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3법 '일사천리' 통과…'미친 전셋값+매물 품귀'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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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 3법 '일사천리' 통과…'미친 전셋값+매물 품귀' 이중고
  • 이보배 기자
  • 승인 2020.08.07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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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셋값 58주 연속 상승 '고공행진'
전세 매물 '쏙' 들어갔다…전월세전환율도 손보나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강남·강북을 가리지 않고 전셋값이 폭등하고, 서울 전셋값이 치솟자 경기도 수도권까지 전세난이 확산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임대차 3법이 모두 통과되고,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가 시행된 여파다. <편집자주>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 상가의 부동산 중개업소 아파트 매물 정보가 비어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 상가의 부동산 중개업소 아파트 매물 정보가 비어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이보배 기자] 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서울의 주간 아파트 전셋값은 0.17% 올랐다. 이는 전주 대비 0.03% 포인트 상승폭을 더 키운 수치다. 

특히 지난해 마지막주 0.19% 기록한 이후 올해 1월6일 기준 0.15%로 소폭 하락한 뒤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오다 8개월 여만에 최대 상승했다.   

서울은 강북과 강남지역에서 일제히 상승했다. 강북권은 성동구(0.21%→0.23%)와 중랑구(0.07%→0.15%), 강북구(0.07%→0.14%) 등지에서 상승세가 크게 나타났다.

강남권은 강남 4구의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대규모 신축 입주가 진행되고 있는 강동구(0.28%→0.31%)는 고덕·강일·상일동 위주로 매물 부족 현상을 보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강남구(0.24%→0.30%)는 재건축 거주요건 강화와 학군 수요 등으로 높은 상승세가 이어졌고, 대치·역삼·삼성동 위주로 매물부족 현상을 보이고 있다. 

송파구(0.22%→0.30%)는 송파·가락동 구축 아파트 위주로 전셋값이 뛰었고, 3000가구 규모의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4지구가 이사에 나서면서 이주 수요가 높아진 서초구(0.18%→0.28%)도 상승폭이 크게 나타났다.

한국감정원은 "임대차보호법 시행과 저금리 기조, 재건축 거주요건 강화 등으로 전세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수도권에서도 전세가 상승폭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경기권의 주간 전세가격 상승률은 0.29%로 전주(0.24%) 대비 상승세가 확대됐다. 오는 9월 수인선이 개통하는 수원 권선구(0.48%→0.66%)와 용인 기흥구(0.43%→0.64%), 구리시(0.48%→0.62%) 등지에서 특히 높은 상승세가 나타났다.

◇임대차 3법, 전셋값 상승 견인 

이처럼 서울과 수도권 일대 전셋값 상승세가 확대된 것은 최근 임대차 3법이 모두 통과되고,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가 시행된 것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지수. 사진=한국감정원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지수. 사진=한국감정원

임대차 3법은 △전월세 신고제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를 뜻한다. 

먼저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 상한제를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지난달 30일 국회를 통과한 데 이어 다음날 31일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곧바로 시행됐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세입자에게 1회의 계약갱신요구권을 보장해 현행 2년에서 4년(2+2)으로 계약 연장을 보장받도록 하되, 주택에 집주인이나 직계존속·비속이 실거주할 경우 등에는 계약 갱신 청구를 거부할 수 있도록 했다.

전월세 상한제는 임대료 상승폭을 직전 계약 임대료의 5% 내로 정하고, 지자체가 조례로 상한을 정할 수 있도록 했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는 개정법 시행 전 체결된 기존 임대차 계약에도 소급 적용된다.

아울러 임대차 3법 중 전월세 신고제를 담고 있는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지난달 2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 통과에 이어 지난 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법이 시행되는 2021년 6월1일부터는 전월세 거래 등 주택 임대차 계약 시 임대차 계약 당사자(집주인과 세입자)가 30일 이내에 주택 소재지 관청에 임대차 보증금 등 임대차 계약 정보를 신고해야 한다. 

만약 당사자 중 일방이 신고를 거부하면 단독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했고, 임대차 신고가 이뤄지면 확정일자를 부여한 것으로 간주된다. 또 개정안에는 주민등록 전입신고를 해도 임대차 계약 신고를 한 것으로 처리하는 방안도 담겼다. 

◇전세 매물이 실종됐다…임차인 발동동

내년 6월 시행되는 전월세 신고제는 차치하고,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 시행으로 인해 신규 계약 시 전셋값을 최대한 높게 받으려는 집주인들의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전셋값이 상승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세금 부담이 늘어난 집주인들이 2년 뒤 전세금을 5% 올리는 것보다 매달 임대료를 받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하면서 가뜩이나 줄어든 전세매물이 더 줄어들고 있다는 것. 

결국 급등한 전셋값이 좀처럼 내리지 않고, 매물마저 줄어든 상황에서 기존 세입자들은 일단 한숨 돌렸지만 신혼부부나 전세 계약 만료로 이사를 준비하는 임차인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임대차 3법 통과 이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이사를 앞둔 전세 세입자와 신혼부부 등 신규 임차인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이보배 기자
임대차 3법 통과 이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이사를 앞둔 전세 세입자와 신혼부부 등 신규 임차인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이보배 기자

오는 10월 전세 계약이 만료되는 이모씨(43)는 "이사를 앞두고 집을 알아보고 있는데 매물 자체가 없다. 한달 전에는 비교적 좋은 물건들이 많았는데 급하지 않다고 생각해 선택을 미뤘다가 발만 구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일주일 동안 겨우 3개의 매물만 볼 수 있었고, 이 조차 전셋값이 많이 올랐다. 임대차 3법 영향이라고는 하는데 한달 더 지켜봐야 할지 지금 매물에서라도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다"고 덧붙였다. 

서울 중랑구 소재 N개업공인중개소 관계자는 "7월 중순 이후 전세 물량이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말부터는 집주인들이 전세 물건을 내놓지 않는다. 물건이 없으니 거래가 없고, 그렇다고 월세 전환율이 높은 편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일사천리로 통과된 법이 시행되자 집주인들은 전세·월세를 고민할 겨를이 없어 당황해 하는 분위기고, 세입자들은 없는 매물에 다음 전셋집 구하기 어려울까 걱정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관악구 소재 W개업공인중개소 관계자 역시 "법 시행 전부터 전세금은 계속 오르고 있었는데 임대차3법까지 통과되고 나니 전셋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인 '전월세 전환율'을 낮춘다는 복안이다. 현재 4%인 전월세 전환율을 2%대로 낮추고 강제하는 것을 검토해 월세 이득을 줄여 전세가 월세로 바뀌는 것을 최소화하겠다는 것. 

다만, 잇따른 부동산 규제책 발표로 시장의 피로도가 쌓인 만큼 당장 도입을 서두르지 않고 완급을 조절한다는 방침이다. 

부동산 시장 속 정부여당의 지지율 하락세가 길어지고, 최근 임대차 3법 통과 후에도 전셋값이 오르는 등 불만 여론이 감지되는 만큼 추가 대응에는 신중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주택시장에서는 실거래 신고가 이뤄지지 않아 임대료 산정이 어려운 만큼 전환율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시장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환율이 낮춰질 경우 전셋값 폭등과 같이 단기적인 임대료 급등과 함께 매물 실종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SW

lbb@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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