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예술의 갈증을 풀어줄 오페라 아리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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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예술의 갈증을 풀어줄 오페라 아리아들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1.03.29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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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단 콘서트 '오페라 여행'
오페라 '파우스트'. 사진=국립오페라단
오페라 '파우스트'. 사진=국립오페라단

[시사주간=이정민 기자] 국립오페라단이 오페라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오페라 여행>을 연다.

오는 4월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리는 콘서트 <오페라 여행>은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 푸치니 <마농 레스코>, 마스카니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등 다양한 명작 오페라 속 아리아를 중심으로 오페라 애호가는 물론, 오페라 초심자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을 마련한다. 특히 공연작 중 일부 작품들은 관객의 반응과 완성도 등을 고려해 전막 오페라로 2022년 정기공연 무대에 선보일 예정이다. 

첫 날인 9일은 벨칸토 오페라 중 걸작으로 꼽히는 벨리니 <청교도>, 베르디의 웅장하고도 무게감있는 <아틸라>와 <맥베드>, 프랑스 대표 낭만주의 오페라 작곡가 마스네 작품 <베르테르>의 아리아로 꾸며진다.

<청교도> 에서 엘비라의 ‘나는 웨딩드레스를 입은 사랑스런 처녀’(Son vergin vezzosa in vesti di sposa)와 ‘그대의 부드러운 음성이 나를 부르고’(Qui la voce sua soave)는 전형적인 콜로라투라 발성과 풍부한 선율미로 벨리니 오페라의 정수를 보여주고 <베르테르>의 대표 아리아  ‘봄바람이여, 어째서 나를 깨우는가 (Pourquoi me réveiler)’는 젊은 나날 걷잡을 수 없는 사랑에 빠진 깊은 슬픔과 절망적인 사랑 고백을 낭만주의 선율에 아름답게 담아 낸다.

또 <아틸라>의 '세계는 너에게 줄 터이니, 대신 이탈리아만은 나에게 맡겨 달라(Tardo per gli anni, e tremulo)'는 거칠고 에너지 넘치는 바리톤과 베이스의 2중창으로 짙은 민족주의 색채를 드러내는 반면, <맥베드>는 탐욕과 권력욕에 사로잡힌 입체적인 캐릭터의 표현이 돋보이는 바리톤과 소프라노의 매력적인 2중창 “내가 어디에 있지(Ove son io?)”를 한 무대에서 선보이며 강렬한 대비를 보여준다. 이 무대를 통해 탁월한 인간의 심리묘사를 무게감 있고 밀도 있는 음악으로 표출해낸 베르디의 작품들을 감상 할 수 있다. 

둘째 날인 10일은 시칠리아 무곡풍의 색채로 가득한 베르디의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와 어두운 중세 스페인을 역동적으로 표현해 낸 작품 <일 트로바토레>,  구노의 <파우스트>의 주요 아리아들을 선보인다.

베르디의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는 그동안 국내 무대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걸작으로 사랑하는 이의 복수를 위해 칼을 겨눴던 상대가 혈육이었음을 알게 되는 아버지와 아들의 2중창 '진정한 동정심으로 끌렸을 때(Quando al mio sen per te parlava)’ 와 볼레로 리듬에 화려한 콜로라투라 기교를 얹은 주인공 엘레나의 '고마워요 친구들이여(Mercè, dilette amiche)'가 대표적인 아리아다.

또 <일 트로바토레>에 등장하는 박력있고 열정 넘치는 아주체나의 칸초네 ‘불꽃은 타오르고(Stride la vampa)' 등과 함께 각각 다른 성부인 4명의 성악가가 각자의 색채로 똑같은 비중을 지니고 작품을 이끌어 가는 작곡가의 음악세계를 느낄 수 있다.

괴테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구노의 <파우스트>는 주인공 마르그리트가 악마 메피스토펠레가 보낸 유혹의 선물 보석함을 받아 열어보며 노래하는 “보석의 노래(O Dieu! que de bijoux) 와 사랑하는 이의 품에 안겨 죽어가며 함께 슬픔을 나누는 '아. 이것은 내 사랑의 목소리(Ah! c'est la voix du bien-aime)' 2중창의 유려한 선율을 선사한다..  

마지막 날인 11일은 단 한 편의 오페라로 약관의 나이에 일약 스타덤에 오른 마스카니의 역작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와 마스네의 <베르테르>, 푸치니의 <마농 레스코>, 이탈리아 베리즈모(사실주의) 오페라의 계보를 잇는 칠레아의 <아드리아나 르쿠브뢰르>로 3일 간의 오페라 여정을 마무리한다. 특히 오후 3시에 열리는 이날 공연은 올 2월 국립오페라단이 새롭게 선보인 온라인 영상서비스 크노마이오페라(www.knomyopera.org)를 통해 실시간 생중계되며 온라인에서 무료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는 마부 알피오의 노래 '말이여 달려라(il cavallo scalpita)', 어긋나버린 사랑을 눈물로 호소하는 산투차의 '어머니도 아시다시피 (Voi lo sapete, O mamma)', 생사를 건 결투를 앞둔 투리두가 비장하게 노래하는 '어머니 이 술은 독하군요  (Mamma, quel vino è generoso)' 등의 아리아들을 감상할 수 있다. 

이어 <베르테르> '오, 아름다움 충만한 자연이여 (o nature pleine de grace)', '작은 방에서 편지를 쓰고 있어요.(Werther! Qui m'aurait dit la place)', '어서 눈물 흐르게 해주오 (va! laisse couler mes larmes)'등 섬세한 캐릭터 심리묘사와 함께 탐미적이며 감상주의 가득한 아리아들로 무대를 채우고 <마농 레스코>는 마농을 처음 본 순간 사랑에 빠지고 마는 데 그리외의 아리아, ‘한 번도 본 적 없는 미인’(Donna Non Vidi Mai), 최후의 순간 마농이 비탄에 잠겨 노래하는 ‘홀로 내버려져서’(Sola, perduta, abandonata) 등의 아리아는 푸치니 특유의 서정성이 결합된 선율로 관객들을 압도한다.

마지막으로 칠레아 오페라 <아드리아나 르쿠브뢰르>의 '나는 창조주의 비천한 하녀일 뿐 (Io son' l'umile ancella)'을 비롯해 전세계 소프라노들에게 사랑받는 애창곡 '불쌍한 꽃이여(Poveri fiori)'를 선사하며 <오페라 여행> 여정의 막을 내린다.  

한편 공연은 비대면 동영상 오디션을 통해 최종 선발된 47명의 성악가가 무대에 오르며 지휘자 김주현과 코리아쿱오케스트라가 풍성한 사운드를 들려줄 예정이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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