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마이삭' 이어 '하이선' 온다… 경제적 피해, 태풍보다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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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마이삭' 이어 '하이선' 온다… 경제적 피해, 태풍보다 무서워
  • 오영주 기자
  • 승인 2020.09.03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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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마이삭에 농산물 약 1천200㏊ 피해 입어, 더 센 놈 하이선 7일 상륙한다
태풍 및 집중호우에 8월 소비자물가 상승, 농축수산물은 3년만에 최대 상승

[시사주간=오영주 기자] 역대급 집중 호우가 끝나자마자 태풍들이 연달아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경제적 피해 예상치도 커지고 있다. 8호 태풍 바비가 제주도와 남부지방을 강타한 것에 이어 중형급 태풍 마이삭이 북상하고 있으며, 10호 태풍 하이선이 뒤를 이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태풍 및 집중호우에 국내 생산 활동 지표 하락 위기, 제조·건설·서비스 또 위축되나
 

3일 기준 태풍 마이삭으로 인해 예상되는 강수량은 강원 영동과 경북이 100~200㎜이며 비가 많이 오는 곳은 250㎜ 이상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중부지방과 전북 서해안은 50~100㎜, 전라도와 경남은 20~60㎜, 제주도 산지는 5㎜ 내외로 예고됐다. 북한의 주요 관광도시인 원산의 경우, 태풍 마이삭의 영향권에 들면서 단 3시간 만에 132㎜의 비가 내려 결국 침수되기도 했다.

여름철 집중호우는 인프라 파괴, 생산 위축, 물가 불안 등 국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여름철 집중호우 경제적 피해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0~2019년의 10년 동안 태풍과 호우로 인한 누적 피해액은 2019년 가치 환산 기준으로 약 3조 1,387억원, 연평균 약 3,139억원으로 파악된다. 

또 여름철 집중호우는 한국의 3분기 생산 지표의 계절성을 유발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된다는 전문가의 평가다. 국내 생산 활동 관련 경제 지표들은 하절기가 포함된 3분기가 2분기보다 활동성이 떨어지는 특징이 있으며, 여기에는 태풍 및 장마로 인한 영업활동 위축, 생산 및 인프라 시설 파괴, 이로 인한 생산 차질 등도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산업별로는 제조, 건설, 도소매업 등의 생산 활동이 다른 산업에 비해 크게 위축되는 모습이다. 2000~2019년 간 2분기와 3분기의 전기비 산업별 생산 증가율 격차를 보면 전산업(-5.9%p), 제조업(-8.2%p), 건설업(-25.4%p), 서비스업(-4.2%p) 등에서 생산 활동 위축 현상이 발견됐다. 해당 산업들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가장 피해를 본 ‘대면 산업’ 중 하나로, 이번 태풍으로 인해 다시 한번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호우뿐 아니라 강풍 피해도 문제다. 마이삭으로 인한 제주시 고산의 초속 49.2m 바람은 역대 태풍 7위에 해당하는 강풍으로 기록됐다. 강풍 피해로 인해 제주 3만6천여가구, 경남 2만여가구, 부산 3천800여가구 등 12만여 가구가 정전됐으며, 원전이 정지하고 항공기와 열차 및 도로 운행이 중단돼 이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예상된다. 또 이번 강풍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수확기를 앞둔 벼 도복 피해 면적이 764㏊, 과수 낙과 피해 면적이 439㏊로 약 1천200㏊가량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마이삭의 뒤를 이어 7일 오전 8시께 경남 통영에 상륙할 전망인 하이선은 한반도 정중앙을 관통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돼 더 큰 피해가 우려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하이선의 세기는 현재 중간 수준이나 오늘(3일) 밤 강한 태풍, 내일에는 매우 강한 태풍으로 점차 발달할 전망이며 경남 통영, 함안과 경북 고령, 강원 원주와 춘천 등을 거쳐 북한 지역이 경로일 것으로 보인다.

◇ ‘채소, 고기’ 장마 태풍에 치솟은 물가, 추석 앞두고 소비자 발 동동

특히 집중호우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채소류의 물가 상승이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2019년 동안 채소의 전월비 월별 물가상승률 평균치는 6월 -6.7%, 7월 6.1%. 8월과 9월 10%대를 기록했다. 과실은 6~7월 감소세에서 8월에 전월대비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수산물의 경우도 6~8월 하락세에서 9월 상승세를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출처 = 통계청

실제로 이번 태풍과 장마의 영향으로 올해 8월 소비자 물가도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8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105.50(2015=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7% 상승했으며, 지난 3월(1.0%)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자료 출처 = 통계청

특히 농·축·수산물은 2017년 8월 이후 최대 상승폭인 10.6% 상승을 기록했다.  채소류 상승폭 역시 2016년 11월(32.9%) 이후 최대치인 28.5%를 찍었으며, 이로 인해 농산물이 12.1% 오른 영향으로 농·축·수산물이 함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월 0.3%보다 0.4%포인트 높아진 원인에 대해 "장마와 집중호우에 따른 출하 감소로 채소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28.5% 상승한 영향이 가장 컸다"고 밝혔다. 

자료 출처 = 통계청

그밖에 신선어개는 전월대비 1.3% 하락, 전년동월대비 7.3% 상승, 신선채소는 전월대비 25.5%, 전년동월대비 28.6% 각각 상승했으며, 신선과실은 전월대비 2.5%, 전년동월대비 7.2% 각각 올랐다. 

◇ 즉석밥 등 식품업계도 줄줄이 인상... '태풍, 장마 때문?'

이와 더불어 식품 업계도 즉석밥과 과자, 음료 등의 가격을 줄줄이 인상했으나 이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며 소비자단체협의회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 1일부터 즉석밥 3종 가격을 평균 8% 인상했으며, 이와 관련 "쌀 가격 상승으로 불가피하게 3년 만에 인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태풍 피해로 인해 농수축산물 가격이 오르며, 이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산지 쌀값은 2019년 수확기 가격인 80㎏당 19만원과 비슷한 19만1000원 수준으로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롯데 제과는 목캔디와 찰떡파이 가격을 평균 10.8% 인상하기로 하면서 "각종 원부자재 가격 및 인건비, 판촉비 등의 상승으로 경영 제반 환경이 악화됐기에 가격을 인상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국소비자단체 협의회에 따르면, 목캔디의 주요 원재료인 설탕류는 최근 2년간 가격이 11.7% 하락했고, 찰떡파이 주요 3개 원재료도 평균 하락률이 7.1%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2일 보도자료를 통해 “롯데제과는 각종 원부자재 가격과 인건비, 판촉비 등의 상승에 따른 경영 제반 환경 악화가 가격인상 요인이라고 밝혔지만 이 설명이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밖에 롯데제과는 나뚜루 파인트와 컵 아이스크림 가격을 평균 10.5% 올렸으며, 롯데푸드는 지난 6월 편의점에 납품하는 뽀모도로 스파게티 가격을 3800원에서 4300원으로 올렸다. 롯데칠성음료도 2월 일부 음료의 편의점 납품가를 인상했다. SW

oy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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