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대한체육회 정관 변경 허가’ 갈등 봉합?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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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대한체육회 정관 변경 허가’ 갈등 봉합? 굴욕?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0.10.15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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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장 차기 선거 출마시 ‘사퇴’에서 ‘직무대행 체제’로 개정
이기흥 회장 재선 의지, “체육계 쇄신 역행” 비판도
대한체육회-대한올림픽위원회 분리 놓고 갈등 재점화 가능성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사진=대한체육회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사진=대한체육회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13일 대한체육회장 선거와 관련된 정관의 변경을 허가했다. 문체부와 대한체육회의 갈등이 잘 봉합됐고 체육계의 안정을 이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현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연임을 위해 변칙으로 바꾼 정관을 문체부가 허락했다는 점에서 정부가 사실상 대한체육회에 무릎을 꿇은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문체부는 13일 "대한체육회가 대한체육회장 선거와 관련해 정관 변경을 요청한 건에 대해 법리적 타당성과 선거 공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후 허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관에는 대한체육회장이 차기 회장 선거에 후보자로 출마할 경우 90일 전에 사직하도록 되어 있지만 변경된 정관에는 대한체육회장이 사직하지 않고 직무대행 체제를 운영하는 내용으로 고쳐졌다.

이로 인해 현 대한체육회 회장이며 내년 1월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는 이기흥 회장은 회장직을 내놓지 않고 선거에 나설 수 있으며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직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재선을 위해 체육회장직을 내려놓으면 NOC(국가올림픽위원회) 대표 자격을 상실하기 때문에 IOC 위원직을 잃게 되지만 정관 개정으로 이를 막은 것이다.

지난 2016년 문체부는 대한체육회의 정관 변경 요청에 대해 "체육단체 통합 시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한 현재 정관이 개정될 경우 선거 공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며 대한체육회에 공정상 강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대한체육회는 '직무정지 기간에는 체육회장과 IOC 위원을 모두 유지할 수 있다'는 IOC의 유권해석을 바탕으로 지난 4월 개정된 정관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문체부가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의 분리를 추진하면서 문체부와 대한체육회의 갈등이 빚어졌고 이 때문에 문체부의 정관 개정 허가가 계속 미루어지자 정관 승인이 결국 거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문체부는 조재범 코치 성폭행 사건, 故 최숙현 선수 사망 등 체육계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자 "대한체육회가 자체적으로 선수인구너 보호와 혁신을 이룰 수는 없다"며 분리를 시도했고 이에 대한체육회가 반발하면서 갈등이 블거졌다.

지난 9월에는 최윤희 문체부 제2차관은 기자 간담회에서 "정관 개정은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번 선거만큼은 공정성이 확보되어야한다. 모든 곳의 의견 수렴을 해서 공정하게 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고 이에 이기흥 회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IOC위원을 그만두더라도 재선에 도전하겠다"며 맞섰다.

문체부는 정관 개정을 허가하면서 "대한체육회가 마련한 선거 공정성 방안에 따른 조속한 선거관리규정 개정, 향후 공정성 방안 엄정 준수 등을 조건으로 대한체육회의 정관 변경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나오는 '선거 공정성 방안'의 주요 내용은 △회장 직무대행 기간 중 국내 개최 행사 등 IOC 위원으로서의 업무 외에 사무처 업무 관여 배제 △문체부 협의를 거쳐 선거운영위원회를 전원 외부 인사로 구성 △선거인 추천방법을 기존 '단체 추천 후 추첨'에서 '단체 무작위 추첨 후 선거운영위원회 무작위 추첨 선정'으로 변경 △선거기간을 기존 12일에서 20일로 확대 △후보자 정책토론회 개최 및 생중계 △선거 공정성 방안에 대한 추가 설명회 개최 등이다.

그러면서 문체부는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감독하에 위탁선거법을 적용받아 진행될 예정"이라며 "선거가 공정한 환경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개정된 선거 관리규정에 따라 진행되는지 계속 모니터링하는 등 관리 감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철인3종선수 사망사건 진상조사 스포츠 구조개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스포츠인권연구소, 문화연대 등 단체들은 14일 성명을 통해 "정관 개정은 대한체육회장 선고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이며 문체부는 정부기관으로서의 최소한의 관리감독 권한조차 상실하고 이기흥 회장에게 무릎을 꿇었다"며 정관개정 승인 취소와 함께 이기흥 회장의 선거 불출마를 요구했다.

단체들은 "차기 회장 선거에서 적어도 석 달 전에는 물러나 정정당당히 경쟁하라는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마저 무너졌다. 시작부터 반칙과 꼼수로 공정성이 크게 훼손되고 말았다. (이기흥 회장은) 문체부 승인이 늦어져 현재 대한핸드볼협회장을 맡고 있는 SK 최태원 핸드볼 회장이 사임과 재신임이라는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게 부당하다고 항변했다. 이 조항은 재벌총수도 지키던 최소한의 장치였다. 번거로움과 공정성을 맞바꾸자는 건가?"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체육계 성폭력 및 선수 사망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이기흥 회장과 대한체육회가 이 책임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재선을 하겠다는 것은 체육계의 쇄신에 역행하는 처사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문체부의 허가로 정관 개정 문제는 일단락이 되었지만 회장의 연임을 쉽게 만들어줬다는 점에서 '꼼수'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문체부가 여전히 KOC 분리를 추진하고 있는만큼 문체부와 대한체육회의 갈등이 계속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자리다툼 속에서 체육인들이 여전히 폭력에 노출되고 그들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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