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세대교체 ①] 금융지주 CEO 연임 속 ‘희비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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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세대교체 ①] 금융지주 CEO 연임 속 ‘희비교차’
  • 김지혜 기자
  • 승인 2020.08.2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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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집권’ 체제 구축 지적…셀프 연임 논란
KB 윤종규, 하나 김정태 연임 여부 주목

올 하반기 주요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의 인사 태풍이 예고되며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새로운 인물의 등장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일부 연임설도 제기된다. 일부 금융지주 수장의 경우 연임‧재연임에 성공하며 장기집권체제에 돌입하는 한편, 각 금융지주 주요 계열사인 은행‧카드‧보험 등 업계에선 최근 변화 중인 금융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세대 교체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본지>는 금융권 하반기 인사가 어떤 특징을 보일지 어떤 인물이 주목될지 등을 짚어본다. <편집부 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좌)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우). 사진=뉴시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좌)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우). 사진=뉴시스

 

[시사주간=김지혜 기자] 국내 금융지주 수장들은 최근 잇단 연임에 성공하며 안정된 리더십을 바탕으로 업권별 전문성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정치권‧금융권 일각서 이는 장기집권체제 구축이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CEO 스스로 연임을 추천하는 이른바 ‘셀프 연임’을 바탕으로 달성되는 구조인 ‘재벌’에 가까운 지배구조를 완성해가는 단계라는 비판도 나온다.

◆ 윤종규 회장 ‘3연임’ 여부 촉각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지주 수장 가운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재연임 여부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높다. 윤 회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20일 끝난다.

윤 회장은 최근 내리 세 차례 연임을 시도하면서 노사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노조는 단기성과 강요 및 직원존중의식 결여 등을 지적하면서 윤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윤 회장 측은 최근 금융권 가장 큰 논란이었던 라임 사모펀드 사태에서 KB금융은 문제없이 비껴나갔고, 균형감 있는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이끌며 성과주의 경영을 지속해왔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이상 윤 회장의 3연임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최근 윤 회장은 노조의 움직임을 의식한 듯 직원 소통을 늘리고 푸르덴셜생명 새 대표로 외부인사를 영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3연임 의지를 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윤 회장의 후임 인선을 위한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 회추위는 지난 12일 첫 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 선임 일정을 알렸다. 오는 28일 최종후보군 4명을 확정할 예정이다.

현재 허인 KB국민은행장,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등 계열사 대표들이 후보군으로 언급되고 있다. 일각선 차기 회장 윤곽은 다음달이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추위원들은 내달 16일 투표절차를 통해 최종 회장 후보자 1인을 선정하게 된다.

이런 가운데 내년 임기가 끝나는 하나은행 김정태 회장의 연임 여부에 대해서도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김 회장은 지난 2012년 이후 8년 넘게 하나금융을 이끌고 있다. 이미 은행과 금융투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쌓은 영업 노하우를 성과로 두 차례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그러나 윤 회장과 달리 김 회장은 연임하지 못 할 경영상 실책이 있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최근 하나은행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나 ‘사모펀드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 등에 연루되며 논란의 중심에 섰기 때문이다.

또 김 회장은 연임보다는 후계자를 키우겠다는 의지를 직간접적으로 밝힌 취지의 발언도 이같은 주장에 힘을 싣는다. 현재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과 이진국 부회장이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는 상태다.

앞서 금융지주사에서는 연임 성공이 꾸준히 이어진 바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3월 나란히 연임에 성공했다. 2017년 취임한 조 회장은 2018년 오렌지라이프를 인수,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하며 금융지주 1위 타이틀도 거머줬다. 이번 연임 성공으로 임기는 2023년 3월로 늘어났다.

손 회장은 지난해 우리금융 출범으로 회장직에 오른 후 우리은행장을 겸직했다. 현재 손 회장은 회장직은 유지를 하고 있고, 2020년 우리은행장은 권광석 은행장이 맡고 있다. 손 회장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구성의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그룹의 실적을 재빨리 안정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 관련 사태로 금융감독원의 문책경고 제재를 받았지만 결국 올해 3월 연임을 확정했다.

◆ ‘셀프 연임’ 문제…환경개선 필요 지적

최근 정치권에서는 금융회사 CEO의 이른바 ‘셀프 연임’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금융위원회가 이미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금융사지배구조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배진교 정의당 의원과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같은 법 개정안을 제출한다고 밝혔다.

최근 정무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린 가운데,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국회의원들이 참석해 관련 내용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김한정 의원은 금융지주사 CEO들의 연임 문제를 지적했다. 금융지주사의 지배구조상 CEO가 회장 후보를 추천하는 사외이사들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셀프 연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 자리에서 “회장의 영향력 아래 사외이사가 추천된다”며 “그 사외이사들이 다시 선임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금융지주 회장은 ‘3연임이 뉴노멀’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은 위원장 역시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안을 통해 금융지주사 CEO의 ‘셀프 연임’ 문제를 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금융위원회도 이미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금융사지배구조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 법안은 CEO를 포함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임원은 본인을 임원 후보로 추천하는 임추위 결의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게 골자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 수장의 장기집권과 관련해 회사경영 안정성 여부는 물론, 매년 내놓은 중장기 계획 면에서도 짧은 재임기간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다만 최대 10년에 가까운 장기집권과 셀프 연임 관행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경제 불황 속 안정되고 꾸준한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 금융사 CEO 임기 유연성에 대해 집중 고민해볼 필요는 있다고 본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SW

sk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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