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화 박사 펀 스피치 칼럼] 추효정답(秋孝情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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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화 박사 펀 스피치 칼럼] 추효정답(秋孝情答)
  • 김재화 언론학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 승인 2020.09.29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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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김재화 언론학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다시 또 추석 명절을 맞습니다만, 코로나19 속의 추석은 그 격식과 법도가 많이 달라지고 말았습니다. ‘찾아뵙지 않는 게 효’, ‘모이지 않는 게 정’, ‘움직이지 않는 게 답’이랍니다. 구호가 이렇게 야박해지고 말았습니다. 씁쓸하게도.

추석은 이렇게 지내시라 하는 게 방역당국의 간곡한 당부입니다. 물론 올해 추석만 이래야겠고, 당연히 따라야 할 것입니다. 앞 글자 넷을 따봤더니 秋孝情答(추효정답), 무슨 고사성어가 된 듯합니다. 허허!

이런 노래 아시죠? “정든 님이 오셨는데, 인사를 못해 행주치마 입에 물고 입만 벙긋~~” 새색시의 낭군이 여러 날 한양이나 경성, 서울을 다녀온 걸까요? 임 기다리던 젊은 색시, 막상 그를 보자 밝은 소리 입 밖에 내지 못하고 장독대 뒤에 몸 숨기고 그저 얼굴 붉어지며 행주치마 끝만 괜히 물었던 것이죠.

우리 조상님들, 결정적 순간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기가 막히게 실천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야 수줍어서 가까이 하지 않고 말도 안 했지만 지금은 바이러스 때문에 효나 정을 그런 방식으로 표시해야 합니다.

휴대전화가 기본 생활용품인 요즘과 달리 고향에 전화라도 한 번 하려들면 우체국에 가서 동네 이장 댁으로 연락해서 부모님과 겨우 통화를 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이젠 대면효과와 거의 같은 영상통화도 맘껏 할 수 있게 됐으니 크게 다행입니다. 그러니 ‘불효자는 옵니다’이고요, ‘효자는 안 옵니다’입니다.  

제한적으로라도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겁니다. 아님 전화, 소셜미디어((SNS)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많이 나누게 되겠죠. 그럴 때 꼭 지켜야 할 三禮(삼례)가 있다고 했습니다.

방역수칙 만큼 준수해야할 3가지 예의는요, 첫째, 술은 적당히 권하고 둘째, 언짢은 말 나오지 않게 주로 들어만 주고 셋째, 상대방 처지 이해하는 말을 하라는 겁니다.

말을 할 땐 三禁(삼금)이 있어야 탈이 없다 했습니다. 첫째, 정치 토론 적극 삼가 둘째, 종교(宗敎) 또한 무 언급, 가뜩이나 어려운 중에 돈이나 자식 자랑 내용, 절대 입에 올리지 않아야겠단 것이죠.

모처럼 통화나 만났을 때 궁금한 것도 많을 겁니다. 내가 알고 싶다고 불쑥 물었다간 상대에게 상처 줄 수 있으니 六不問(육불문)도 꼭 따라야 하겠습니다.
       
묻지 말아야 할 여섯 가지 중 첫째는 너무 속속들이 캐려는 가족근황입니다. 특히 함께 오지 않은 배우자 안부문의 엄금! 둘째, 도와줄 것도 아니면서 남의 경제사정도 알려들지 말라 했습니다.

셋째, 건강을 빌어주는 말이야 좋지만 오랜 지병을 구체적으로 묻는 것도 상대를 불편케 하는 것입니다. 넷째, ‘누구누굴 자주 만나느냐’는 개개인 친소관계도 묻지 않아야 좋습니다. 우정에 금 가는 수 생깁니다.

다섯째, 여야(與野), 피아(被我) 성향 따지려 들다가 큰 싸움 나는 경우 많이 보시잖습니까! 민감한 사회문제, 섣불리 어느 쪽에 서려 들어선 안 됩니다. 마지막 여섯째, 과거 오류는 늘 있기 마련입니다. 옛 허물을 확인하듯 다시금 꺼내선 아니 아니 아니 되옵니다.
   
이거 입 다물고 살라는 거지만요, 왜 그런 말 있잖습니까. “말해야 할 때 하지 않으면 백 번 중 한 번 후회하지만, 말하지 말아야 할 때 하면 백 번 중 아흔아홉 번 후회한다.” SW

erobian2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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