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칼럼] ‘건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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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류칼럼] ‘건달정부’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20.12.22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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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황채원 기자
사진=황채원 기자

[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한 국가의 정부를 ‘건달’ 이라고 부르는 일은 충격적이다. 1995년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라는 책을 써 당시 보수진영에 크게 한 방 먹인 바 있는 데다가 진보세력들이 높이 떠받드는 홍세화 씨가 한 말이라서 더욱 그렇다.

홍 씨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현 정권의 핵심부에 있는 586운동권을 향해 “제대로 공부를 한 것도 아니고 실제로 돈 버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도 모르는 민주건달”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보수는 보수가 아니듯, 진보도 진보가 아니다”며 “분단체제에서 수구세력, 즉 극우적인 반북 국가주의자들이 보수를 참칭했고, 반일 민족주의를 앞세운 자유주의 보수세력이 진보를 참칭한 것”이라고 했다. 건달에도 민주건달이 있고 반민주 건달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홍 씨 같은 진보진영 원로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 더욱 긴장감을 높인다.

입을 잘 열지 않던 원로배우 최불암 씨도 어제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모든 국민이 불안하게 대통령을 바라보고 있다”고 했다. 또 “마음속 말을 바깥으로 꺼내지 못하는 분위기가 됐으며(중략), 민주화 이후로 지금까지 다른 정권 시절에는 느껴보지 못한 불안감이 있다”고도 했다.

'5·18 역사왜곡처벌 특별법'에 대한 시(詩) "나는 5·18을 왜곡한다"는 를 쓴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는 “내가 중요하게 보는 건 지금 대한민국이 민주나 자유가 크게 후퇴하는 '역사 퇴행 현상'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법에 의한 통치'가 아니라 '법을 이용한 통치'가 행해지고 있다" 고 비판했다.

김경률 민주주의21 공동대표도 “문재인 정권은 오직 권력과 이권에 따라 움직이는 뒷골목 깡패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문재인 정부에 "조폭 문화가 생각났다"고 했었다. 충신에서 졸지에 역적으로 몰려 마녀사냥 당하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도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왜 이런 말이 이른바 민주정부라는 체제 하에서 자주 나오는 것일까.

그러고 보니 진짜 민주화 운동에 헌신한 사람들은 명예와 돈을 팽개치고 뒤로 물러나 있다. 사이비들이 설치며 무슨 보상을 하라, 무슨 말은 하지 말고, 무슨 짓은 하지 말라는 무서운 법을 만든다. 똑같은 시위를 해도 일부 국민은 ‘살인자’가 되고 ‘토착왜구’가 된다. 이들의 이 같은 횡포를 보면 민주화 운동을 한 목적이 무엇 때문이었는가 하는 의심이 든다. 지난 세월에 대한 보상 때문이었다면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과거 독립투사들을 보라. 진짜 독립투사들은 “나라를 위해 일한 것 뿐”이라면서 세속의 욕심을 뿌리치지 않던가.

우리 국민들은 홍 씨의 말처럼 “문재인 대통령이 왜 집권했는지 잘 모르겠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 때보다 뭐가 나아졌는지 모르겠다. 우리의 일상은 과거 정부와 다름 없이 흘러가고 계층간·지역간 차별, 부동산 폭등 등은 또 다른 모습으로 변질돼 우리를 옥죄고 있다. ‘민주화’가 나라를 세운 대단한 공을 세운 것도 아닐진데 큰 벼슬자리를 대부분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욕심은 끝이 없다, 노동 계층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그것도 힘이 있는 노동자에 한해서다. 이미 권력이 된 노동계는 약자 편이 아닌지 오래됐다. 약자들은 더욱 쇠약해져 간다.

아래는 ≪나는 빠리의~≫의 문장들이다. “어떻게 잊을 수 있겠습니까? 당신이 권력을 잡았을 때 그 많은 사람들이 품었단 찬란했던 희망을. 당신은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자유롭고자 하는 사람을 제거함으로써 '자유'를 없앨 수 없다는 것을. 인간의 역사란 다름 아니라 '자유'를 쟁취하고자 한 것이었습니다.”

“자신의 진실된 모습도 알지 못하고 사는 삶, 자신이 단지 반쪽일 뿐이라는 것도 모른 채, 게다가 그 나머지 반쪽을 마음껏 증오하면서 사는 삶, 그것은 실로 무서운 일이었다.” SW

jj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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