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화 박사 펀 스피치 칼럼] '코로나 블루'가 의심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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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화 박사 펀 스피치 칼럼] '코로나 블루'가 의심될 때
  • 김재화 언론학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 승인 2020.10.29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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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 블루 극복을 위한 대응전략 세미나'. 사진=뉴시스
지난 6월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 블루 극복을 위한 대응전략 세미나'. 사진=뉴시스

[시사주간=김재화 언론학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달리다 보면 빛이 들기 시작하다가 이윽고 바깥 풍경이 보이는 것이 터널입니다만, 코로나19는 끝이 없는 어둡고 긴 굴 같습니다.​

마스크 땜에 나를 상대가 잘 모르고 나도 다른 사람을 쉽게 알아보지 못합니다. 서로 몰라 놓치거나 말하기 귀찮고 싫다보니 발음이 불분명하고 표정 못 섞어 쉬운 말도 데데 거리다 지쳐 마침내 짜증이 나버리는 일이 많습니다. 방송에서 나오는 방역지침을 따르자면 악수도 금하고 있는데요, 새로 사귄 연인들 키스나 다른 스킨십은 어쩌란 말인지 대략 난감합니다.​

가장 큰 고통, 저도 겪습니다만, 일 없어 빠진 무력감입니다. 베짱이처럼 기타 치며 놀지도 않고 오히려 개미처럼 모은 거 같은데, 창고 속이 텅 비었습니다. 주머니의 그 시베리아 찬바람이 돈 드는 곳은 애초에 기피하라고 윙윙 댑니다.

모두 나를 경계하는 것 같습니다. 실은 내가 먼저 남을 경계하는데 말이죠. 이런 사태가 계속 이어지면서 덩달아 우리 몸과 마음은 우울, 불안으로 가득차고 있습니다.

​이게 이른바 ‘코로나 블루’, 코로나 우울증이라고 합니다. 가장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사람들과 많은 관계를 맺고 살아가야 하는데, 이 고약한 바이러스가 사회적 관계를 모두 깨버려 생긴 사태죠.

​기분이 팍 가라앉고, 평소에 잘 하던 일이 흥미가 뚝 떨어지고, 말 뿐 아니라 행동도 느려지고, 음식들이 정나미가 떨어지듯 입맛도 사라집니다. 피곤하고 잠을 잘 못 자니 축 늘어지는 것은 당연하고, 작은 실수나 실패에도 절망감이 들고 자책감이 크게 듭니다.  

​아, 그래도 다행인 것은 우울증이 말을 해온다니 그걸 알아차리고 대처를 해야 합니다. <나는 괜찮을 줄 알았습니다>라는 책을 보면 큰 도움이 될 거 같습니다. 전 부리나케 읽었습니다.

독일의 심리치료사 ‘노라 마리 엘러마이어’가 쓴 것인데요, 본인이 직접 번아웃과 우울증을 겪은 환자 체험과 심리학 전문가로 쌓아온 풍부한 경험과 전문 지식을 담담하면서도 생생하게 풀어놔 이해가 쉽고 재밌기까지 했습니다.

코로나 블루, 이 우울증은 우선 말을 없애버리거나 거칠게 만들어버립니다. 걸핏하면 고함을 치게 됩니다. 화산처럼 폭발하는 순간인데, 이 정도 소리는 왜 못 외치느냐며 자기 합리화를 하면서 무섭게 큰 목소리를 냅니다.

“야, 내가 찍먹 한다고 했지 언제 부먹 한다고 했니? 왜, 왜 탕수육소스를 딥다 부어버린 거야?!”
“집에서 나와 거의 전철역까지 왔는데, 마스크를 안 갖고 온 거야. 집에 가서 다시 갖고 오느라 좀 늦었다. 편의점서 새로 샀으면 되는 거 아니냐구? 야, 집에 마스크가 100년 사용분은 있는데, 왜 또 사니, 왜 왜 왜?!”
“아니 재채기 좀 했다고 사람을 경멸하듯 쳐다보다니! 코로나 기침하고 단순 재채기가 같니? 같으냐고?!”

이런 정도의 말을 목소리 높여서 했으면 코로나 블루를 만났다 생각해야 합니다.

​방귀를 뀌었는데 곁의 사람이 코를 막았다 합시다. 미안하단 말은 않고 “냄새가 났어? 그런 불량 마스크로는 코로나19 막을 수 없어!!” 떼를 써도 유분수지요!

최근 들어 악~ 고함을 치고 싶거나, 화산처럼 폭발하기도 하고, 절벽으로 떨어지는 느낌이 났다면 코로나 블루를 의심해야 합니다.

​단 우울한 기분을 너무 무시하거나 억압하려 들지 말고 자기 안으로 들여서 나도 말을 해주고 코로나 우울증이 내게 건네는 말도 귀 기울여줘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마음의 감기이니 다독거리면 금방 지나갈 겁니다. SW

erobian2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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