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칼럼] ‘비목어’처럼 정치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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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류칼럼] ‘비목어’처럼 정치 하기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20.09.16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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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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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문재인 정부의 ‘카르텔’은 견고하다. ‘코로나19’ 도 울고 갈 정도로 방역이 튼튼하다. 누구든 그 카르텔에 흠집을 가게 만들면 보복 당한다. 급류처럼 쏟아져 들어와 좌표를 찍고 극단적으로 몰아간다. "완장 차고 홍위병될 것“이라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말이 예사로 들리지 않는다.

우리는 자신 혹은 진영 만을 위한 바벨탑을 높게 쌓아가는 일은 아주 잘한다. 외눈박이처럼 자신의 생각과 느낌에만 충실하고 타인은 아랑곳 하지 않는다. 우리 정치는 사람을 외눈박이로 만들었다. 어리석게 만들고 바보, 병신으로 만들었다. 늪에 발이 빠지면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 그리곤 외부의 도움을 청해야 한다. 그러나 “소설 쓰신다”거나 “ 카톡으로도 휴가 연장 신청이 가능하다”고 쑤시면 더 깊이 빠져들어가게 된다.

비운의 당나라 시인 노조린(盧照隣)의 시에 나오는 외눈박이 물고기인 '비목어(比目魚)'는 그래서 차라리 더 교훈적이다. 이 비목어는 태어날 때부터 눈 하나를 잃었다. 한쪽 눈이 없었으므로 무척이나 불편했다. 그렇게 외롭고 쓸쓸하게 슬픔에 잠긴 채 살아가다가 자신처럼 눈 하나를 잃은 물고기를 만난다. 둘은 서로의 처지를 감싸며 어울려 지낸다. 서로에게 부족했던 한쪽 눈을 서로에게 의지하며 마치 두 눈을 가진 물고기처럼 살게 됐다.

우리 정치는 외눈박이다. 사실 정치가 온전해 지려면 “자신의 반쪽을 찾아야만 비로소 완전해질 수 있는 비목어”처럼 살아야 한다. 그 반쪽은 바로 상대방이다. ‘나훈아가 없으면 남진이 없고, 남진이 없으면 나훈아가 없다’는 격언(?)처럼 여당은 야당이, 야당은 여당이 필요한 것이다. 필요 없다면 내치고 무시하면서 국회를 싹쓸이 하고 국가권력기관을 자기 사람으로 다 채우고 우쭐거리는 순간, 공멸한다. 비목어의 사랑은 믿음, 용기, 배려, 인내 같은 것이 있어야 한다. 예로부터 훌륭한 정치가는 바로 이런 덕목들을 지녔다. 좋은 정치는 물과같아서 만물을 이롭게 하고 다툼을 사라지게 한다. 베푼 만큼 돌아오는 법이다 우리 정치에 치유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SW

jj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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