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찰부 아는 선배 있다” 육군 3사단, 부조리 신고 장교 색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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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찰부 아는 선배 있다” 육군 3사단, 부조리 신고 장교 색출
  • 현지용 기자
  • 승인 2020.11.1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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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다 쓰러져도 괜찮다“, 관물대 불시 뒤집던 육군 3사단
신임 대대장, 부조리 적은 ‘마음의 편지’ 투고 장교 색출
인사평정 불이익 압박 “난 처벌 없다. 큰 코 다친다“
1대1 호출 면담 “녹음파일 내놔”...센터 상담 장교까지 추궁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시사주간=현지용 기자] 육군 3사단에서 신임 대대장이 부대 내 부조리를 투고한 장교를 인사압박까지 가하며 색출하려한 실태가 드러났다. 3사단은 만취한 대대장이 병사 수백명을 한밤중 얼차려 시키고 병사 관물대를 불시점검하는 등 군인 인권 침해 이력이 깊어 논란이 예상된다.

18일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육군 3사단 71포병대대 A 대대장은 지난 6월 말부터 약 5개월 동안 ‘마음의 편지’로 상급부대에 자신의 비위에 대해 신고한 장교들을 색출하려 했다. 지난 6월 말 사단 집체교육 과정에서 사단 감찰참모 주관 하에 이뤄진 근무여건 보장 및 부조리 유무 설문조사 이후, 해당 대대장이 그 결과를 갖고 신고자 색출에 나선 것이다.

육군 3사단은 지난 3월 11일 부대 진단 명목으로 빈 병사 생활관을 불시점검해 관물대 자물쇠를 무단 해체하고 병사 짐을 뒤지는 등, 장병 인권 침해 논란을 받은 바 있다. 특히 3사단 71포병대대는 당월 만취한 대대장이 한밤중에 병사 300명을 얼차려 시키며 제세동기가 있으니 (뛰다) 쓰러져도 괜찮다”고 폭언·가혹행위를 한 부대다. 이번 마음의 편지 신고 장교를 색출하려한 A 대대장은 해당 얼차려 가혹행위로 보직 해임된 전임 대대장의 뒤를 이은 신임 대대장이다.

A 대대장은 설문지 제출 이후 대대장실에 장교들을 집합시키며 “불만·애로사항이 있으면 나에게 말하거나 지휘계통 따라 (나에게) 보고하면 되지, 왜 사단 감찰부에 말하느냐. 나도 감찰부에 아는 선배 있다. 쓰면 모를 줄 아냐”며 인사평정 불이익 압박 및 휘하 장교들에 1대1 면담으로 신고자를 색출하고 나섰다.

지난달에는 초급 장교들을 집합시켜 “마음의 편지 워터마크도 지워서 썼던데 아주 치밀한 친구다”, “이런 건 (프린트가 아닌) 자기 글씨로 써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하는 등 노골적인 색출 의지까지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A 대대장은 동월 29일 군인권센터에 상담한 것으로 추정되는 장교까지 호출해 해당 장교에게 휴대폰 및 녹음 여부, 녹음 파일 제출 등을 대놓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장교들 사이에서 네가 신고했다는 것처럼 와전되어 소문이 돈다. 누가 유언비어를 퍼뜨려서 너를 음해하려는 거 아닐까”라거나 “외부기관에 신고하는 거 잘못된 거다. 남자 대 남자로 신고 안 한다고 약속할 수 있나”, “난 처벌 받을 거 없어, 너 정말 큰 코 다친다”라는 강한 협박까지 가했다.

군인권센터는 A 대대장의 행태와 3사단 감찰실의 신고자 보호 의무 유기에 대해 군인복무기본법 및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위반을 근거로 강력히 비판했다. 센터는 “병사 가혹행위와 관물대 불시점검으로 언론에 문제가 제기됐음에도 신고자 색출 시도까지 해 사단 지휘부는 장병 인권 보호 의지가 없는지 의심스럽다”며 “해당 대대장과 감찰실에 즉각 보직해임 등 엄중 처벌을 요구한다. 수많은 사건·사고 사례로 미뤄 볼 때, 신고 체계 무력화는 곧 사건·사고로 이어지는 심각한 문제”라 말했다. SW

hj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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