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칼럼] 한 번 화를 내니 천하백성이 편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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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류칼럼] 한 번 화를 내니 천하백성이 편안해진다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20.11.0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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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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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일노이안천하지민(一怒而安天下之民)’이란 말이 있다. 맹자와 제선왕이 나누는 대화에 나오는 말이다. 맹자가 왕도정치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 왕이 이렇게 응대한다.

“저에게 왕도정치를 펼치지 못할 병폐가 하나 있습니다. 제가 용(勇)을 좋아합니다.” 이 말은 자신이 남에게 이기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인의와 도덕적 교화를 통해서 순리대로 정치를 하는 것이 어렵다는 의미다.

맹자가 받아쳤다.

“괜찮습니다. 단 작은 용기(小勇)만 쓰지 않으시면 됩니다. 작은 용기란 상대를 위협하듯 날카로운 칼을 만지작거리면서 ‘저 놈이 감히 나를 어떻게 감당하겠는가’ 하며 노려보는 것으로 필부지용(匹夫之勇)입니다. 한 사람을 적으로 두고 하는 짓이지요.

(중략)

그러면서 맹자가 예를 들어 말했다.

“문왕(文王)이 한번 성이 나서 화를 내니 천하 백성이 편안해졌습니다.(一怒而安天下之民) 왕께서는 큰 용기(大勇)을 가지십시오.”

여기서 큰 용기는 백성을 편안하게 만드는 분노다.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은 성을 자주 내서는 안된다. 정말 성을 낼때는 백성을 편안하게 만들 정도의 값어치 있는 성을 내어야 한다. 졸장부처럼 “저 놈이 감히 어찌 나를 어떻게 감당하겠는가”하면서 혈기만 부리며 자꾸 성을 내게 되면 백성들은 불안해 하고 손가락질 하게 된다. 문왕은 인의와 덕으로 나라를 다스리다가 정 못참으면 한 번 크게 화를 내어 해결했다.

요즘 일부 힘 있는 사람들이 성을 자주 내는 걸 보게 된다. 칼자루를 쥔 사람들이 힘없는 사람을 향해 소리를 버럭 질러대거나 밥 먹듯 거짓말을 하고도 오히려 더 당당한 태도는 볼썽사납다. 더군다나 국회의원은 그 지역 주민 나아가서는 대한민국 전체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이다. 청와대나 내각에 있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그런 사람이 마이크 앞에서 화를 내는 것은 국민들에게 화를 내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런 사람은 욕심이 과해서 그렇다고 성인들은 전한다. 욕심이 게거품처럼 보글거리는 자는 어디 한 쪽에 기대어 강아지처럼 낑낑 댄다. 시도때도 없이 짖어대는 개는 별 볼일 없다. 사실 성깔 깨나 있다고 하는 사람들은 자세히 들여다 보면 보통 사람 보다 더 허약하고 불쌍하다. SW

jj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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