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칼럼] ‘한국수어의 날’ 언제가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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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칼럼] ‘한국수어의 날’ 언제가 좋을까?
  • 김철환 활동가
  • 승인 2020.08.1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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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단체들이 서울 광화문의 세종대왕상 앞에서 한국수어법 제정을 위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김철환
장애인 단체들이 서울 광화문의 세종대왕상 앞에서 한국수어법 제정을 위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김철환

[시사주간=김철환 활동가] 지난 주 한국수어와 관련한 의미 있는 공청회가 있었다. '한국수어의 날' 제정을 위한 의견 수렴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공청회였다. 

장애인단체들의 노력으로 2016년 한국수화언어법(한국수어법)이 만들어졌다. 이 법은 한국수화언어(수어) 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농인(聾人)의 소통을 지원하기 위하여 제정한 것이다. 이렇게 제정된 한국수어법은 현재 시행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소수자나 소수언어에 대해 우호적이지 못하다. 농인들이 수어사용으로 인한 차별도 한국수어법의 시행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래서 농인들에 수어에 대한 농인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국민들의 수어에 대한 인식을 높일 필요가 있다. 이는 한국수어의 날 지정을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주 진행했던 공청회에서 한국수어의 날 제정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 의견 중에는 한국수어법 제정일인 2월 3일로 정하자는 의견이 있었고, 한국수어법 시행일인 8월 4일이 좋다는 의견이 나왔다.
 
그 외에도 해방 이후 농인 단체의 전신인 조선농아협회가 1946년에 만들어졌는데, 단체 설립일인 6월 1일을 지지하는 이들도 있었다. 해방 이후 초대 맹아(시각, 청각장애인)학교 교장을 역임했던 윤백원 선생이 한글지문자(指文字)를 1946년 9월 1일 창안했는데, 이 날이 타당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 외에도 여러 날이 추천되었지만 그 가운데 관심을 끈 날이 있었다. '세계 수어의 날(International Day of Sign Language)'이었는데 9월 23일이다. 국제연합(UN)이 장애인의 관련 국제협약인 장애인권리협약(CRPD)을 실천하기 위해 2017년에 정해진 날이다. UN이 정한 날이니 우리나라도 따르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었다. 그럼에도 공청회에서 한국수어법 제정일인 2월 3일을 기념일로 하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분명한 것은 공청회를 거쳤다고 ‘한국수어의 날’이라는 기념일이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한국수어의 날 기념일을 몇몇 민간단체의 행사로 제한할 수도 없다. 

하지만 법률에 정한 바에 의하면 민간단체의 행사로 제한되어서는 안 된다. 기념일은 정부가 주관하는 행사로 진행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 이 규정에 의하여 장애인 서비스 법인 장애인복지법 등 관련 법령도 개정해야 한다.

이처럼 복잡한 절차가 있지만 한국수어의 날 제정은 꼭 필요하다. 앞서 거론했듯이 농인이나 수어의 관점을 넘어 우리 사회가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로 가기 위하여 필요한 절차이기 때문이며, 더 나아가 한국수어법에 명시되었듯 한국어와 동등한 언어로 수어의 위상을 갖추기 위하여 꼭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SW

k6469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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