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정치 시작' 윤석열을 보는 시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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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정치 시작' 윤석열을 보는 시선들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1.03.0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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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와 상식 무너지는 것 두고볼 수 없다, 검찰에서 할 일 여기까지"
'윤석열 방지법' 피해 전격 사퇴 "결국 대선 출마한다는 것"
"보수 지지자, 열심히 했다는 것 알아" vs "지지율 거품, 제2의 이회창 황교안 될 것"
지난 4일 검찰총장직을 사퇴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마지막으로 대검찰청 문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4일 검찰총장직을 사퇴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마지막으로 대검찰청 문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지난 4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총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윤 총장의 행보에 대해 여러 예측들이 나오고 있다. 윤 총장이 현재 차기 대선 여론조사에서 '빅3'을 구축하고 있는 만큼 정치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은 가운데 그의 사퇴가 이른바 '윤석열 방지법'을 피해 대선으로 출마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보수층이 윤석열 총장에 대한 지지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과거 대선주자로 부각됐던 인사들이 역량 부족 등을 이유로 대선 출마를 포기한 사례를 거론하면서 윤 총장도 지금의 지지가 서서히 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윤석열 총장은 4일 사의를 발표하면서 "검찰에서 제가 할 일은 여기까지다.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다. 저는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말을 남겼다. 그가 최근 중대범죄수사청 설치에 대해 '직을 걸고 막겠다'는 입장을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밝혔고 사의 표명도 언론을 통해 알리는 등 일종의 '언론 플레이'를 한 점을 두고 윤 총장이 정치를 할 것이라는 예상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윤 총장이 3월 4일에 전격 사퇴를 선언한 것을 두고 '정치적 계산'이 있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해 12월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이 '검사가 퇴직한 후 1년이 지나지 않으면 대선 등 선거 후보자로 등록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은 검찰청법 개정안, 일명 '윤석열 출마 금지법'을 발의했는데 이 개정안대로라면 대선이 열리는 내년 3월 9일 이후에도 직을 유지한다면 대선 출마를 하지 못하게 되기에 이를 피하기 위해 시기에 맞춰 사퇴를 했다는 것이다.

김성회 열린민주당 대변인은 5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선거 1년 전인) 3월 8일에 그만두면 너무 속이 보이니 날짜를 일찍 잡은 것인데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하면 언론이 받질 않고 금요일에 하면 토요판에 못 올라가니 날짜가 안 좋고, 그럼 목요일에 해서 주말까지 이 문제로 왁자지껄하게 하자는 것이다. 최강욱 의원이 발의해서 통과도 안 된 법을 걱정해 딱 목요일로 잡은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검찰 내부에서도 이렇게 빨리 사퇴할 줄 몰랐다는 게 주된 반응이었고 사전에 자신의 거취에 대해 청와대나 정부에 상의하지 않고 임명권자에게 모욕적일 수 있는 시기와 방식을 선택한 것을 보면 재임 기간 동안 해온 모든 것들이 자신이 정치를 하기 위해 검찰 조직을 방패삼고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발언과 정치적 행위를 해 온 것이 아닌가 싶다. 100%라고 본다"고 밝혔다.

반면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같은 방송에서 "윤 총장의 입장에서는 자신을 임명했지만 징계도 한 임명권자와 거취를 의논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고 징계 의결서에 서명을 함으로꺼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신뢰를 거둬들였다고 판단하지 않았나 싶다. 지금 법안이라고 만든 것도 결국 윤 총장의 출마를 못하게 막는, 비상식적인 법을 강행하려는 것이다. 자신들이 막기 위해서는 1년 반, 2년짜리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윤 총장이 1년에 맞춰서 사퇴했다고 생각하진 않고, 여러 상황을 종합해 자신이 결단을 내릴 시점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사퇴 소식이 전해지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필요하다면 윤석열 총장과 힘을 합쳐 대한민국 헌법과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다. 헌법정신과 법치주의를 지키려는 윤 총장님의 앞날을 국민과 함께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5일 언론을 통해 "여권과 각을 세우고 나왔으니, 본인이 어떤 결심을 했는지를 모르지만 야인이 된 건 사실"이라며 윤 총장을 '야당 인사'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줬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5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전직 대통령들을 수사한 윤석열 총장을 보수 지지자들이 대선 후보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윤 총장이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들 수사도 했지만 문재인 대통령 측근에 대한 수사도 굉장히 열심히 했다. 야권 지지자들도 '저 사람이 정치적 성향이 있었던 건 아니구나. 여야든 간에 부정과 비리가 있으면 발본색원하겠다는 기본적인 마인드로 수사를 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지금 대검찰청 앞에 있는 윤 총장 지지화환의 50%가 소위 말하는 태극기 부대다. 그 부분은 많이 시정이 됐다"고 답했다.

반면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같은 방송에서 "윤 총장이 '제3지대'로 간다는 건 아닌 것 같다. 제3지대라고 하면 중도를 포함해야하는데 지금 검찰청 앞에 화환을 진열하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강의를 빙자해 정치적 행보를 하는 것은 태극기 부대의 전폭적 지지를 받으면서 대선 행보를 하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일련의 행보는 이회창 전 대표나 황교안 전 총리의 행보처럼 보이는데 결국 제2의 이회창, 황교안이 되지 않을까 본다"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이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를 확정한 직후에 윤 총장이 전격 사퇴를 선언했다는 점에서 보궐선거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선으로 가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와 각을 세우며 보수층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윤석열 총장이 자유인이 되면서 보수와 야권 지지자들은 윤 총장의 정계 진출을 통해 '보수의 역습'을 기다리는 모습이다. 그러나 정계 진출 후 더 혹독한 검증과 의혹 해소를 해야하는 윤 총장이기에 정계 진출이 오히려 그에게 독이 될 가능성도 분명히 있다. 사실상 정계 진출을 선언한 그의 앞날을 여야가 주목하고 있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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