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칼럼] 방송토론 수어통역 개선, 선관위가 적극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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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칼럼] 방송토론 수어통역 개선, 선관위가 적극 나서라
  • 김철환 활동가
  • 승인 2021.04.06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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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진행된 방송토론에서 수어통역사 화면이 한 후보자에게만 고정되어 문제가 되고 있다. 사진=MBC '100분 토론' 캡쳐
지난달 29일 진행된 방송토론에서 수어통역사 화면이 한 후보자에게만 고정되어 문제가 되고 있다. 사진=MBC '100분 토론' 캡쳐

[시사주간=김철환 활동가] “방송사는 선거방송 화면송출 시 2인 이상 수어통역사를 배치하고, ‘장애인방송 프로그램 제공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여야 한다.” 2018년 국가인권위원회가 방송사에 권고했던 내용이다. 

과거와 달리 장애인의 참정권 환경은 좋아지고 있다. 요즘은 방송에서 진행하는 대부분의 후보자 토론 등에 수어통역이 지원된다. 하지만 청각장애인 시청자의 입장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방송에 출연하는 출마자가 많고, 장시간 토론에도 수어통역사 한명이 통역을 한다는 것이다. 

지난 19대 대통령선거에서도 그랬다. 당시 청각장애인들의 불만이 이어졌고, 불만을 접수한 장애인단체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차별진정을 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진정한 내용이 차별 요소가 있다고 판단하여 방송사를 상대로 권고를 한 것이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도 바뀌지 않고 있다.

진행 중인 재·보궐선거에서도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달 29일 MBC가 방영한 방송토론이었다. 당시 서울시장 후보로 나온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간에 방송토론이 있었는데, 한명의 수어통역사가 100분간이나 혼자 통역을 했다. 일반적으로 20분-30분마다 수어통역사 교대를 하고 있는 것에 비추어 장기간 통역이다. 

한명이 오랜 시간 통역을 하다보면 후반부로 갈수록 전달력이 떨어진다. 그리고 여러 두 명의 후보자의 이야기를 한명이 수어통역을 하다 보니 양측의 공방이나 발언자의 특성 등을 충분히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다. 어느 후보자의 발언인지 헷갈리는 상황도 종종 발생했다. 

이보다 더 문제는 편파적 상황이다. 두 후보 간 대결이라 방송사는 화면을 반분할하여 시청자들이 후보들을 동시에 볼 수 있게 했다. 수어통역사 화면이 오세훈 후보 밑에 배치되었는데, 수어통역 화면이 작다보니 청각장애인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오세훈 후보에 시선을 고정할 밖에 없었다. 

다시 말해, 수어통역이 한 후보자에 고정되어 있는 것은 물론 수어통역창이 작고, 누구의 발언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종종 생긴 것이다. 그러다보니 청각장애인 시청자들은 오세훈 후보에 눈길이 고정될 수밖에 없었고, 누구의 발언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는 오세훈 후보의 발언으로 유추할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상대 후보에게 불리한 수어통역 구도였다.

‘장애벽허물기’ 등 장애인단체는 오래 전부터 이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해오고 있다. 이들의 요구는 여러 명의 후보가 방송에 출연할 경우 두 명의 수어통역사를 화면에 배치하라는 것이다. 그래야 토론에 출연한 후보들의 토론을 공정하게 볼 수 있고, 치우침 없이 후보를 판단할 수 있어서다.

현행 공직선거법에서 선거 연설 방송, 대담토론회 등을 실시할 경우 모든 후보에게 공평하게 기회를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공평은 출마 후보들에게만 부여되는 것이 아니다. 넓게 본다면 청각장애인이 토론 내용들을 올바로 볼 수 있게 하는 것, 수어통역이 특정후보에 유리하지 않게 하는 것 등도 공평의 영역에 속한다.

이러한 취지에서 방송토론 수어통역 방식은 개선되어야 한다. 특정후보에 정보가 쏠리지 않도록 다수가 방송토론에 출연할 경우 2인 수어통역사를 배치해야 하고, 더 나아가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대로 수어통역 화면을 1/8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청각장애인들의 참정권이 국민으로서 권리임을 볼 때 방송사가 알아서 하라는 선에서 그칠 일이 아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SW

k6469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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