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철원 한탄강 범람은 ‘北 봉래호 파괴’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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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철원 한탄강 범람은 ‘北 봉래호 파괴’ 때문
  • 양승진
  • 승인 2020.08.16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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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 14일 ‘큰물피해복구-철원군’편 다뤄
로영일 위원장 “봉래호·반암저수지 심하게 파괴”
북한 강원도 철원군 주민들이 큰물피해 복구를 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북한 강원도 철원군 주민들이 큰물피해 복구를 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지난 5일 한탄강이 범람하면서 강원도 철원군 민통선 인근 4개 마을 700여명이 긴급 대피하는 물난리를 겪었다.

이와 관련 철원군은 한탄강 범람의 원인으로 북한의 강원도 철원 평강지역에 있는 봉래호와 하송저수지에서 생긴 이상 상황으로 유입된 대량의 물 때문이라고 추정했었다.

그런데 이 추정이 사실로 드러났다.

북한 조선중앙TV14일 밤 8시 보도를 통해 큰물피해복구-철원군편에서 로영일 군협동농장경영위원장 인터뷰를 내보냈다.

로영일 위원장은 이번에 내린 큰물로 해서 봉래호를 비롯한 반암저수지가 심하게 파괴됐다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군 안의 농업근로자들은 올해 농사를 안전하게 키우기 위한 대책들을 세워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침수된 농경지들에서 하루빨리 물을 뽑아내고 정상생육을 보장하기 위한 대책과 함께 강냉이들을 일으켜 세워주고 매몰된 토지들을 환원 복구하면서 관계시설들을 복구하기 위한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평강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자 봉래호 등이 파괴되면서 한탄강이 범람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TV8시 보도에서 철원군을 비롯해 은파군 대청협동농장, 창도군, 평양시, 신의주시, 온천군, 개천시, 자강도 등의 큰물피해복구 사례를 보도했다.

큰물 피해를 입은 북한 강원도 철원군 모습. 사진=조선중앙TV
제방에 돌을 쌓고 있는 철원군 주민들. 사진=조선중앙TV
봉래호 파괴를 밝히는 로영일 위원장. 사진=조선중앙TV
제방을 쌓고 있는 북한 군인들. 사진=조선중앙TV
제방을 쌓고 있는 북한 군인들. 사진=조선중앙TV

봉래호란?

봉래호(蓬萊湖)는 일제 때인 1922년 남북한 통틀어 최대의 토목공사를 벌여 축조된 농업시설물이다. 1910년 일제의 수탈 계획에 따라 전국에서 5번째 규모인 철원평야의 용수원 확보를 위해 철원군 북면 회산리에 역곡천 상류를 막아 저수지를 만들기 위한 봉래호 축조공사가 발주됐다.

이 공사는 착공 10년 만에 완공됐는데 저수량 4500만톤, 관개면적 12000정보로 당시로는 전국에서 가장 큰 인공 저수지였다. 철원군과 경기도 포천일부도 적셔 줄만큼 넉넉한 양이었다.

해방 당시 봉래호 지도. 사진=철원신문
해방 당시 봉래호 지도. 사진=철원신문

하지만 여기에도 6.25라는 슬픔이 깃들어 있다.

19537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되면서 열 받은 김일성이 철원평야의 젖줄이었던 봉래호의 물줄기를 황해도 연백평야 쪽으로 돌리자 물길이 끊긴 남쪽에서는 용수혜택을 받지 못해 농업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원래 봉래호의 모습은 평강군이 역삼각형, 철원군은 삼각형 모양이었고 양 저수지 사이에 도수로(물이 흐르도록 설치한 구조물)가 있었다. 그런데 북한에서 이 도수로를 막아 봉래산에서 궁예성터에 이르는 옛 철원군 북면 쪽의 저수지가 사라지게 됐다.

봉래호 모습. 사진=철원신문
봉래호 아래부분에 도수로가 보인다. 사진=철원신문

일설에 의하면 배 아픈 김일성이 철원평야를 없애버리겠다는 생각에 일을 저질렀다고 한다.

이로 인해 한 해 두 해 갈수록 농사를 망치는 집이 많아지자 이래선 안 되겠다는 판단 하에 1960년대 작은 저수지들이 생겼고, 19761500여만 톤의 저수량을 자랑하는 토교저수지와 일명 강산저수지라 불리는 동송저수지를 1977년 준공했다.

봉래호 도수도 건설 당시 사진. 사진=철원신문
봉래호 도수로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철원신문

동송저수지는 봉래호와 가곡(佳谷 월정리 다음역) 등지에서 유입되는 수자원을 저수하기 위해 1977년 흙으로 쌓았고, 제방 길이 2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다. 저수지 면적은 74.9, 저수량은 42367톤이며, 유역면적 1827, 몽리면적 802.3로 강산리, 하갈리, 양지리 등지의 농토를 적셔준다.

평화전망대 가는 길 왼쪽의 저수지가 동송저수지고, 전망대에서 보면 북한의 낙타고지 뒷쪽으로 봉래호가 있다는데 보이지는 않는다. 겨울철 금학산이나 고대산 정상에서 보면 봉래호가 또렷이 보인다.

현재 봉래호의 크기를 구글로 보면 동송저수지와 비슷한 규모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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