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꾼 일상] ⑪ "며늘아! 추석에 안 와도 된다" 언택트 명절 코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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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바꾼 일상] ⑪ "며늘아! 추석에 안 와도 된다" 언택트 명절 코앞
  • 이보배 기자
  • 승인 2020.09.18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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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스 만점, 전국 곳곳 사투리 '현수막' 
추석 앞두고 '벌초 대행 서비스' 급증 
선물도 '비대면' 대세…온라인몰 이용

민족 최대의 명적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다수의 국민들이 올 추석에는 귀향길에 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이달 초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64.7%가 "고향에 가지 않거나 고민중"이라고 답했다. 코로나19가 바꾼 명절 분위기를 살펴봤다. <편집자주>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퍼지고 있는 언택트 추석 연휴 강령.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퍼지고 있는 언택트 추석 연휴 강령.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시사주간=이보배 기자] 8년차 며느리 직장인 이모씨(37·여)는 남편과 상의 끝에 올해 추석에는 고향에 내려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시댁과 친정이 같은 지역에 있어 매년 큰 불편없이 명절을 보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탓에 사정이 달라졌다.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나름 청정지역으로 불렸던 고향 어르신들이 내려오지 말고 서울에서 보낼 것을 먼저 권유했다. 물론 시댁에서는 내심 서운한 심정을 내비쳤지만 추석 이후 찾아뵙는 것으로 합의점(?)을 찾았다. 

또 다른 직장인 김모씨(43·여)는 "시댁 연락만 눈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시댁 가풍 탓에 먼저 못 내려간다고 연락하기는 망설여지고, 그렇다고 내려가기도 부담스러운 이유에서다. 

김 씨는 "이미 마음은 내려가지 않는 쪽으로 기울어 기차표도 예매하지 않았다. '내려오지 말라'는 시어머니의 연락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추석은 일요일을 포함해 공식 연휴기간만 5일로 예년보다 길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으로 코레일 추석 승차권 예매는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달 초 구인구직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개인회원 4387명을 대상으로 '추석 계획'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고향에 가지 않거나 고민 중"이라고 답한 사람은 64.7%에 달했다. 

이 가운데 '고향 방문 계획이 없다(31.3%)'고 답한 회원은 '코로나 확산이 염려돼서(52.4%, 복수응답)'를 그 이유로 꼽았고,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33.4%)고 답한 회원 또한 '코로나 확산 추이를 지켜보고 결정하기 위해(67.6%)'라고 답했다. 

또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직장인 855명을 대상으로 추석 연휴 계획을 물을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30.8%는 "최대한 집 밖으로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직장인 10명 중 3명은 명절 '집콕'을 선택한 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정부는 국민들에게 올 추석 가급적 고향 방문을 자제해 줄 것을 권고했다. 사진=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정부는 국민들에게 올 추석 가급적 고향 방문을 자제해 줄 것을 권고했다. 사진=뉴시스

이와 관련 최근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중심으로 "조상님은 어차피 비대면 코로나 걸리면 조상님 대면"이라는 우스갯소리가 퍼지고 있다. 

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보다 강력한 이동제한 방안을 마련해 달라는 청원까지 등장했다. 

청원인은 "코로나19로 명절 활동을 자제하고 싶어도 집안에서 모임 참석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정부에서 먼저 추석연휴 이동 금지령을 내려달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9월30일부터 10월4일까지를 '특별방역기간'으로 정하고 지역 간 이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추석 연휴 기간 고속도로 통행료를 유로로 전환키로 했다. 

지방자치단체도 가급적 고향 방문을 자제해 줄 것을 권고하고 나서면서 '비대면 추석'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그 일환으로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고향 방문 자제를 촉구하는 정겨운 현수막들이 전국 곳곳에 걸리고 있다. 

전남 보성군 득량면에는 "아들, 딸, 며느리야! 이번 추석에는 고향에 안 와도 된당께~"라는 현수말이 걸렸고, 농협은행 서울 충무로지점 앞 도로에는 "애들아 이번 벌초는 아부지가 한다. 너희는 오지 말고 편히 쉬어라잉~"이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눈길을 끌고 있다. 

전북 완주군 이서면 주민들은 동네에서 '고향 방문 자제'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아들아 선물은 택배로 부쳐라" "영상통화 OK" "슬기로운 집콕 생활"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이웃들의 추석 연휴기간 방문 자제를 독려했다. 

이밖에 "삼춘! 이번 벌초 때는 내려오지 맙써!" "올해 추석은 안 와도 된데이~"등 제주 서귀포시와 부산시 등 지자체들도 SNS 등을 통해 흐름에 동참했다.  

또 경남 진주시는 "부모님이 "야야 고향에 오지 말고 집에서 지내거라'라고 먼저 전화해주셔서 건강하고 행복한 추석이 됩시다"라는 내용의 재난문자를 발송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17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추석 연휴 기간 전면 폐쇄되는 인천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을 미리 찾은 부부가 묘소앞에 앉아 있다. 사진=뉴시스
17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추석 연휴 기간 전면 폐쇄되는 인천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을 미리 찾은 부부가 묘소앞에 앉아 있다. 사진=뉴시스

진주시 관계자는 "귀성 자제 방안을 모색하던 중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이동 자체 권고를 내리는 것보다 고향에 계신 부모님들의 입을 빌리는 것이 효과적일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뜻을 효과적으로 전하면서도 정감있는 표현을 위해 자체 공모를 통해 '구수한 안내 메시지'를 보내게 됐다"고 덧붙였다. 

언택트 추석이 다가오면서 벌초 대행 서비스 신청자도 늘었다. 산림조합중앙회에 접수된 벌초 대행 서비스 신청은 지난해 4만건을 넘지 못했지만 올해는 추석 3주 전부터 이미 4만6000여건을 넘겼다. 

귀향 대신 용돈 액수를 늘이거나 선물에 신경쓰는 경우도 늘었다.

백화점 등에서는 최고급 선물세트 판매가 전년보다 늘면서 현대백화점 80만원대 추석 한우세트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고, 이마트는 50만원이 넘는 고가 한우세트 물량을 전년 대비 30%이상 늘렸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온라인 성묘를 활성화하기 위해 e하늘장사 정보시스템을 오는 21일부터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온라인상에 영정 사진 등을 포함한 차례상 이미지를 만들어 가족들과 공유할 수 있다. SW 

lbb@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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