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 날 맞아 서울 온 공주 신원사 괘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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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 날 맞아 서울 온 공주 신원사 괘불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1.04.28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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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공주 신원사 괘불' 28일부터 전시
공주 신원사 괘불. 사진=국립중앙박물관
공주 신원사 괘불.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시사주간=이정민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이 2021년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해 28일부터 국보 제299호 '공주 신원사 괘불'을 상설전시관 2층 불교회화실에서 전시한다. 

공주를 떠나 처음으로 서울 나들이에 나서는 공주 신원사 괘불은 1664년(현종 5년)에 완성되었으며 조성된 지 수백 년이 훌쩍 넘었다고 믿기지 않을 만큼 화려한 모습이 잘 남아 있다.

열아홉 폭의 삼베를 이어 만든 대형 화폭 중앙에는 노사나불(盧舍那佛, 헤아릴 수 없는 긴 시간 동안 수행으로 공덕을 쌓아 나타난 부처)이 있다. 화려한 보관과 반짝이는 구슬, 다채로운 무늬로 장식하였으며, 그 주변에 펼쳐진 찬란한 광명은 수행 끝에 얻은 깨달음과 부처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듯하다. 부처가 펼쳐낸 빛 속으로 가르침을 듣기 위해 제자와 사천왕, 보살들이 모여들고 있으며 압도적인 부처의 존재와 괘불에 가득한 빛과 색의 향연은 당시 사람들이 불교 세계를 어떻게 상상하고 꿈꿨는지 보여준다.

괘불 아래쪽에는 시주자와 괘불 조성에 관여한 이들의 이름을 적은 화기(畫記)가 있다. 충청도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응열(應悅), 학전(學全), 일측(一測), 석능(釋能) 등 총 다섯 화승(畫僧)이 그렸는데, 응열과 학전, 석능은 이 괘불을 조성한 지 9년이 지난 1673년(현종 14년)에 예산 수덕사 괘불 조성에도 함께 참여했다.

화기는 괘불 조성에 참여한 사람을 비롯해 이 괘불을 당시 어떻게 인식하였는지 알 수 있는 단서도 제공해 준다. 화폭에 노사나불의 모습을 표현하면서도 화기에는 석가모니불이 가르침을 전하는 모습을 재현한 ‘대영산회탱(大靈山會幀)’을 조성했다고 기록했다. 다른 몸으로 나타났을 뿐 석가모니불과 노사나불을 일체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어 불교 사상을 폭넓게 이해한 당시 상황을 살펴볼 수 있다.

한편 국립중앙박물관은 2006년부터 괘불전 도록을 발간하고 있다. 이번에 발간한 괘불전 도록에는 신원사의 역사뿐만 아니라 괘불을 자세히 살펴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괘불 세부 사진을 수록했다.

함께 수록한 적외선 사진에서 짙은 색으로 가려진 장황 무늬와 화승이 고쳐 그린 흔적을 볼 수 있으며 또한 신원사 대웅전에 봉안되었던 근대 불교회화도 종합적으로 조명해 급변하는 시대에 전통을 지키면서 당대의 새로운 요구에 응했던 승려 장인의 모습까지 살펴볼 수 있다.

특히 부록에는 신원사 관련 고문서와 상량문(上樑文) 원문과 번역문을 처음으로 종합하여 수록했다. 이 자료는 19세기 공주 신원사와 조선 왕실의 긴밀한 관계를 보여주고 있어, 향후 신원사 연구의 학술적 기초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이번 괘불전은 10미터가 넘는 괘불을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면서 "코로나 바이러스로 지친 일상을 잠시 잊고 봄바람과 함께 찾아온 부처의 찬연한 빛 속에 우리 모두의 마음에도 봄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주 신원사 괘불은 오는 9월 26일까지 전시된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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