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칼럼] '애견샵 창업' 꿈 좌절된 청각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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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칼럼] '애견샵 창업' 꿈 좌절된 청각장애인
  • 김철환 활동가
  • 승인 2021.03.16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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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공인 반려견 스타일리스트 실기시험 복장에 대하여 설명하는 동영상. 사진=(사)한국애견협회 홈페이지 캡처
국가공인 반려견 스타일리스트 실기시험 복장에 대하여 설명하는 동영상. 사진=(사)한국애견협회 홈페이지 캡처

[시사주간=김철환 활동가] 중년이 되어 청각장애를 겪게 된 여성이 있었다. 그는 메이크업 관련 일을 해왔는데, 나이가 들고 청력이 떨어지며 고민이 늘어갔다. 그러다 손재주가 있고 동물을 좋아해 자격증을 따 애견용품을 판매하는 가게(애견샵)를 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마흔이 넘은 나이지만 당당한 엄마로서 평생직업인이 되려고 도전을 했다.

학원에서 장애인도 자격증을 딸 수 있다하여 등록을 하고, 공부를 시작했다. 듣지 못하여 어려움이 많았지만 주변에서 필기를 해주는 등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청각장애로 인한 고충, 육아와 살림이라는 역할은 여전히 어려움이었다.

어렵게 공부를 마치고, 필기시험에 합격했다. 포기하고 싶었던 마음이 밀물처럼 밀려왔던 날들, 그것들을 이겨내고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생각에 그는 자신이 대견스러웠다. 하지만 실기시험 접수를 하고, 시험장에 들어선 날 그는 좌절하고 말았다.

시험장에서 신분증을 확인하던 감독관이 “장애인증이 있는 분은 시험을 응시하실 수 없습니다.” 라며 퇴장을 종용한 것이다. 그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1차 시험을 통과했고, 반려견 미용에 자신이 있어 실기시험도 통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자격증이 나오면 번듯하게 가게를 차리려 했다. 장애가 있지만 엄마로서 당당하게 살아가려 했는데 그러한 꿈이 산산조각나는 것 같았다.

실기 시험장과 다르게 학원에서는 청각장애임을 알면서도 수강을 하게 했다. 필기시험장에서도 감독관이 청각장애인인 것을 알고 여러 가지 배려도 해주었는데 이제 와서 시험을 볼 수 없다는 것은 장애인을 우롱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시험을 위해 투자했던 시간, 청각장애로 인한 어려움, 엄마로서 역할을 다하려 애썼던 시간들을 생각하며 돌아서는 그의 눈에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반려견 일천만 시대, 이름도 낯설던 반려견이 어느 순간 삶의 일부가 되었다. 반려견이 늘면서 관련 직업들도 생겨나고 있다. 반려견 스타일리스트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 반려견 스타일리스트는 반려견 전문 미용사다. 반려견 미용사를 구르머(groomer)로 불리기도 했지만 2008년 민간 자격증 제도가 도입이 되면서 자격 취득자를 그렇게 부르고 있다. 

이 자격은 한국애견협회가 주관하고 있는데, 국가공인 민간자격이다. 현재 공인자격으로 3급과 2급이 있으며 미공인 사범자격이 있다. 지난해까지 실기시험 응시자격에 결격규정을 두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장애인의 응시를 막고 있다.

자격증을 주는 입장에서는 장애인이 미덥지 못할 것이다. 미용 용품인 가위 등 도구를 사용해야 하는데 비장애인입장에서 장애인이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통제하기 어려워 문제가 생길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몇 년 전 ‘소리 없는 미용실’이라는 이름으로 국내 언론에 소개된 사례가 있다. 직원이 모두 청각장애인인 중국의 미용실을 소개하는 기사이다. 이 미용실은 2006년에 영업을 시작했는데 237명의 청각장애인 미용인을 배출했다는 훈훈한 내용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장애인이 일할 수 있는 직종이 다양하지 못하다. 그러다보니 청각장애인들이 미용실에서 일하는 경우는 많지가 않다. 하지만 미용 자격을 가진 청각장애인들은 있다. 이처럼 미용자격을 취득할 정도이면 장애인들이 반려견 미용도 가능하지 않을까. 

반려견 스타일리스트 자격을 주관하는 단체는 생각해 보아야 할 점이다. 장애인에 대한 자격취득 제한이 장애인에 대한 편견 때문은 아닌지, 이로 인하여 눈물을 흘려야하는 장애인들이 생기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SW

k6469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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