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궐선거 국민의힘 압승, 명분 실리 모두 잃은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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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궐선거 국민의힘 압승, 명분 실리 모두 잃은 민주당
  • 황채원 기자
  • 승인 2021.04.0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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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57.5% 박형준 62.7% 득표 '정권 교체 징후'
당규 고쳐가며 출마 강행 민주당, '네거티브' 치중 독으로
서울 지역구 전체 오세훈 승리, 불과 1년 전과 달라져
부산시장에 당선된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왼쪽)와 서울시장에 당선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사진=뉴시스
부산시장에 당선된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왼쪽)와 서울시장에 당선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사진=뉴시스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7일 열린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국민의힘 오세훈, 박형준 후보의 압승으로 막을 내렸다. 그동안 선거에서 연패를 거듭하던 국민의힘이 서울과 부산을 탈환하며 힘을 과시한 반면 당헌 당규까지 고치며 선거에 나섰던 더불어민주당은 선거 패배로 명분도 실리도 잃은 상황이 되고 말았다.

8일 새벽 개표가 완료된 가운데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오세훈 후보 57.5%, 박영선 후보 39.1%로 오세훈 후보의 승리로 막을 내렸고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박형준 후보 62.7%, 김영춘 후보 34.3%로 박 후보의 압승으로 끝났다. 당선인들은 8일 오전부터 시장 업무를 시작하게 된다.

이번 선거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각종 선거에서 연패를 했던 국민의힘이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을 이겼다는 점에서 정권 교체의 징후를 보여줬다는 점이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가장 큰 소득이다. 특히 그동안 각종 선거에서 참패의 빌미가 됐던 서울에서의 지지율 부진을 만회하면서 정권 교체의 자신감을 얻게 됐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부동산 문제, LH 사태, 여기에 보궐선거의 이유가 된 두 전직 단체장의 성추행 의혹 등으로 민심이 등을 돌리는 상황에서 아무런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것이 패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오세훈 후보의 내곡동 땅 문제, 박형준 후보의 엘시티 의혹 등을 거론하며 '진실한 후보'를 지지할 것을 호소했지만 도리어 '네거티브'에 치중했다는 비판을 받으며 참패의 성적표를 받아들여야했다. 2030이 대거 국민의힘으로 돌아선 것과 더불어 불과 1년 전 총선에서 승리를 거뒀던 서울 지역구가 모두 오세훈 후보에게 돌아섰다는 점도 민주당에겐 큰 타격이 됐다. 

오세훈 후보는 당선 확정 뒤 "많이 부족한 사람이고 그동안 서울 시민께 심려를 끼친 것도 적지 않은데 이렇게 압도적인 지지로 다시 일할 기회를 주신 데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면서 "코로나19로 정말 큰 고통에 빠져있을 서울 시민분들의 상황부터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故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거론하며 "이번 선거 원인이 전임 시장의 성희롱이었다. 피해자분이 오늘부터 편안한 마음으로 업무에 복귀해 열중할 수 있도록 제가 잘 챙기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형준 후보는 "시민 여러분의 지지가 저 박형준, 저희 국민의힘이 잘해서라 생각하지 않는다. 저희가 오만과 독선에 빠지면 무거운 심판의 민심이 저희를 향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겠다. 겸손한 자세로 시정에 임해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후보는 이어 엘시티 의혹에 대해 "서민 정서에 맞지 않는 집에 산다는 비판에 일정 수긍한다"면서 "멀지 않은 시점에 엘시티를 처리하고 남는 수익이 있다면 공익을 위해 쓰겠다"고 밝혔다.

반면 패배한 박영선 후보는 "모든 것을 받아들이겠다. 진심이 승리하기를 바라며 끝까지 응원해주셨던 시민 여러분에게 무한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고 김영춘 후보는 "민심의 큰 파도 앞에서 결과에 겸허하게 승복한다. 민주당은 앞으로도 부산의 꿈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당선된 두 후보가 바로 시장 업무를 수행하게 되면서 이들이 어떤 변화를 줄 지가 주목되고 있다. 전임 단체장들이 해온 일들을 수정하거나 폐기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이에 대한 갈등을 풀어나가는 것 역시 시장의 몫이 됐다. 임기가 1년 2개월에 불과한 만큼 그 안에 비전을 마련해야하는 것이 이들의 숙제다.

특히 서울의 경우 재개발, 재건축이 본격적으로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서울 구청장 25명 중 24명이 민주당이고 시의회 역시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이들과의 협치 여부에 성패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1년 오세훈 후보의 '무상급식 반대'가 막혔던 것도 구청장과 시의원들 다수가 민주당이었던 전례를 보면 그렇다.

정치권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가 이미 대표직에서 물러났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선거 직후 물러날 뜻을 밝히면서 양당 모두 변화의 그림을 그려야하는 과제를 안았다. 대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표 주자가 누가 될 지에 촛점이 맞춰진다.

청와대 역시 이번 결과를 큰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가운데 개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가 '정권 심판'의 의미가 있는 만큼 분위기 반전을 위한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이고 있다. 사의를 표할 것으로 알려진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롯해 공석이 된 국토교통부 장관 임명,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교체 여부 등이 주목되고 있다. SW

hc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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