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미얀마의 봄', 국제 사회에 큰 충격 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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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미얀마의 봄', 국제 사회에 큰 충격 주다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1.02.0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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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 '부정선거 의혹' 이유로 쿠데타, 아웅 산 수치 등 구금
'의원 25% 지명, 최고사령관 군 통수권자' 민주화 후에도 군 위세 더 높아
美 제재 압박, 중국과의 관계 등 국제 사회 큰 변화 가능성
2일 미얀마 군인들이 국회의사당으로 통하는 도로를 장갑차와 바리케이드로 가로막았다. 사진=AP/뉴시스
2일 미얀마 군인들이 국회의사당으로 통하는 도로를 장갑차와 바리케이드로 가로막았다. 사진=AP/뉴시스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미얀마에서 지난 1일 군사 쿠데타가 일어나면서 지난 2015년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총선 승리로 일궈낸 민주주의 정부가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NLD가 승리를 거두었지만 군부가 '부정선거'라는 의혹을 제기했고 이 의혹이 이번 쿠데타의 주요인이 됐다. 미얀마의 군부가 다시 국가를 장악하면서 국제사회는 큰 우려를 나타났고 미얀마의 민주주의도 백척간두에 놓여진 상황이다.

미얀마 군부는 1일, 미얀마 최고 지도자인 아웅 산 수치 국가고문과 윈 민 대통령을 체포해 가택연금 상태로 구금했고 군부 소유의 미야와디 TV는 "앞으로 1년간 군부가 미얀마를 장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실권은 지난 2017년 미얀마 내 소수 무슬림인 로힝야족 학살 사건을 주도했던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들은 문민정부의 장차관 24명의 직을 박탈하고 군사정부에서 일할 11개 부처 장관을 새로 지명하는 등 빠른 속도로 군사 정부를 만들어내고 있다.

미얀마는 1962년 네 윈이 쿠데타를 일으킨 후 군사 독재가 계속됐고 1988년 군사 정권이 국민들의 민주화 요구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해 3천여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8888항쟁'이 일어났다. 이 항쟁 이후 다시 군사 쿠데타가 일어나면서 네 윈이 강제 퇴진했고 탄 쉐가 이끄는 군사 정부가 다시 독재를 연장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러나 지난 2015년 아웅 산 수치의 NLD가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군사 독재는 막을 내렸고 문민정부가 탄생을 했다. 하지만 헌법에서 군부가 상하원 전체 의석의 25%를 지명하도록 되어 있고 군 통수권자가 대통령이 아닌 군 최고사령관으로 되어 있는 등 군의 위세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었다.

2017년 로힝야족 학살 사건이 일어나자 국제사회에서 아웅 산 수치가 학살을 방관한 것을 두고 비판이 일었는데 이 역시 군부의 위세가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고 이 때문에 군부의 역습이 '시간문제'라는 전망도 나왔다. 

아웅 산 수치는 8888항쟁 이후 민주화의 지도자로 부각됐으며 군사 정부로부터 피선거권을 박탈당하고 가택연금을 당하는 등 시련을 당해왔다. 이후 국민들의 지지를 받으며 최고 지도자로 부상했지만 다시 군부의 역습을 받아 구금되는 상황을 맞고 말았다.

지난해 11월 열린 총선에서 NLD는 상하원 476석 중 396석을 차지해 압승을 거두었지만 군부는 '대규모 투표 부정이 자행됐다'며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군부는 "선겨인명부가 제대로 작성되지 않는 등 선거관리위원회가 중립적이지 못했다"고 비난했지만 선관위와 NLD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명확한 사실확인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다.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2015년 민간정부가 들어섰지만 군부는 모든 물리력과 엄청난 경제적 부를 독점하고 있는 가장 강력한 세력이다. (군부의 입장은) 국내외의 압력으로 민간에게 정치적인 자유화를 윤허한 것인데 이번 선거마저 아웅 산 수치의 정당이 압승을 거두자 고착화를 우려한 기득권들이 선거 부정을 끄집어내고 그걸 빌미로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사회는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고 특히 미국은 제재를 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이번 쿠데타는) 민주주의로의 전환과 법치주의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다. 미국은 지난 10년 간 민주주의가 진전됨에 따라 미안마에 대한 제재를 철회했는데 이 진전을 뒤집는 것은 제재 법과 당국의 즉각적인 재검토를 불가피하게 하며 그에 따른 적절한 조치가 뒤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미얀마의 민주적 개혁에 심각한 타격이다. 군 지도부가 국민의 뜻을 존중하고 민주주의 규범을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고 영국은 미얀마 대사를 초치하며 억류된 사람들의 안전 보장과 석방을 요구하기도 했다.

특히 미얀마가 미국의 경제제재 해제 등으로 연평균 7%의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중국, 베트남을 잇는 글로벌 생산기지로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쿠데타로 다시 국제 제재가 가해질 경우 미얀마는 물론 세계 경제에도 큰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장준영 한국외대 동남아연구소 연구위원은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일단 미국, EU를 중심으로 한 서방 사회가 미얀마에 대한 고강도 제제를 시작할 것으로 보이고 UN 안보리가 소집될 것이지만 미얀마와 상당한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중국이 반대를 할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 군부가 친중파고 중국도 수출 등 대외전략이 미얀마와 지정학으로 많은 관계가 있기에 미얀마가 미국에 넘어가는 것에 대한 견제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은 쿠데타 직후 다른 나라들과 달리 "우리는 미얀마 각 관련측이 헌법과 법률의 틀 안에서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고 정치와 사회의 안정을 유지하기를 희망한다"는 비교적 부드러운(?) 내용의 입장을 밝혔다.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국제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는 일을 막아야한다는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의 이번 군부 쿠데타는 '완전한 민주주의의 정착'이 없이는 언제든 독재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국제적으로 알려줬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지고 있다. 특히 지난 1960년 4.19 혁명으로 이승만 정부를 무너뜨렸지만 정치의 혼란으로 결국 1년 만에 군사 쿠데타로 인해 군부 독재를 경험했던 우리나라로서는 역사의 반복을 지켜보는 마음으로 이번 사건을 맞고 있다. 바이든 정부의 첫 외교 문제, 중국과의 관계 등 국제적으로 큰 골칫덩이가 된 미얀마의 쿠데타가 국제 정세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 지도 주목된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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