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화력발전소 노동자 또 사망,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있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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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화력발전소 노동자 또 사망,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있었다면...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0.09.1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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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균씨 사망한 발전소 또 인명사고 “권고안 하나도 이행 안 해”
강은미 의원 “하도급 사실상 용인, 계약서 없이 근무” 지적
원청 기업에 강한 책임 물리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필요 여론 형성
지난 6월 민주노총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요구하며 행진하고 있다. 사진=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지난 6월 민주노총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요구하며 행진하고 있다. 사진=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가 사망한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또다시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하청 노동자의 산업재해에 대해 원청의 책임을 강화했다는 ‘김용균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사고 후에도 발전소가 권고안을 전혀 이행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다시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생기면서 현행 산업안전보호법이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과 함께 원청의 최고책임자까지 처벌이 가능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있었다면 노동자의 희생을 막을 수 있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10일 오전 태안화력발전소 1부두에서 근무 중이던 화물노동자 A(65)가 2톤 무게 기계가 추락하면서 기계에 깔려 숨졌다. 이 곳은 지난 2018년 12월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가 컨베이어벨트를 점검하다 사망한 곳으로 같은 곳에서 또다시 노동자가 숨지는 비극이 일어난 것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김용균씨 사망 후 故 김용균 특조위는 △노동안전을 위한 연료, 환경설비 운전 및 경상정비 노동자 직접고용 정규직화 △안전보건 관련 집단적 노사관계 개선 및 노동자 안전보건 활동을 위한 참여권 보장 △발전소 산업보건의 위촉과 의료체계 확립을 내용으로 한 권고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태안화력발전소의 원청인 한국서부발전(주) 태안발전본부는 △발전소 내 노동자들간의 위계가 그대로 존속되어 전조직적이고 통합적인 안전문화형성이 되지 않았고 △실제 위험업무에 투입되는 하청노동자들의 의견이 안전정책에 반영되지 못했으며 △응급환자에 대한 신속대응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아 결국 A씨가 골든타임을 놓쳐 사망하는 등 권고안을 하나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운수노조는 지난 11일 발표한 성명에서 “상차작업을 하던 중 2톤 가량의 기계가 굴러 떨어져 화물노동자를 덮쳤다. 화물노동자는 낮은 운임 때문에 많은 운송을 통해 소득을 달성해야하고 특수고용노동자라는 신분 때문에 노동과정 곳곳에 존재하는 위험 대비도, 안전사고에 대한 책임도 개인이 전가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망한 화물노동자는 태안화력의 하청업체와 계약을 맺고 운송을 하던 노동자였다. 태안화력에서 지시한 업무를 태안화력의 발전소 안에서 하다가 일어난 사고의 책임은 당연히 원청인 태안화력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화물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하려면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고 안전한 환경을 법적으로, 제도적으로 보장할 수 있어야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15일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서부발전이 하도급 불가 조건인 공사도급에 하도급을 사실상 용인해 왔고, 공사 도급계약서를 체결하면서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책정하지 않는 등 산업안전보건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사망한 A씨와 하청업체 간 화물운송을 위한 계약서는 없었다”고 밝혔다. 즉 사망한 A씨는 원청과의 업무 계약서 없이 작업을 시행했다가 사고를 당해 숨을 거둔 것이다.

강 의원은 이날 정의당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말뿐인 권고안은 이번 태안발전소 화물노동자의 사망처럼 또다시 반복되는 비극적인 죽음으로 찾아올 것이다. 기계적이고 형식적인 실행은 근본적인 안전대책이 되지 못한다. 현장의 하청노동자들은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고 말한다. 보다 객관적인 이행 점검이 필요한 이유”라고 밝혔다.

이처럼 권고안을 원청이 시행하지 않은 채 넘어가고 현행법도 책임의 소지를 노동자나 하급관리자에게만 묻고 이나마도 가벼운 처벌로 끝내는 등 노동자들의 희생을 막지 못하는 사례가 나오면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 주장이 더 힘을 얻고 있다. 故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가 지난달 26일 국회 동의진행 청원게시판에 올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청원’은 15일 현재 8만50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오는 26일까지 동의 10만명을 넘기면 이 청원은 소관 상임위에 회부된다.

김씨가 청원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노동자, 시민의 중대재해에 대해 기업의 경영책임자, 원청, 발주처 등 실질적인 책임자처벌로 기업이 법을 지키도록 실질적으로 개선 △다단계 하청 노동자, 특수고용 노동자의 중대재해도 실질적인 책임이 있는 원청 처벌 △세월호 참사, 가습기 살균제 참사 등에 대한 다중이용시설, 제조물의 사용과정에서 발생한 중대재해에 대해 기업의 실질적인 책임자 처벌 △불법 인허가, 관리감독 소홀로 인한 중대재해에 대한 공무원 및 공무원 책임자 처벌 △고의적이거나, 반복해서 법을 위반하는 경우 등에는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그동안 재계 및 기업들은 "현행법으로도 처벌이 가능하고 기업에 경각심을 주는 것이 아니라 기업을 징벌하기 위한 법"이라는 이유로 법안 통과에 반대해왔다. 하지만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계속되는 것과 함께 사망 후에도 권고를 무시하는 등 개선이 전혀 되지 않고 있고, 원청들이 책임을 지지 않는 모습이 반복되면서 이제는 원청 기업에 책임을 묻고 강한 처벌을 하는 것만이 노동자의 희생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여론이 조금씩 형성되고 있어 국회의 결정이 노동자의 희생을 막을 수 있을 지가 주목되고 있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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