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바이든 경합, 극과 극 양상의 美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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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바이든 경합, 극과 극 양상의 美 대선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0.09.08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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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합주 바이든 근소 우세, 텍사스 트럼프 탈환
인종차별 시위에 트럼프 ‘법과 질서’, 바이든 ‘치유’ 강조
29일 TV토론 관심, 민주당 ‘진보 아젠다’ 효과 노려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두 달여를 앞둔 미국 대선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대결이 예측불허의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코로나19 대응 실패와 잇달은 흑인 총격 사건으로 비난받던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차별 반대 시위의 ‘폭력성’을 부각시키며 안정을 바라는 보수층을 공략했고 그 결과 경합주에서 바이든 후보와 경합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BS방송과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2%가 바이든 후보, 42%가 트럼프 대통령을 찍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대표적인 경합 주인 위스콘신 주에서도 바이든 후보가 50%, 트럼프 대통령이 44%를 기록해 바이든 후보에게 일단 유리한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미국 댈러스모닝뉴스와 텍사스대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공화당의 텃밭이라고 불리는 텍사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48%, 바이든 후보가 46%로 나타났다. 이 곳은 지난 6월말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이 5%포인트 앞선 곳이었지만 이를 이번에 뒤집은 것이다. 이 곳은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 당시 후보를 9% 차로 이긴 곳이며 1976년 지미 카터 대통령 이후 민주당이 이긴 적이 없었던 곳이다.

지난 9월 초 트럼프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를 한자릿수 차이까지 좁히며 맹추격을 했다. 2016년 트럼프의 당선을 예측해 화제가 됐던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는 지난달 자신의 SNS를 통해 “트럼프의 지지기반인 6000만명의 열정은 심상치 않은 수준인데 바이든 쪽 분위기는 별로 그렇지 않다. 트럼프에게 정신적으로 다시 농락당할 준비가 되어 있느냐”라며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조 바이든은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흑인 여성 정치인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했다. 또 자신과 경선에서 맞섰던 진보 성향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정책 협상을 하고 ‘그린뉴딜 전도사’로 알려진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하원의원과 손을 잡으며 진보와의 연대와 함께 ‘그린뉴딜을 이끌 적임자’라는 이미지를 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 민주당 상원의원 경선에서 전통의 케네디 가문 출신인 조 케네디 3세 하원의원이 현역인 에드 마키 상원의원에게 패해 케네디 가문이 처음으로 매사추세츠에서 패하는 일이 벌어졌는데 이 마키 상원의원을 지지한 이가 바로 오카시오-코르테즈 하원의원이다.

반면 트럼프는 인종차별 시위의 과격성을 지적하고 시위대를 폭력으로 막으려는 자경단과 경찰을 두둔하며 보수층 공략에 전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그는 지난달 25일, 시위대에 참여한 2명을 총으로 쏘아 죽인 10대 백인 청소년에 대해 “그가 당시 총을 쏘지 않았으면 시위대의 공격으로 사망했을 것이다. 그는 그저 도망가려했고 엄청난 곤경에 처해있던 것 같다”며 소년을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 이에 바이든 후보는 “대통령이 폭력을 질책하길 거부했다. 다른 사람을 공격해 살인 혐의를 받는 지지자 한 명을 거부하지 못했다. 대통령이 폭력을 조장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트럼프는 지난 2일 인종차별 항의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위스콘신주 커노샤를 방문했는데 이 시위를 촉발시킨 사건으로, 지난달 세 아들 앞에서 경찰 총격을 받았던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의 가족을 방문하지 않고 파괴된 현장과 주 방위군의 임시 지휘센터 등을 돌아본 뒤 “이는 평화적 시위가 아니라 국내 테러다. 여러분(경찰)이 한 일은 정말 고무적인 것이다. 바이든 후보는 거리에서 더 많은 폭력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하며 경합주의 보수층들에게 자신이 ‘법을 수호하는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그러자 바이든은 다음날인 3일 위스콘신주를 찾아 총격을 당한 블레이크와 통화를 하고 그 가족들을 만나 위로하며 트럼프와 180도 다른 행보를 보여줬다. 바이든은 이후 커노샤 교회에서 지역주민과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17년 “백인우월주의자 중에도 좋은 사람들이 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것을 거론하며 “어떤 대통령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그게 모두 그의 잘못은 아니지만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을 정당화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증오와 폭력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법과 질서’를 앞세운 트럼프에 ‘치유와 평등’으로 맞선 셈이다.

이들은 7일, 노동절 휴일을 맞아 노동자 표심 잡기에 주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바이든과 그의 진보적 러닝메이트는 미국을 망치고 경제를 망칠 것이다. 바이든은 멍청하고 해리스는 무능한 사람이다. 바이든은 전체 경제를 셧다운시킬 것이며 수천만명의 근로자를 해고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반면 바이든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의 해리스버그 미국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 본부를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은 일자리나 노조에는 관심이 없다. 오로지 주식 시장을 살리는 것만 최우선으로 여긴다”고 비판하면서 “미국을 만든 것은 월가의 주식 시장이 아닌 여러분 같은 위대한 중산층이다. 나는 역대 최강의 친노동 대통령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법과 질서, 안정’을 강조하며 코로나19 대응 실패의 이미지를 벗어나려는 트럼프 대통령과 진보 측과 손잡고 반(反)트럼프 정서를 건드리고 있는 바이든의 설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오는 29일 클리블랜드에서 열리는 첫 TV토론에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방송 경험이 많은 트럼프가 토론에서 바이든을 이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막판 결집세에 따라 판세가 갈릴 수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 경선 당시 버니 샌더스를 지지했던 청년층이 바이든의 진보 아젠다를 100% 지지해 줄 지도 변수로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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