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코로나 속 주요 기업 실적 분석 ㉒ 석유
상태바
[기획] 코로나 속 주요 기업 실적 분석 ㉒ 석유
  • 오영주 기자
  • 승인 2020.11.09 15:41
  • 댓글 0
  • 트위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 여파에 상반기 국내 정유 4사 5조원대 영업적자 기록
4분기에도 전망은 먹구름...수요 점차 회복세지만 코로나 재확산 '변수'

[시사주간=오영주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업계 별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석유 업계는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낮은 정제마진, 저조한 정유설비 가동률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 국내 정유 4사는 이미 올 상반기에 5조원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자료 출처 = 통계청

통계청이 6일 발표한 ‘3분기 제조업 국내공급동향'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국내외 이동이 줄어들면서 유류 소비가 감소한 영향 등으로 석유정제는 전년 동기 대비 10.8% 감소했다. 이는 2010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감소폭이다. 또한 10월 수출현황을 품목별로 살펴보면, 석유제품(-50.1%)과 석유화학(-14.2%)의 부진이 계속됐다.

자료 출처 = 통계청

겨울철 성수기가 다가오는 4분기 실적도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낮은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등의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국제유가의 경우, WTI(서부텍사스산 원유) 기준 올해 2분기 평균 28달러에서 3분기 40.92달러로 올라섰으나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와 미국 대선 등의 여파로 4분기에는 8일 기준 30달러 중후반대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다행히 3분기 국제유가가 2분기 보다 반등하면서 저유가일 때 구입한 원유 비축분의 가치가 올라 상반기보다는 적자폭을 줄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코로나19가 유행하며 글로벌 경기 침체가 나타나고, 이동 제한 조치가 취해지면서 전체적인 석유소비는 작년에 비해 8~10%정도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시장에 초과공급이 나타나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업계 전문가는 말한다.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 등 비용을 뺀 가격인 '정제마진'도 좋지 않은 상태다.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월 평균 기준 올해 3월까지 플러스를 나타냈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급락하면서 7월까지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10월에는 평균 배럴당 1.58달러를 기록하며 전월보다 상승했지만 수익성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가동률 추이는 1월 83.8%를 고점으로 지속 하락세를 보이다가 4월에는 코로나19 여파로 74%대까지 떨어졌다.  9월에는 72%대로 더욱 하락했다. 또 올해 세계 석유 수요는 코로나 영향으로 전년 대비 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요 자체는 최악을 지나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코로나 재확산 등으로 경기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될 전망이다.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9일 "2021년 국제 유가는 점진적인 수요 회복과 상반기 재고 소진으로 상저하고의 흐름이 예상되며 연평균 배럴당 45달러(WTI 기준)를 전망한다"면서 "올해 급락했던 정제마진 휘발유, 경유 중심의 운송용 마진 회복으로 배럴당 3.2달러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이지만, 휘발유·경유에 비해 항공유는 마진 개선폭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 SK 이노베이션, 영업손실 300억원에도 석유사업은 흑자

SK이노베이션은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3분기 약 300억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시황 악화로 화학사업은 적자 전환했지만 같은 기간 석유사업은 흑자로 돌아섰다

K이노베이션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8조4천192억원, 영업손실이 29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0일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1.5% 줄었고, 영업손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직전 분기인 지난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조2천196억원(16.9%) 늘었고, 영업손실 폭도 4천107억원 줄었다.

사업부문별로 살펴보면, 석유사업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4천715억원 늘어난 386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했다. 윤활유사업은 원가 상승으로 인해 마진이 줄어들었음에도 수요 회복에 따라 북미·유럽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증가, 전 분기보다 332억원 늘어난 70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석유개발사업은 전 분기보다 62억원 늘어난 180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며 매출은 직전분기 783억원에서 3분기 1천276억원으로 크게 회복됐지만, 변동 비용 상승 등으로 영업이익 개선폭은 제한됐다.

◇현대오일뱅크, 3~4분기 연속 영업흑자 기록 ‘비(非)정유사업’이 정답

현대오일뱅크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3·4분기 매출 3조3277억원, 영업이익 352억원으로 유일하게 2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5조3040억원) 대비 37.3% 감소했지만, 직전 분기(2조5517억원)에 비해선 30.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도 지난해 동기(1578억원) 대비 77.7% 감소했지만, 직전 분기(132억원) 대비 166.7% 증가했다.

2분기 연속 흑자를 낸 요인으로는 비(非)정유사업에서 선전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또한 "경제성 높은 초중질원유 투입 비율을 높이고 제품 생산을 최적화해 마이너스 정제마진이 지속되고 있는 정유사업에서의 손실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또 혼합자일렌을 주로 생산하는 자회사 현대케미칼은 원료다변화를 통한 원가경쟁력 강화로 36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카본블랙을 생산하는 현대오씨아이와 상업용 유류터미널인 현대오일터미널도 각각 62억원과 37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SW

oyj@economicpost.co.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