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칼럼] ‘주향천리 인향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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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류칼럼] ‘주향천리 인향만리’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20.09.22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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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시사주간 DB
사진=시사주간 DB

[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어떤 모임에 갔더니 이 사람들이 즐겨하는 건배사가 있었다. 바로 ‘화향백리 주향천리 인향만리(花香百里 酒香千里 人香萬里)’에서 따온 ‘주향천리 인향만리’다. ‘술의 향기 보다 사람 향기가 더 멀리 날아간다’는 의미로 서로 간의 인품을 추겨세우는 건배사였는데 그 정이 아름다웠다.

원본은 아래와 같은데 출처가 어딘지 알 수가 없다. 아마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다가 자연스럽게 하나의 문장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한다.

화향백리(花香百里) 꽃의 향기는 백 리를 가고

주향천리(酒香千里) 술의 향기는 천 리를 가지만

인향만리(人香萬里) 사람의 향기는 만 리를 간다.

난향백리(蘭香百里) 난의 향기는 백 리를 가고

묵향천리(墨香千里) 묵의 향기는 천 리를 가지만

덕향만리(德香萬里) 덕의 향기는 만 리를 간다

꽃의 향기는 백 리가 아니라 만리라도 갈 것이다. 그 향기는 바람을 타거나 나비나 벌에 의해 이리저리 향내를 전달할 것이다. 그러나 꽃향기에는 마음이 없다. 그저 향기만 폴폴 하기만 하니 가볍다. 그저 분내만 풍기는 처녀 같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향기는 만 리가 아니라 천만 리를 가고 우주의 품안에도 가득해 진다. 사람의 향기는 그가 마음속에 무엇을 품고 있느냐에 달렸다.

세상 사람들은 권력을 쥔 사람들을 부러워한다. 그러나 그런 옹벽을 쌓으려면 그에 상당하는 위선을 가져야 가능하다. 뻔뻔해야 하며 바로 눈 앞에 증거가 있는데도 거짓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엄마 찬스’든 ‘아빠 찬스’든 무조건 가져다 써야 남의 것을 빼앗을 수 있다. 같은 진영이면 무슨 짓을 해도 높이 받들며 꽃다발을 보내고 찬가를 불러야 살아남는다.

언제부터인가 대한민국은 이런 자들이 지배하기 시작했다. 평생을 오만과 자기가 최고라는 독단, 불편하기 짝이 없는 우월감을 가진 자들이 넘쳐난다. 사람의 향기와 덕의 향기는 만 리를 가는 법이지만 이런 사람들이 풍기는 악취에 대한민국은 코마 상태다. 이런 이치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어록이 있다. 일본 전국시대 최후의 승자였던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남긴 유훈이다.

<(전략)… 참는 것은 무탈하게 오래도록 버티는 것의 기본이다. 분노를 적이라고 생각하라. 이기는 것만 알고 있다가 지는 것을 알지 못하면 몸에 해가 된다. 자기를 비난하는 사람을 탓하지 말라. 미치지 못하는 것은 지나침에 이기나니. 사람은 자신을 알아야 한다. 풀잎 위의 이슬도 무거우면 떨어지기 마련이다.> SW

jj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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