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증가'에 숨어있는 '고용 불안'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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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자 증가'에 숨어있는 '고용 불안' 문제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1.05.19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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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취업자 수 6년 8개월만에 최대 증가
60대 이상, 임시 및 일용직 증가 영향, 여성 및 청년은 낮아
한국여성노동자회 "서비스업 타격, 돌봄노동 떠넘김으로 여성 경제활동 위축"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지난달 취업자 수가 전해에 비해 65만명 이상 늘어나면서 6년 8개월 만에 최대 증가치를 기록했다는 통계청의 발표가 나왔다. 하지만 취업자의 증가가 60세 이상 고령층 취업자, 임시직이 주대상이고 3040 여성들의 고용이 계속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서 '고용 회복'으로 볼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21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5만2000명이 늘었다. 이는 2014년 8월 67만명이 증가한 이후 최대의 증가폭이다. 15~64세 고용률(OECD 비교 기준)은 66.2%로 전년동월대비 1.1% 상승했고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3.5%로 전년동월대비 2.6% 상승했다. 

또 실업률은 4.0%로 전년동월대비 0.2%P 하락했고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10.0%로 전년동월대비 0.7%P 상승했다. 실업률은 20대, 30대에서 상승했지만 50대, 60세 이상, 40대 등에서 하락하면서 전년 동월보다 낮게 나왔다.

코로나19 고용한파로 지난해 취업자가 줄어든 것에 대한 기저효과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인한 국내 생산과 소비의 확대, 수출 호조 등으로 경기가 회복되어가면서 고용 시장이 활기를 띠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낙관론을 펼치기엔 이르다는 시각이 있다. 

먼저 취업자 수가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연령층을 보면 60세 이상 46만9000명, 20대 13만2000명, 50대 11만3000명이 증가한 반면 30대는 9만8000명, 40대는 1만2000명이 감소했다. 65만명의 증가 수 중 대다수가 60세 이상에서 나왔고 청년층의 취업 증가가 여전히 낮은 상황이다.

또 종사상 지위별 취업자의 전년동월대비 증감을 보면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가 31만1000명(2.2%), 임시근로자가 37만9000명(8.8%), 일용근로자가 3만8000명(3.1%) 각각 증가했고 전체 취업자 중 상용근로자 비중은 54.1%로 전년동월대비 0.1% 하락했다. 즉 상용근로자의 비중이 줄어든 반면 임시 및 일용직이 늘어난 결과가 나오면서 고용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3040 여성 고용이 악화되고 있고 코로나 사태로 여성들의 가사사유가 높아지면서 기혼여성들의 고용충격이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여성노동자회가 13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30대 여성 취업자는 204만5000명으로 코로나19 위기 이전인 2019년 4월에 비해 13만1000명, 코로나 위기의 한복판이었던 2020년 4월보다 4만7000명이 감소했고 40대 여성 취업자는 2019년 4월에 비해 11만3000명, 2020년 4월에 비해 1만명이 감소했다.

또한 코로나 사태 이후 일자리를 잃은 여성들이 가사 등의 비경제활동으로 이동하면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위축됐고 2019년 4월 전체 여성 취업자 중 37.7%에 이르렀던 교육서비스업, 숙박 및 음식점업, 도매 및 소매업이 여전히 회복되지 않은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한국여성노동자회는 "올해 4월 비중이 34.5%로 내려앉았다"면서 "여성노동자들이 산업 및 직무 위치에 있어서 높은 성별 분리와 임시직 및 영세 사업장 등 위험 부문의 과도한 쏠림으로 인해 일반적인 경제위기의 특성과 코로나19 위기와 맞물리면서 이중화된 고용 위험에 놓여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자회는 "코로나19 위기는 여성이 집중되어 있는 대면접촉 서비스업이 크게 타격을 받고, 돌봄노동이 가정으로 떠맡겨지면서 여성에게 이중적으로 가중됐다. 하지만 정부 대책은 주로 남성, 정규직, 피해를 서류로 입증할 수 있는 공식노동자 중심으로 치중되어 해법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재난의 피해가 여성에게 더욱 심각한 이유는 이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과은 12일 관계장관회의에서 "최근 고용 개선세에도 아직 취업자 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고 대면서비스업과 고용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경기개선에 이어 고용이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될 때 '완전한 경제회복'을 이룰 수 있는 만큼, 일자리 창출과 고용시장 안정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고용 취약층이 청년, 그리고 여성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결국 이들에 대한 지원과 더불어 취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하는 숙제가 정부에게 쥐어져 있다. 단순한 숫자의 증감에 반응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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