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필수노동자 보호’, 노동환경 개선 신호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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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필수노동자 보호’, 노동환경 개선 신호탄 되나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0.10.13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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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저임금, 불안정 고용형태 놓여진 필수노동자 각별히 신경쓰라”
관계부처 T/F 출범, 법안 및 조례 마련 등 정치권도 부산
한국노총 “노동기본권 보장, 근로기준법 적용 등 포함해야 진정한 보호대책”
지난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사회서비스원 돌봄종사자 영상 간담회. 사진=청와대
지난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사회서비스원 돌봄종사자 영상 간담회'. 사진=청와대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정부가 최근 보건의료·돌봄 종사자, 택배기사, 환경미화원, 버스 기사 등을 '필수노동자'로 규정하고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인프라 조성, 안전망 강화, 맞춤형 지원 등을 논의하고 있다. 정부가 지금이나마 이들의 '안전한 삶'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노동계에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산적한 숙제가 많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22일 문재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정부 각 부처는 코로나 감염의 위험에 가장 많이 노출되어 있고,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저임금과 불안정한 고용형태에 놓여있는 필수노동자들에 대해 각별히 신경쓰고 챙겨주시기 바란다"며 필수노동자를 위한 대책 마련을 각 부처에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방역과 치료를 담당하는 보건의료 종사자들, 요양과 육아를 담당하는 돌봄 종사자들, 배달업 종사자들이나 환경미화원들, 제조, 물류, 운송, 건설, 통신 등 다양한 영역에서 대면 노동을 할 수밖에 없는 분들이 필수노동자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을 하고 있고, 우리 사회의 유지를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일을 하고 있다. 비대면 사회도 이분들의 필수적 노동 위에 서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지시가 나온 뒤 지난 6일,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가 공동으로 '필수노동자 보호를 위한 관계부처 T/F' 출범회의를 주재하고 필수노동자의 안전 및 보호 강화 대책과 향후 T/F 운영방향을 논의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위기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필수노동자 보호와 처우개선이 제 때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우리 사회의 혼란이 더 가중될 수 있다"면서  △대면노동이 불가피한 필수노동자의 특성상 코로나19 감염 및 산업재해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물적 인프라 조성 △비대면 사회 전환으로 업무량이 증가한 택배기사, 배달기사 등의 과로 방지를 위한 노동관계법 준수 점검과 인력 확충 △고용불안을 겪고 있는 필수노동자들의 안전망 강화 △직업 분야별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한 맞춤형 지원을 과제로 제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일 청와대에서 진행한 '사회서비스원 돌봄종사자 격려 영상 간담회'에서도 "필수노동자에 대한 공정한 보상과 안전망 확대를 위해 제도를 더욱 발전시켜가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돌봄과 같은 대면 서비스는 코로나와 같은 비상 상황에서도 공동체를 유지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필수 노동이다. 공동체에 필요한 꼭 필요한 대면 활동을 하면서 스스로는 위험에 노출됐을 때 노동자는 국가의 특별한 보호를 받아야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성동구청이 전국 최초로 필수노동자 보호 지원 조례를 만들고, 종합재가센터를 가장 먼저 설립해 모범을 만들고 있다. 다른 지자체도 동참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는 말도 전했다. 서울 성동구청은 지난 9월 "성동형 필수노동자의 개념을 정의하고 지원대책을 수립해 적극적인 보호와 지원에 앞장서고자 법적 기초를 마련한다"면서 전국 최초로 필수노동자를 재조명하고 보호 지원하기 위한 조례(필수노동자 조례)를 공포한 바 있다.

정치권도 움직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8일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연내 제정'을 위한 상생 협약식을 가지면서 "이번 협약식을 시작으로 필수노동자들을 위한 입법과 제도개선을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은 생활물류서비스업 신설, 종사자 안전관리 및 고용안정 방안 등 필수노동자 중 하나인 배송업 종사자들의 처우 개선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다. 

또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이동현 의원은 지난 12일 '서울특별시 필수노동자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조례안은 택배 배달원, 대중교통 운전자 등 필수노동자에게 위험수당을 지급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8일 서울 강북 CJ대한통운 택배기사가 배송업무 중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사고가 생기는 등 필수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과 이로 인한 사고가 지속되고 있어 조속히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뒤늦게 관심을 가지게 된 점에 대해서는 인정을 하지만 사고가 지속되고 이 사고가 묻혀지는 악순환을 끊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과 함께 노동자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고 노동자가 직접 참여하는 방식을 생각해봐야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노총은 지난 6일 "정부의 필수노동자 보호TF 구성과 보호방안은 늦었지만 바람직하고 긍정적이다"라고 호평하면서도 두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바로 노동계를 참여시키지 않은 점과 노동권 보장 문제가 빠져있다는 것이다.

한국노총은 "절차과정 관리 상에 있어 직접당사자인 노동계 참여가 없다.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TF에 직접 당사자인 필수노동자의 입장을 대변할 노동계의 참여 없이 정부부처간 합동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당사자인 노동계와 함께 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개선 방안을 안전 및 건강, 과로방지 및 근무여건, 보상과 안전망 등 3가지로 정했는데 정작 중요한 노동기본권 보장, 근로기준법 적용이 빠져있다. 돌봄노동자. 이동플랫폼노동자 등은 대체로 5인 미만 사업장에 종사하고 있어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필수노동자에 대한 노동기본권 보장과 기초노동질서에 해당하는 근로기준법 적용 등이 포함되어야 진정한 보호대책이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이 직접 처우 개선을 지시하면서 필수노동자 보호가 더 강화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지만 노동계 참여 여부와 근로기준법 적용, 그리고 구체적인 방안과 법안 통과 등 논의할 부분이 아직 많이 남아있고 노사 갈등의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도 있어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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