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평가, 다시 시작된 ‘탈원전 흔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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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평가, 다시 시작된 ‘탈원전 흔들기’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0.10.2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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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경제성 낮게 평가”
국민의힘 ‘탈원전=국정농단’ 프레임 정쟁화, 원전 건설 재개 주장
환경단체 “경제성만으로 타당성 판단 안 돼, 폐쇄는 당연”
월성 1호기. 사진=뉴시스
월성 1호기.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감사원이 지난 20일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에 대해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폐쇄 결정 자체를 번복하는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지만 야당은 이번 결정에 대해 '탈원전은 국정농단'이라며 정쟁화를 하고 있고 청와대는 탈원전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환경단체들은 폐쇄 결정에 문제가 없다고 나온 만큼 나머지 원전도 폐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감사원은 이날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 감사보고서를 통해 조기폐쇄 결정 과정에서 계속가동의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다고 발표했다. 결정 당시 전망단가가 낮게 산출되고 가동중단에 따라 한국수력원자력이 가동중단에 따라 감소되는 월성본부나 월성1발전소의 인건비 및 수선비 등을 적정치보다 과다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했다는 것이다.

이 발표가 나온 직후 국민의힘은 "원칙을 무시하고 근거도 없이 추진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실질적 사망선고"라며 문 대통령이 '탈원전 정책'을 즉시 중단하고 사죄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윤희석 대변인은 "한수원에 대한 산업부의 압력, 산업부 장관의 눈감아주기, 자료삭제 지시 등 감사원 감사를 방해하기 위해 너무나 많은 비위 행위가 있었음에도 감사 결과는 진실을 말해줬다. 이제 탈원전 명분은 사라졌다"고 말했다.

또 국민의힘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시작된 탈원전 정책이 국정농단이었음에 자신이 임명한 감사원에 의해 드러났다. 탈원전 정책이 사형선고를 받은 만큼 문 대통령은 사회적 갈등, 경제적 부담, 에너지 정책 혼란에 대해 국민 앞에 사죄해야한다. 아집과 독선으로 중단된 신한울 3,4호기도 즉시 건설을 추진해야한다"며 탈원전을 '국정농단'으로 규정하고 원전 건설을 서둘러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회 산자위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21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산업부 장관, 한수원 사장이 일관되게 안전성과 지역수용성에 문제가 없다고 하기에 조기폐쇄의 주요인이 경제성이 없다는 것이었고 조작된 근거로 조기폐쇄 결정이 내려졌다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면서 "월성1호기는 이미 연장운행 허가를 받아 7000억원의 비용을 들여 운행준비를 해오고 운행해오던 발전소다. 이를 조기폐쇄하기 위해 이 정부가 꺼낸 카드가 경제성이 없다는 것이었는데 거짓이었다는 게 드러났다면 결국 국민을 속인 것이고 국민에게 피해를 입힌 것"이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감사원의 감사 결과는 일부 절차 미흡에 따른 기관경고와 관계자 경징계에 불과하고 월성 1호기 폐쇄 결정이 잘못됐다거나 이사들의 배임과 같은 문제는 전혀 지적되지 않았다. 통상적 감사에 불과한 것을 마치 에너지전환 정책의 심판대인 양 논란을 키웠다"며 맞섰다. 신영대 민주당 대변인은 국민의힘을 향해 "그저 정쟁을 위해 탈원전 정책 폐기를 제1의 에너지 정책으로 내걸고 틈만 나면 가짜뉴스를 만들어 국민을 현혹할 것이 아니라 세계 에너지 정책의 변화를 직시하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에너지전환에 동참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정의당 역시 "이번 결과는 월성1호기 폐쇄를 번복하는 결정이 아니다"라면서 불필요한 공방을 하지 말아야한다고 주장했다. 조혜민 대변인은 "이번 감사는 '경제성'에 국한된 감사였기에 정치권이 불필요한 논란과 공방을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정치권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발표 전에 이미 법원에서 월성 1호기 폐쇄 판결이 났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한다. 국민의힘은 이번 결과를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쟁거리로 간주해 무의미한 이전투구를 벌여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감사 결과에 탈원전 정책이나 조기 폐쇄가 옳으냐 그르냐가 없기 때문에 탈원전 문제를 다시 검토해야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인 측면이 있다. 국회가 이런 주장을 한다는 것 자체 그리고 감사원으로 공을 넘기면서 탈원전 정책을 심판한다는 것 자체가 좀 이상한 일이라고 본다. 문제점이 나온 것은 시정해야하지만 감사원은 정책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기관이 아니기에 탈원전 정책과 연결시키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환경단체들은 감사원이 '경제성'만으로 타당성을 판단하면 안된다며 월성1호기 폐쇄 및 나머지 원전의 폐쇄를 요구하며 정부가 탈원전에 박차를 가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20일 기자회견에서 "감사원이 진정 월성1호기 문제를 제대로 보려면 사업자인 힌국수력원자력이 안전과 주민피해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경제성 평가의 타당성만을 따져서는 안된다. 월성1호기가 지난해 12월 영구정지되면서 주민들의 삼중수소 검출량이 조금 줄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주민들은 방사능과 사고 위험에 항시 노출된, 불안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고려한다면 월성1호기 폐쇄는 너무나 정당하다"면서 감사원이 안정성, 지역수용성의 문제들도 감사를 진행했어야한다고 밝혔다.

녹색당은 20일 논평에서 "30년 설계수명이 다 된 월성 1호기에 6000여억원의 비용을 들여 2022년까지 수명연장을 시켰지만 2018년 6월 조기폐쇄를 결정하기 전까지 3년 이용률이 60.4%, 57.5%, 40.6%에 불과했고 매년 이용률이 현저히 감소하는 추세였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성을 따지는 것 자체가 억지이며 한수원과 산업부가 조기폐쇄를 결정한 이유는 탈핵이 아니라 오로지 경제성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야당이 폐쇄가 잘못됐다고 우기는 것은 핵마피아와 결탁한 정치세력이 핵산업도 보호하고 탈핵반대를 정치적 구호로 이용하기 위해서일 것이고 그런 생각에는 시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을 것"이라면서 문재인 정부가 1호기는 물론 나머지 2, 3, 4호기도 폐쇄해야한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감사원의 감사 결과는 경제성에 한정된 것일 뿐, 중요 사항인 주민들의 안전 문제와 발전소의 안전성 등이 제외되어 큰 의미가 없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보수 야당과 보수 언론이 이를 '탈원전의 문제'로 규정하며 탈원전 목소리를 차단하려하고 있어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흔들림없이 추진될 수 있을 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원전을 더 건설해야한다'는 주장과 이를 '핵마피아와의 결합'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맞서는 가운데 지구 환경 문제와도 연관이 된다는 점에서 탈원전 정책 지속 여부가 더 중요한 사항이 됐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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