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 정국' 거친 여야, '치킨게임'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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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 정국' 거친 여야, '치킨게임' 돌입했다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1.05.1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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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국회 보이콧' 나왔지만 코로나 정국 외면 비판 문제
민주당 주도권 잡았음에도 '독단' 프레임 걸림돌
'강대강' 대치라고 하지만 서로 약점 극명하게 나와
지난 13일 열린 국회 본회의. 사진=뉴시스
지난 13일 열린 국회 본회의.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김부겸 국무총리와 임혜숙 과기부 장관, 박준영 국토부 장관의 인준과 임명을 두고 여야가 강대강 대치 국면을 맞았다. 국민의힘은 청와대에 항의의 뜻을 표하고 '5월 국회 보이콧'까지 논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코로나 정국에서 민생을 외면한다는 비판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민주당 역시 청문 정국 타개에는 우선 성공했지만 '단독 강행'에 대한 비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 사실상 양당이 '치킨 게임'을 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

지난 13일 김부겸 총리 인준을 두고 여야 합의에 실패하자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날 저녁 본회의를 열고 직권으로 임명동의안을 상정했다. 그 결과 재석 176명 중 찬성 168명으로 동의안을 가결 처리했고 다음날인 14일 문재인 대통령은 임혜숙, 박준영 장관 임명을 재가했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이날 긴급의원총회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고 김부겸 총리 인준과 장관 임명을 강하게 항의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번 부적격 장관 후보자의 독단적 임명 강행은 청와대의 각본과 감독 하에 민주당에 배우로 등장해 실천에 옮긴 참사"라면서 "문재인 정권은 아무리 민심의 회초리를 맞아도 오만과 독선의 DNA가 전혀 고쳐지지 않고 있다. 민심과 야당의 목소리에 대해 그냥 흘러가는 이야기처럼 치부하는 오만함도 보였다"고 비판했다.

당권 도전을 선언한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발목잡기' 논란에 대해 "국정 공백을 만든 분들이 누구인가? 코로나19로 온 나라가 비상 상황인데 정세균 전 총리가 대권에 눈이 멀어 총리 자리를 내팽개쳤다. 국정 공백을 만든 사람들이 바로 정부 여당인데 왜 야당 탓을 하는지 참으로 기가 차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또 김오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지금 시기에 막가파식의 인사청문회 인준이라면 청문회 할 필요가 없다. 이런 형식적인 청문회는 할 필요가 없고 하나의 요식행위에 그치고 있다고 본다"고 했지만 인사청문회 불참에 관해서는 "제가 하자 말자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즉답을 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청문 정국에 대한 비판과 함께 '국회 보이콧'까지 나왔지만 실제 이 상황이 이루어질지는 미지수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코로나 정국에서 손실보상법 등 처리해야할 민생 법안들이 산적한 상황의 보이콧은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그동안 국민의힘이 국회 보이콧을 강행했다가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다는 것도 강경책을 주저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총선 전 자유한국당, 미래통합당이 정부와 여당에 반기를 들며 삭발, 단식 투쟁을 전개했지만 이 투쟁이 보수층의 단합을 가져오기는 커녕 '민생 무시'라는 비난에 직면하며 총선 참패의 원인이 됐던 사례가 있었다., 김기현 원내대표 체제로 돌입한 후 나름대로 강경한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이것이 오히려 재보궐선거로 그나마 인기를 회복했던 국민의힘의 지지를 더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다는 점도 고려해야하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청문 정국에서 주도권을 잡는데는 성공했지만 상황이 간단하지는 않다. 국민의힘이 만약 보이콧을 한다고 해도 단독 처리가 가능할 수 있지만 이번 장관 임명 과정에서 벌어진 '독단' 문제가 다시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이 큰 부담이다. 특히 장관 임명 과정을 두고 정의당이 장관 임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국회 본회의에서도 내면서 정의당과의 관계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독단이 크게 부각될 가능성이 커진다.

신현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4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실제로 21대 국회는 일하는 국회를 천명하고 매달 상임위와 소위를 열어서 빠르게 급하고 중요한 제도들을 논의하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런 책임있는 모습들을 보여야하는데 지속적으로 여야가 소통할 수 있도록 저희도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여야가 '강대강' 대치를 하고 있다고 나오지만 양측 모두 강으로 나섰다가는 국민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강대강'이 아닌 '치킨게임'이 될 가능성이 더 커졌다. 여야가 재보궐선거를 통해 각각의 교훈을 얻었음에도 이를 실천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현 시점에서 대치가 계속될 경우 양당에 모두 이득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생각해야할 상황이 됐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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