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후보, 넘어가기 힘든 '단일화 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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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후보, 넘어가기 힘든 '단일화 허들'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1.03.0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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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국민의힘 단일화 조건 등 놓고 이견
김진애 '의원직 사퇴' 배수진, 민주당-열린우리당 주도권 대결
'단일화 과정의 피로감' 효과 반감 우려도
지난 2015년 11월 국회에서 열린 '공정성장론-공정성장 3법' 토론회에 당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었던 안철수, 박영선 후보가 참석했다. 사진=뉴시스
지난 2015년 11월 국회에서 열린 '공정성장론-공정성장 3법' 토론회에 당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었던 안철수, 박영선 후보가 참석했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지난 1일 민주당 박영선 후보, 제3지대 안철수 후보가 서울시장 후보로 결정되고 오는 4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결정될 예정인 가운데 야권과 여권 모두 '단일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권은 2일 김진애 열린민주당 후보가 '의원직 사퇴'라는 강수를 두며 단일화 논의에 나섰고 야권은 안철수 후보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여전히 갈등을 드러내면서 후보 단일화 여부가 안갯속에 여전히 갇힌 상황이다.

100% 여론조사를 통해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을 누른 안철수 후보는 1일 승리가 발표된 후 "이번 선거는 야권 전체가 힘을 합치지 않으면 여당을 이기기 힘든 선거다. 원만하고 아름다운 단일화 과정이 필수적이며 누가 몇 번으로 어떤 당이 후보를 내는 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2일 "제3지대 후보로의 단일화로는 서울시장 선거에 이길 수 없다. 과연 (기호) 4번을 가지고 선거 이기겠다고 확신할 수 있나? 나는 그런 확신이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객관적인 기준을 설정하고 거기에 응해야지, 자기 멋대로의 단일화 조건으로는 될 수가 없다. 안 후보는 지지율로 자신이 단일 후보가 될 것이라 착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즉, 단일화는 필요하지만 제3지대 후보가 아닌 국민의힘 후보로 단일화해야한다는 것이 김 위원장의 생각이다.

오는 4일 당 후보를 결정하는 국민의힘은 일단 느긋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성일종 국민의힘 후보는 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후보가 아직 결정이 되지 않았기에 후보가 결정되면 당대당으로 협의가 될 것이다. 3월 18, 19일이 등록일인데 기간적으로 충분한 시간이 있다. 우리 당 후보가 결정되면 과학적인 방법, 여러가지 현실적 문제를 고려해 안철수 후보가 큰 무리 없이 결정할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당은 후보 등록일 이전에 단일화 작업을 빨리 끝내야한다는 입장이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2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단일후보와 관련해 방법이나 질문의 내용 등도 중요하겠지만 속도 역시 중요하기에 늦어도 후보 등록일인 18, 19일 이전에 야권 단일후보가 선출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라면서 "국민의힘 후보 선출 과정에서는 국민의힘으로 단일후보가 되어야한다는 말이 충분히 나올 수 있지만 선출 이후 전체 야권 단일후보를 뽑는 과정에서는 명분이 없는 주장이고 이길 수 있는 야권 후보를 원하는 시민의 요구에 책임감 있게 대응하지 못하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단일화 방법을 놓고도 100% 여론조사로 할지,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 할 지를 놓고도 양당의 의견이 서로 엇갈리고 있다. 국민의당은 제3지대 단일후보, 국민의힘 후보 선출이 모두 '100% 여론조사'로 이루어지는 만큼 야권 단일화 후보도 100% 여론조사로 결정해야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역시 2주간의 시간이 있기에 그 시간 내에 '100% 여론조사'는 물론 다른 안도 포함시킬 수 있다고 밝히며 '제3의 방법'도 있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안철수 후보로 단일화가 될 경우 선거법상 국민의힘이 선거를 도울 수 없고 이럴 경우 제1야당의 존재감을 상실할 수 있다는 점도 단일화를 주저하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신경전이 지속될 경우 단일화가 불발될 가능성이 있고 야권 단일화가 이루어진다해도 과정에서 여러 차례 엇박자를 보였기에 효과가 오히려 반감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2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오세훈 후보가 되든 나경원 후보가 되든 안철수 후보 측과 담판을 해서 아름다운 단일화를 해야하는데 여론조사를 놓고 디테일에서 충돌이 되면 결국 상처가 남을 수밖에 없고 지지층에 균열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밝혔고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센터장은 같은 방송에서 "안철수 대표가 단일화 협상을 하다가 그만둔다면 부정적 평가가 더 심해질 것이기에 스스로 그만두는 일은 이번에는 어려울 것이다. 끝까지 가서 여론조사로 하는 것이 합리적인 방식이기에 국민의힘도 안철수 후보도 다 (후보직을) 던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선을 통해 박영선 후보를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한 민주당도 또 하나의 '단일화 허들'을 넘어야하는 상황이 됐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김진애 열린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가 그것이다. 현재 민주당과 시대전환은 100% 국민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에 합의했지만 열린민주당과는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김진애 후보가 '의원직 사퇴'를 전격 선언하면서 범여권 단일화 주도에 나섰다. 김진애 후보는 2일 기자회견에서 "범민주여권의 단일화는 정치게임만 하는 범보수야권의 단일화와 달라야한다.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함께 승리하려면 충실한 단일화 방식이 필요하고 그 과정을 시민들이 흥미진진하게 여길 수 있도록 해야한다"면서 "(박영선 후보는) 김진애의 사퇴 결단이 헛되지 않도록 부디 공정한 단일화 방안으로 합의되는 리더십을 발휘해달라"고 말했다. 사퇴 기한이 되기 전에 먼저 사퇴를 하면서 단일화를 위한 장기 레이스를 펼치겠다는 것이 김 후보의 전략인 것이다.

이에 대해 김성환 민주당 의원은 2일 KBS 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승리하는 단일화를 위해서는 본인이 국회의원직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서울 시민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는 취지로 일종의 배수의 진을 친 것 같다. 단일화를 하지 않고 완주하겠다는 취지보다는 서울 시민들이 꼭 나와서 투표할 수 있는 단일화, 승리하는 단일화를 하겠다는 취지이기에 후보 등록일 이후에도 단일화 과정이 계속될 것이다. 단일화가 깨지거나 완주하는 등의 일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 후보가 "지금 시대정신은 '국회의원 김진애'가 아닌 '서울시장 김진애'를 원한다"고 말한 만큼 김 후보가 서울시장 선거에 완주하는 등의 방식으로 박영선 후보와 민주당을 압박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야 모두 당선을 위해서는 '단일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단일화 과정에서 계속되는 동상이몽과 이전투구로 인해 이전만큼 본선에서 단일화 효과가 일어날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나오고 있다. 본선으로 가는 길이 험난해지고 이에 대한 시민들의 피로감이 점점 몰려오는 상황이 어떻게 정리될 지 주목된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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