 되서는 안될 것이다. SW

llhhll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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