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종 이전' 놓고 지자체 힘겨루기, 이전? 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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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종 이전' 놓고 지자체 힘겨루기, 이전? 존치?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1.03.12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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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릉복원계획'으로 석관동 캠퍼스 이전 논의
서울 송파구, 경기도 고양시 유치전.. 정치인도 나서
성북구 "지역상권 붕괴, 균형발전 파괴" 재검토 요구
사진=한예종
이전이 논의 중인 한국예술종합학교 석관동 캠퍼스. 사진=한국예술종합학교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서울 성북구 석관동에 위치한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캠퍼스의 이전을 놓고 수도권에서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최근 서울 송파구와 강동구, 경기도 하남시가 한예종 유치를 위한 연대 협약을 맺었고 경기도 고양시가 지역구 국회의원 등을 중심으로 유치 릴레이를 펼치는 등 한예종 유치를 위한 지자체의 힘겨루기가 본격화되는 상황이다. 반면 서울 성북구는 한예종 이전을 반대하며 'SNS 릴레이' 등을 통해 이전을 막으려 하고 있다.

한예종 석관동 캠퍼스는 지난 2009년 캠퍼스 부지에 위치한 조선왕릉 의릉(조선 제17대 왕 경종의 묘)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서 문화재청의 의릉복원계획에 따라 이전 논의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몇몇 수도권 지자체들이 한예종 유치 계획을 밝힌 가운데 이전부터 유치를 추진했던 서울 송파구, 경기도 고양시 등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특히 문체부가 지난해 7월 한예종 이전의 타당성과 필요성을 검토하는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2월말 연구용역이 마무리되는 단계로 들어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치 노력과 이전을 막는 노력이 한층 더 치열해졌다.

지난 2017년 '캠퍼스 유치팀'을 구성하며 유치전에 뛰어든 서울 송파구는 방이동 445-11번지 일대를 이전 후보지로 선정하고 지난 2월 박성수 송파구청장이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한예종의 송파구 이전을 직접 건의하기도 했다. 구는 지난 4일에는 서울 강동구, 경기도 하남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한예종 유치에 박차를 가했다. 

송파구는 "지하철 5개 노선과 SRT, 고속도로 등 대중교통과 광역교통망이 갖춰져 있고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 우리금융아트센터, SK올림픽체조경기장(K-pop 공연장), K아트홀, 롯데콘서트홀, 샤롯데씨어터 등 문화예술 인프라 활용이 용이하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박성수 구청장은 "다방면의 풍부한 인프라와 함께 한예종 학생과 교직원들이 원하는 6개원 통합캠퍼스 조성이 가능한 서울 시내 유일한 부지다. 정치적 이유나 균형발전 논리만이 아닌, 예술학교로서 한예종의 비전과 특수성을 고려해 결정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기도 고양시는 최근 지역 학부모단체의 'SNS 릴레이 챌린지'를 시작으로 시민들이 참여하는 '한예종 고양시 유치 챌린지'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 챌린지에는 이재준 고양시장을 비롯해 고양시 지역구 국회의원인 한준호(고양 을), 홍정민(고양 병), 이용우(고양 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길용 고양시의회 의장 등이 참여했다.

고양시는 장항지구 청년스마트타운 내에 3만5000평 규모의 부지를 이전 부지로 제안한 바 있다. 고양시는 "방송영상밸리, 일산테크노밸리, CJ라이브시티, 킨텍스 등 한류 방송영상콘텐츠 중심의 집적단지로 조성 중이며, 한예종의 세계적 예술영재들이 함께 한다면 예술과 기술의 융합교육, 산학협력 등 다양한 미래 발전방안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을 유치의 이유로 밝히고 있다.

반면 성북구는 주민모임인 '성북·한예종지키기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문체부가 이전을 재검토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지난 4일 한예종 이전을 반대하는 SNS 릴레이 캠페인을 시작했고 이승로 성북구청장, 김일영 성북구의회 의장 등도 여기에 동참했다. 이승로 구청장은 지난해 10월 한예종 이전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여파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지역사회의 소통을 전제로 한 정책결정을 요구하는 '성북구 문화발전과 지역상생을 위한 의견서'를 문체부에 전달한 바 있다.

성북구에 따르면 한예종이 위치한 성북구 석관동은 약 2000여개(성북구 사업체의 약 8.8%)의 사업체가 소재하고 이 중 82%가 종사자 4인 이하의 소규모 영세 사업체이며 용도지역 중 상업지역이 전무한 상황이다. 따라서 지역상권 개발의 한계점을 가지고 있는 석관동에서 학생과 교직원 약 3000여명이 이용하는 한예종이 거의 유일한 유동인구 유발 시설이라는 게 이전 반대의 이유다.

주민추진위는 "한예종은 지역사회와 우리 주민과 함께 성장해온 시설인데 학교의 일방적인 이전은 지역상권의 붕괴와 지역 슬럼화를 불러올 것이다. 한예종 이전에 소요될 막대한 국고의 집행으로 인한 예산과 행정력 낭비보다는 각 지자체간의 균형발전과 현재 지역 내에서의 한예종과 지역이 상생발전을 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고 이승로 구청장은 "한예종 이전은 고질적인 서울의 강남북 지역불균형 문제 해결을 위해 추진 중인 서울시의 균형발전정책과 모순된다. 국가는 지방정부와 발맞춰 일관성 있는 균형발전 전략과 방향설정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전 반대에 힘을 실었다.

물론 이들 지역은 장점과 함께 단점이 상존한다. 한예종이 위치해 있는 석관동은 문화재 보존이라는 숙제가 쥐어져 있고 송파구는 해당 부지가 개발제한 구역으로 되어 있어 이를 해제하는 과정이 필요한 상태다. 고양시는 부근에 지하철이 개통될 예정이기는 하지만 접근성이 타 지역에 비해 낮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문체부는 현재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학교 구성원 및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부지 선정을 확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지자체가 '문화 활성화'를 각자 주장하며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자칫 유치전이 과열될 경우 후유증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고 성북구의 경우 '주민들의 생존' 문제가 걸려있다는 점에서 문체부의 결정이 주목되고 있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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