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 지금 안해도 결국은 '시간문제'?
상태바
담뱃값 인상, 지금 안해도 결국은 '시간문제'?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1.01.29 14:46
  • 댓글 0
  • 트위터 414,72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복지부 "OECD 평균 가격으로 건강증진부담금 인상, 10년 계획"
재난지원금 세수 마련 등 '증세' 위한 카드로 사용할 수도
흡연자 감소효과 미비, '세금 떠안기기' 비판 존재
사진=시사주간 DB
사진=시사주간 DB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정부가 담배와 술의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에 보건복지부는 물론 정세균 국무총리도 "담뱃값 인상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히면서 일단 담배와 소주값 인상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복지부가 밝힌 계획에 담뱃값 인상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겨 있고 정부도 재난지원금 등으로 인한 세금 손실을 메워야하는 상황에서 사실상 '시간문제'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8일 '정부가 담배에 부과하는 건강증진부담금을 올려 담배가격을 8000원선으로 인상할 계획이며, 술을 살 때도 소비자가 건강증진부담금을 내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는 언론의 보도가 나오면서 담배와 소주 가격이 곧 인상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서울시장에 출마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서민들은 코로나19로 먹고 살기 힘든데 이 와중에 담뱃값과 술값마저 올린다고 하니 참 눈치도 없고 도리도 없는 정부"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가 "담배가격 인상과 술에 대한 건강증진부담금 부과는 현재 고려하고 있지 않으며 추진계획도 없다"고 공식입장을 밝혔고 정세균 국무총리도 "정부는 전혀 고려한 바가 없으며 추진 계획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히며 인상 논란은 일단락됐다. 정세균 총리는 "담배와 술은 많은 국민들께서 소비하고 계시는 품목으로 가격문제 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충분한 연구와 검토가 필요하며, 신중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야할 사안으로 단기간에 추진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담배와 술 가격이 오른다는 말이 나온 이유는 지난 27일 발표된 '제5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 내용 때문이다. 이 계획에 따르면 금연을 위해 담배의 정의를 '연초의 잎으로 제조'에서 '연초 및 합성 니코틴을 원료의 전부 또는 일부로 하는 담배와 전자담배 기기장치'로 확대하고 광고없는 표준담뱃값의 도입과 함께 'WHO가 발표한 OECD 평균 담뱃값 수준으로 건강증진부담금 인상'이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OECD 평균 담뱃값이 우리 돈으로 7000원 수준임을 감안한다면 이 금액에 맞추기 위해 건강증진부담금 인상을 빌미로 담뱃값을 올리겠다는 내용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여기에 브리핑의 내용에도 담뱃값을 올리겠다는 뉘앙스의 발언이 나오면서 논란이 커졌다. 27일 브리핑에 나선 이스란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담뱃값이 OECD 평균은 1갑당 7달러인데 우리나라는 4달러 정도다. 담뱃값 안에는 세금도 있고 건강증진부담금도 포함되어 있다. 국회에 건강증진부담금을 인상하는 법안이 상정되어 있는 등 10년 안에는 부담금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이를 바탕으로 언론에서 담뱃값 인상과 더불어 술에도 건강증진부담금을 물리겠다고 했다는 기사가 나온 것이다.

이스란 국장은 28일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와의 인터뷰에서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폐해가 있으니 금연 관련해서 가격 정책으로 이런 게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위원회의 의결이 있었고 그 이야기를 한 것이며 (브리핑에서) 설명하면서도 '계획이 지금 없다, 복지부는 코로나 대응에도 굉장히 바쁘다.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말씀드렸는데 언론에서 (담뱃값을 올린다고) 보도가 되어 조금 당황스러웠다"면서 "OECD 수준으로 올리는 것은 종합계획 안에 방향성으로는 있으며 이것은 10년 계획이다. 올릴 계획이 없으며 술값은 부담금을 부과하는 품목이 아니다. 술값은 오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가 '계획 없다'를 발표하면서 언론의 가격 인상 보도는 일단 오보로 밝혀졌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담뱃값의 인상은 불가피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복지부가 비록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했지만 10년 계획으로 OECD 수준의 담뱃값과 건강증진부담금의 증가를 명시하고 이를 통해 '금연'을 이루어내겠다고 밝힌 만큼 담뱃값 인상의 여지는 분명히 남아있다. 여기에 재난지원금 지급 등으로 세수가 부족해질 경우에 대비해 국민들에게 '증세'를 직접 제안하기보다는 담배, 술 등의 인상을 통해 조금씩 증세의 폭을 넓힐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담뱃값 인상으로 인한 흡연자 감소가 '반짝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물가에 미치는 영향, 여기에 정부의 지지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하고 있다. 실제로 2015년 박근혜 정부가 '흡연율을 낮춘다'는 명목으로 담뱃값을 2500원에서 4500원으로 80%나 올렸는데 당해에는 흡연율이 39.4%로 떨어졌지만 다음해 바로 40.7%로 올랐고 판매량도 1년 만에 다시 오르며 흡연율 감소에 실패했다. 특히 담뱃값 인상을 기점으로 박근혜 정부의 지지율이 하락하기 시작했고 이후 이 당시의 지지율을 회복하지 못한 채 지금의 결과를 맞았던 사례가 있다.

이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를 통해 "담뱃값을 이렇게 한꺼번에 인상한 건 서민경제의 입장에서는 있을 수 없는 횡포다. 담뱃값은 물론 서민들에게 부담을 주는 간접세를 내리고 직접세를 적절하게 올려야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언론에서 담뱃값 인상 이야기가 나오자 문 대통령이 '공약을 뒤집었다'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담뱃값의 인상은 단순히 금연 유도, 건강 관리의 문제가 아니라 '증세'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정부의 부담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크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경제 위기가 계속되는 시점에서 담뱃값이 인상할 경우 결국 코로나로 인해 피해를 본 이들이 국가의 손실을 떠안아야하는 상황이 될 수 있기에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담뱃값 인상, 그리고 이를 통한 간접세 인상 문제는 많은 논의와 토론거리를 남기고 있다. SW

ldh@economicpos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