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게 무슨 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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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게 무슨 쇼인가
  • 시사주간
  • 승인 2020.12.17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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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장렬하게 산화했다”는 소리를 듣고 싶었던 것일까. 윤석열 검찰종장의 징계 절차가 마무리되자 추미애 법무장관이 그만두겠다고 한다. 대통령은 “추 장관의 추진력과 결단이 아니었다면 공수처와 수사권 개혁 등 권력기관 개혁은 불가능했다”며 “시대가 부여한 임무를 충실히 완수한 점 감사하다”고 평가했다.

미련한 국민들은 이게 무슨 쇼인지를 잘모르겠다. 시중에선 벌써 “2개월 정직 힘빼기 후 공수처로 옭아맬 것”이란 이야기가 나돌았다. 그대로 들어맞는 상황이다. 참으로 우스운게 추 장관의 사의표명이다. 추 장관을 받들던 호위무사들이며 완장 찬 일부 정치검사와 마지 못해 들러리 선 일부 징계위원들은 또 무슨 꼴인가. 검찰총장을 쳐 낸 대의(大義)를 만들고자하는 속셈이라면 참으로 허망하다. 물귀신 작전을 펴 같이 빠져 죽음으로써 반발자들의 입을 막자는 것이라면 더욱 맥 빠지는 일이다.

윤 총장을 몰아내기 위한 일회용 땜질 장관이었다면 추 장관 입장에선 모욕적이다. 그러나 그게 맞다면 기막힌 작전이 아닐 수 없다. 대학 때부터 정치판을 쥐어다 놨다 하면서 다져온 386의 지략이 빛나는 대목이다.

하지만 국민 모두가 ‘개나 돼지’가 아닌 이상 온갖 불법적 행동과 기기묘묘한 무리수를 두어가면서 호신용 공수처를 만들고 검찰총장의 사지를 잘라버린 일을 모를 수는 없다. 이 정부는 이미 법원, 검경, 일부 언론, 각종 시민단체 심지어 일부 종교단체까지도 사냥개와 애완견으로 만들었다. 이 정부의 막가파식 권력이 무서워 겁이 나는 사람들은 당장은 숨죽이며 쉬쉬하더라도 지난 어느날(1979년 10월 4일) 김영삼 신민당 총재의 의원직 제명처럼 이 사건이 가슴에 각인돼 있을 것이다.

대통령이 진정 “검찰이 바로 서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혼란을 일단락 짓고 법무부와 검찰의 새 출발을 기대한다”면 윤 총장을 원래의 자리로 되돌려 놓는 것이 상책이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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