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발달장애인 괴롭힌 웹젠드림, 그만두고 나갈 일 아니다"
상태바
[인터뷰] "발달장애인 괴롭힌 웹젠드림, 그만두고 나갈 일 아니다"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0.10.16 16:20
  • 댓글 0
  • 트위터 423,56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권위 진정낸 A씨 아버지 "연차 문제 등으로 폭언 등 괴롭혀"
"재택근무 중에도 시험 등으로 감시, 연차도 마음대로 못 써"
"장애인고용공단 취업만 시키고 무관심, 개선 노력 없다"
"공식 사과와 담당자 파면, 제도 개선 이뤄져야"
인터뷰를 하고 있는 A씨의 아버지. 문제의 내용이 담긴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임동현 기자
인터뷰를 하고 있는 A씨의 아버지. 문제의 내용이 담긴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임동현 기자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지난해 3월 주식회사 웹젠이 장애인 고용을 위한 자회사 '웹젠드림'을 설립했다. 웹젠드림은 바리스타 교육과정을 이수한 발달장애인 10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해 사내카페를 운영하기 시작했고 웹젠은 "웹젠드림의 운영경험을 쌓으면서 이후 장애인표준사업장 인가를 신정하고, 장애인 고용의 확대와 안정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기 위한 공익적 성격도 더 확대할 예정"이라며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런데 이 곳에서 바리스타 일을 하고 있는 발달장애인 A(21)의 아버지가 지난 5일 이 웹진드림의 대표이사와 카페 담당팀장, 매니저 2명, 그리고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경기지역본부 본부장을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장애인고용사업장임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실상은 장애인 바리스타들에게 반말, 고압적 말투, 모욕적 표현을 일삼았고 재택근무 중 어려운 시험을 치르도록 하고 연차를 마음대로 쓰지 못하게 하는 등 학대와 인권침해를 일삼았다는 것이다. 장애인고용공단 역시 장애인들이 학대를 당한 것을 방치했다는 이유로 진정 대상이 됐다.

웹젠드림에서 일어난 일을 알아보기 위해 본지는 인권위에 진정을 낸 A씨의 아버지와 인터뷰를 나누었다.

-웹젠드림에 어떻게 입사하게 됐나?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했는데 재학 중이던 2018년 말에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을 통해 선생님의 소개로 알게 됐다. 이후 3개월간 교육을 받고 2019년 3월에 바리스타 일을 시작했다. 

-언제부터 웹젠드림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됐는지?

입사한 지 한 달 정도 지난 뒤 근로복지단에 계시는 선생님과 통화를 하던 중에 '아이가 출근을 하자마자 아이에게 백지를 던지더니 뜬금없이 '지금까지 뭘 잘못했는지를 써라'라고 했고 아이가 서러워서 울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 아이가 어디 나가서 힘들다고 말한 적이 없는 아이인데 펑펑 울었다고 하니 문제가 있다고 느끼고 항의를 하려 했는데 통화하신 선생님이 '부모에게 이를 전하는 게 문제가 될 수 있다. 참으셨다가 기회가 되면 말하라'고 하셔서 그분을 생각해 일단은 넘어갔다.,

일주일 뒤에 팀장에게 전화가 와서 이유를 물어봤는데 대뜸 나온 대답이 '여기가 학교입니까? 아버님, 여기는 제가 알아서 합니다'였다. 그 때부터 뭔가가 잘못되고 있다는 생각을 했고 다른 아이들의 부모들과 이야기를 해보니 '다른 사람은 잘하는데 유독 자기 자식만 제일 잘못한다'는 말을 부모들이 똑같이 들었다고 한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를 비롯한 부모들이 입사 초기였고 적응을 하게 되면 처우가 달라지겠지라는 생각으로 조용히 넘어갔는데 그게 오판이었다.

이후 부모들의 이야기를 통해 매일 숙제를 내주고 그 다음날 시험을 보고 못하면 폭언을 하고 또 숙제를 내고 시험을 치른다는 것을 한 달 넘게 계속한다는 것을 알았다. 한 직원의 경우 팀장, 매니저 흉내까지 내며 부모에게 힘들다는 이야기를 했고 부모가 이를 알고 항의를 했는데 다음날부터 그 직원을 집중적으로 괴롭히기 시작했다. 트라우마로 병까지 생겼다. 부모가 대표 면담을 요청했는데 팀장이 연결을 해주지 않았고 나중에 관리팀장이 내려와서 한 말이 '자식이 문제가 있다. 다른 아이들이 피해를 본다'는 말이었다. 

결국 이 직원의 부모가 장애인고용공단에 이 문제를 제소했는데 공단에서는 '교육을 두 번 실시했다'고 했지만 알고봤더니 담당 팀장과 차 한 잔 마시고 간 게 전부였고 아무런 징계나 제재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후 이 직원에 대한 괴롭힘이 더 심해졌고 결국 못 견디고 퇴사를 해야했다. 

또 한 직원의 경우 방송사에 이 문제를 제보했는데 발달장애인이다보니 표현이 서툴고 정확한 근거 자료가 없어 취재를 하지 않았다. 해프닝으로 끝난 일인데 제보를 했다는 소문이 돌았고 그 직원도 결국 타겟이 됐다.

매니저가 20대 중후반 정도의 나이로 알고 있는데 직원들 중에는 30대들도 있었다. 이들한테도 반말을 하고 심지어는 호칭도 '야'라고 불렀다. 반말로 다그치는 것은 물론 얼굴을 쳐다보며 '웃는 게 바보같다'라고 말하고 창고로 데려가서 직원의 발을 밟더니 '너도 똑같이 한 번 해봐'라고 한 적도 있다고 한다. 그 직원은 지금 '웹젠'이라는 말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키고, 창고 같은 곳을 보면 무서워한다고 한다.

웹젠드림이 발달장애인을 채용한 사내카페 '꿈꾸는 숲'. 사진=웹젠 홈페이지 캡처
웹젠드림이 발달장애인을 채용한 사내카페 '꿈꾸는 숲'. 사진=웹젠 홈페이지 캡처

-재택근무 중에도 계속 시험을 보고 전화 등으로 일거수 일투족을 보고했다고 들었다

5월달이었다. 우리 아이 근무 시간이 오후 2시부터 7시까지인데 병원에 가야할 일이 있어 근무시간이 아닌 오전에 병원을 같이 가기로 했다. 그런데 가는 중에 아들이 갑자기 사색이 되어 문자를 보여주는데 '시험 보는데 보고도 안하고 무단이탈을 했다. 시말서 쓰고 상부에 보고하겠다'고 계속 연락을 한 것이다. 시험을 본다는 건 전혀 몰랐다. 전화를 해서 '근무시간이 아니기에 상관없지 않느냐'라고 했더니 자신에게 말을 안했기에 보고대상이라는 것이다. '이게 갑질이고 차별'이라고 한 마디 했는데 바로 그 다음날부터 우리 아이에게 집중적으로 폭언과 학대가 지속됐다.

'직원들이 잊어버리지 않게 테스트를 한다'는 이유로 치르는 시험도 아이들을 괴롭히기 위한 수단이다. 일단 문제가 너무 어렵고 이 어려운 문제를 15분 안에 플어야하며 그것도 손으로 답을 적어서 사진을 찍어 문자로 보내야한다. 커피를 만드는 기술만 있으면 되는데 무조건 손으로, 빨리 쓰게 하는 시험을 수시로 치르며 아이들을 감시한 것이다. 

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글자 하나하나 쓰기가 정말 어려운데 이런 식으로 괴롭히고 토씨 하나만 틀려도 바로 지적이 나왔다. '덜 달게'를 '달게'라고 썼다며 계속 문자와 말로 윽박지르는 게 예사였고 못하면 바로 '정신차려' 등의 말이 나왔다. 아이들에게 어려운 일을 시키고 그것을 트집잡아 혼을 냈다. 장애인식이 전혀 없는 이들을 채용했다는 점에서 이는 회사의 문제인 것이다.

-연차를 자유롭게 쓰지 못했다고 하는데

7월말에 출근 명령이 내려졌는데 출장 중에 아이에게 연차 계획서를 내라는 전화가 왔다. 아이가 학업을 병행하고 있어 금요일에 연차를 잡아서 내고 싶다고 하더니 '다른 부모가 싫어한다'며 안된다. 부모들의 동의를 얻겠다고 했더니 "다른 사람의 컨디션이나 일정을 고려해야한다"며 무조건 안된다고 한다. 출장을 다녀와서 팀장과 이야기를 했더니 연차는 안되고 휴직을 하면 어떻냐고 하고 휴직에 대해 알아보니 짜증내는 투로 "담당자가 아니라서 모른다. 다니던지 그만두던지 결정하고 말하라"고 하더라. 부모들에게도 고압적인 말투로 이야기하는 게 이들이다.

그러다 8월에 재택근무로 다시 전환됐는데 재택근무 중에 연차를 쓰라고 했고 특히 우리 아이의 경우 혼을 내면서 마지막에 꼭 '그따위로 할 거면 연차 써라'는 말을 반복했다. "또 아빠에게 전화오게 하지 말고 몸이 아프다고 이야기해서 연차를 쓰라"고 코치까지 했다. 

지금 우리 아이도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 의사가 '당장 약물치료를 하고 회사를 보내지 말라'고 권고까지 했다. 피해 소송도 고려하고 있다.

웹젠드림이 테스트를 한다고 낸 시험문제(왼쪽). 발달장애인 직원들은 이 문제들의 답을 15분 안에 손으로 써서 사진을 보내야하고 조금이라도 틀리면 강한 질책을 받는다. 근무시간 이탈 등도 이를 통해 지적한다고 한다. 사진=A씨 아버지 제공
웹젠드림이 테스트를 한다고 낸 시험문제(왼쪽). 발달장애인 직원들은 이 문제들의 답을 15분 안에 손으로 써서 사진을 보내야하고 조금이라도 틀리면 강한 질책을 받는다. 근무시간 이탈 등도 이를 통해 지적한다고 한다. 사진=A씨 아버지 제공
A씨의 카카오톡 메시지. 매니저는 틀린 곳을 지적하며 계속되는 질문으로 A씨를 압박하고 '연차 쓰라'는 말을 하는 등의 행동을 했다. 사진=A씨 아버지 제공
A씨의 카카오톡 메시지. 매니저는 틀린 곳을 지적하며 계속되는 질문으로 A씨를 압박하고 '연차 쓰라'는 말을 하는 등의 행동을 했다. 사진=A씨 아버지 제공

-인권위 진정 이후에 웹젠드림에서 반응이 나왔는지

없다. 그저 자기 나름대로의 수습만 하고 있다. 연차계획서를 가짜로 작성하게 하고 '연차 안 쓰면 없어진다'고 하고 있다. 그나마 하나 있다면 진정 이후 바로 시험이 종료됐다는 것이다. 자기들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니까 없앤 것이다.

이 곳이 굉장히 폐쇄적인 구조다. 나는 물론이고 직원들도 팀장의 핸드폰 번호를 모른다. 상사의 개인 연락처를 알리지 않는 회사가 세상에 어디 있나? 전화를 하면 매니저가 받고 팀장에게 연결해 팀장이 회사 번호로 연락을 하는 구조다. 대표나 인사팀장을 만나는 것은 물론 연락도 팀장을 거쳐야하고 팀장은 연락을 차단한다. 대표를 볼 수가 없다. 이렇게 폐쇄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뭔가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기자 주: 지난 5일 인권위 진정 기자회견 직후 본지는 웹젠드림과 통화를 시도했지만 웹젠드림 측은 이메일 주소를 알려주며 이 곳으로 메일을 보내라는 말을 전했다. 이에 본지는 사실 여부를 알려달라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지만 16일 현재까지도 답변은 물론 수신확인조차 되지 않고 있다. 이번 진정을 함께 한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측도 "전화 통화가 되지 않아 진정을 먼저 했다"고 전했다.)

-장애인고용공단도 이번 진정에 포함됐다.

앞에서 말한 대로 제소를 해도 아무런 개선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공단이 진정 후 수습을 위해 전수조사를 한답시고 아이들에게 전화를 해 '폭언했냐?' '맞았냐?' 를 자꾸 물어보는데 전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이런 식으로 말한다면 아이들이 속마음을 어떻게 말하겠는가? 이런 식으로 조사해서 '학대가 없었다'라는 결론을 내려고 준비하는 것이다. 공단에 '이걸 대책이라고 하느냐'라고 하니 '시켜서 하는 것이고 자세한 건 담당자에게 전화하라'는 식의 답이 나왔다. 공단은 장애인 취업을 실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취업만 많이 시키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번 문제가 앞으로 어떻게 마무리되길 바라는지

문제를 일으킨 팀장과 매니저에게 처벌이 필요하다. 법적 처벌이 어렵다면 최소한 웹젠이 파면을 시켜야하고 대표와 관련자들이 공식적으로 사과를 해야한다.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도 있어야겠지만 그건 차후의 문제고 제도적인 정비가 우선되어야한다고 본다. 국회에도 관련 법안 입법을 제안하고 있고 긍정적인 답변을 받기도 했다.

장애인 사업장의 경우 장애인들을 잘 아는 사회복지사들을 의무적으로 채용해야하고 부모 대표, 직원 대표, 사측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를 두 달에 한 번씩 의무적으로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웹젠드림은 이를 모두 지키지 않았고 사실상 자율화에 맡기다 보니 이런 일이 생기고 있다. 이 두 가지가 의무적으로 이루어져야한다.

이 문제는 나와 내 아이가 그만두고 나갈 일이 아니다. 개선해야하는 일이다. SW

ldh@economicpos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