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리의 부동산 라운지] 도시재생뉴딜사업, ‘한계’ 딛고 ‘한 건’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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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리의 부동산 라운지] 도시재생뉴딜사업, ‘한계’ 딛고 ‘한 건’ 할까?
  • 이혜리 도시계획연구소 이사
  • 승인 2020.09.21 09:52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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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형 뉴딜 골목주택 외관개선 사업 예시도. 사진=서울시
서울형 뉴딜 골목주택 외관개선 사업 예시도 사진=서울시

[시사주간=이혜리 도시계획연구소 이사] 서울 성북, 경기 하남, 의정부시,인천 부평 등 23개 지역 총 150만㎡가 2020년 도시재생뉴딜사업 1차 지역에 선정되어 1조 2000억원 예산이 2024년까지 투입될 예정이다.

이번 사업 23곳 중 8곳은 기존 방식과 달리 총괄사업관리자 방식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경기주택도시공사 등의 공기업 주도하에 참여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 사업 대상지 23곳 지역에는 공공임대 1820가구와 2967가구 주택이 공급될 예정이다.

이러한 거대 자본이 투입된 SOC사업인 도시재생뉴딜사업을 통해 경기 개선 효과를 기대하는 의도는 알겠지만 해당 지역 주민들의 주거 여건 개선 등 재생효과에 대한 실효성은 의문이다. 2014년 전국 1호 도시재생사업지구로 선정된 종로구 창신동의 경우 200억원의 예산을 들였으나 실패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백남준기념관, 봉제역사관, 마을회관 등을 짓는데 약 100억원, 거리 정비와 CCTV 설치에 70억원을 썼지만 30년 이상 된 낡은 건물들에 대한 대책이 부족해 주민들이 실제로 환경 개선을 체감하기가 어려웠다. 이로 인해 여전히 주거에 큰 불편을 느낀 창신동 주민들은 도시재생 사업에 실망감을 갖고 최근 정부가 모집하는 ‘공공재개발사업’에 참여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2021년 5535억, 2022년 6079억으로 주택 및 주거재생 사업 부문 예산을 늘였다. 하지만 창신동 사례와 마찬가지로 주거 여건 개선이라는 문제의 본질적 진단 없이 부수적인 문화시설 확충 등 빛 좋은 개살구식 사업은 주민들의 지지를 얻기 어렵다. 따라서 주민들의 거주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도로정비,기반시설 개선 등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뿐만 아니라 2015년 이후 도시재생활성화 지역 내 신축 건수는 5년간 총 822건이다. 이를 신축비율로 환산하면 4.1%에 그쳐 서울시의 일반 저층 주거지 6.1%보다 저조하다. 

이처럼 도시재생 지역은 낙후된 주택이 그대로 방치되어 주민 주거 여건 개선에 효과적인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사업 지역이라는 이유로 신축되는 주택조차 소규모로 진행되어 주민들의 불만과 주거 환경 악화로 가중되고 있다.

이 문제를 개선하고자 2018년 ‘빈집 및 소규모주택정비 특례법’ 등 새로운 제도들이 도입되었고 정비 방식의 다각화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이는 앞서 언급한 실질적인 주거 환경 개선에 초점이 맞춰진 형태로 과거 정비 사업의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다. 법이 제정된지 2년여가 흘렀음에도 유의미한 결과물이 없다는 점이 아쉬운 점이지만 서울시의 대규모 예산이 편성되어 있는 만큼 앞으로 예정된 사업들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일각에선 이와 같은 형태의 주택 정비 사업이 난개발이 되어 도시전체의 경관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결국 뉴타운 조성등 전면적인 개발이 효율적이라는 주장이 있으나 도시 전체가 신도시와 같이 일률보편적 모습을 띄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못하다. 나아가 도시재생사업의 주된 목적은 효율성(efficiency, doing things right)이 아닌 효과성(effectiveness, doing the right things)에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어느덧 서울을 비롯한 주요 도시의 역사가 오래된 만큼 문화시설 확충 등을 통해 구도심 지역의 특색과 성격을 보존하여 부각하되 소규모 주택정비, 적절한 신축 주택 공급, 기반시설 확충 등을 통해 주민들의 주거 여건 개선을 위한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이처럼 해당 지역의 가치를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만족까지 이끌어 낼 수 있는 효과적인 도시재생사업이 이루어 진다면 다채롭고 쾌적한 도시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W

llhhll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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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중지 2020-09-21 11:52:57
창신동처럼 도로 기반시설이 열악한 곳은 재개발 하여야 합니다.
구급차, 소방차 지나다니기 힘들고, 낡은집 수리 한다 한들,
차가 못들어오는 곳에 거주하시는분들 공사차량이 집앞까지 진입하기 힘들어
공사기간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들죠..
고쳐도 몇년후에는 또 고쳐야 하는 현실이예요.
예산 낭비 하지말고 지금이라도 도시재생 중단하고 공공재개발 해주세요.

안수희 2020-09-21 11:47:41
세금은 돈 아닌가요? 밑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인 도시재생을 왜 자꾸 늘릴까요?
효과도 거의 없고, 주민도 싫다는데 왜 하는 건지 그 의도가 의심스러워요.

재생반대 2020-09-21 11:41:13
또 세금낭비하는군요... 정말 도시재생은 검증도 안하고 하나요? 도시 곳곳을 빈민촌으로 만드는 도시재생 반대합니다.

이종만 2020-09-21 11:38:43
창신숭인동은도시재생으로는답이없습니다
재개발만이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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