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연기론' 몸살 민주당, 갈등 극복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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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연기론' 몸살 민주당, 갈등 극복 가능할까?
  • 황채원 기자
  • 승인 2021.06.23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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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이재명계 '당무위 소집' 요구에 지도부 "25일 발표"
정세균 "연기 바람직" 이재명 "원칙 훼손" 대선 주자들 엇갈린 의견
어떤 결정 내려도 후유증 클 듯, 송영길 리더십 시험대 올라
지난 22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 사진=뉴시스
지난 22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 사진=뉴시스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경선 연기론'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경선 연기 여부를 놓고 정면충돌하는 모습을 보였고 경선 연기 찬성파 의원들이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긴장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22일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경선 흥행과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당무위원회에서 경선 일정을 논의하자는 연기 찬성파와 원칙을 지켜야한다는 반대파가 격론을 펼쳤다. 특히 이날 의총에서는 이낙연, 정세균계 의원들이 찬성을 주장하고 이재명계 의원들이 반대를 주장하면서 민주당 대선주자간 계파 전쟁을 방불케했다. 대선 주자들 중에도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광재 의원 등이 연기 쪽에 찬성한 반면 이재명 경기지사는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 경선 연기 이야기가 나온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해 경선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기에 집단면역이 형성되는 11월에 당원, 국민들과 어울려 경선을 치르자는 것이 이유 중 하나다. 또 현행대로 진행할 경우 국민의힘보다 후보 선출을 빨리 하게되는데 미리 후보를 선출할 경우 국민의힘의 '컨벤션 효과'에 묻힐 수 있다는 것이 역시 경선 연기론의 주이유다. 하지만 경선 연기가 현재 여권에서 독주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를 견제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이재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경선 연기론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단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이낙연, 정세균계 의원들의 당무위원회 소집 요구에 대해 "오는 25일 최고위 논의 결과를 보고 당무위 소집 계획을 이야기하겠다"고 밝혔다. 송영길 대표는 23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평행선이다. 어제 토의한 의원님 숫자는 연기 쪽이 조금 더 많았지만 여론조사를 해보면 현행대로 가자는 게 압도적으로 많다. 최종 결단에 대해 당무위원들은 대표의 권한이 아니라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당헌 당규에) 180일 전에 선출해야만 한다고 강행규정으로 되어 있고 단지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 당무위원회 의결을 거쳐 달리 정할 수 있다, 이렇게 되어 있는데 그러면 상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의 판단권은 그래도 당대표와 지도부에게 있는 것이지 그것조차도 당무위원회에 있다고 하면 당대표의 존재 의미는 무엇인가"라고 밝혔다.

당내의 반응은 엇갈린다. 홍영표 의원은 지난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의원들과 당원들의 분위기는 '연기를 하자' 쪽이 데 우세하다고 판단된다. 가능하면 1위 후보가 흔쾌히 받아들이면 쉽게 끝나는 문제다. 당원, 의원들의 의견이 연기하는 쪽이라면 이재명 지사나 소수 쪽에서 통 큰 리더쉽을 발휘했으면 좋겠다. 원칙론도 합리성이 있지만 당의 단결, 대선 승리를 위해 어떤 길이 더 좋을지는 가장 앞서 있는 분들이 판단을 해야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조정식 의원은 23일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당에서 당헌당규는 국가의 헌법과 마찬가지고 기본적으로 아주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않는 한은 지키는 게 기본적인 원칙이다. 기본적인 신뢰의 문제다. 당헌당규에 따라 지난 1년간 각 후보와 주자들이 준비를 해오고 이미 뛰고 있는데 스타트 라인에 서서 경기가 시작되려고 하니까 연기하자? 동네 축구나 달리기 시합 때도 이렇게는 안 한다. 그때 그때 당내 주장에 따라 원칙을 뒤집는 민주당을 국민들이 어떻게 보시겠는가? 굉장히 심각한 문제다"라고 밝혔다.

대선 주자들도 엇갈린 반응을 내놓았다. 22일 이광재 의원은 "노무현, 문재인 후보 때도 앞서 나가는 사람이 불리할 때 양보를 하면 국민들이 더 큰 지지를 보내줬다. 가장 좋은 것은 이재명 지사의 통 큰 양보"라고 밝혔고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21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경선 연기에 대한 주장이 있드니 당은 충분히 이를 의논하는 게 좋갰다. 코로나 사태도 있고 상대와 보조를 맞추는 것도 매우 중요하기에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조금 연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재명 경기지사는 22일 "정치집단에 대해 국민의 지지는 신뢰에서 나오고 신뢰는 약속과 규칙을 지키는 데서 생겨난다. 노무현 대통령도 '원칙 없는 승리보다 차라리 원칙있는 패배를 선택하는 게 결국 이기는 길'이라고 하셨다. 통 크게 받아주면 '대범하다, 포용력 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고 개인적로도 그게 유익하다는 점은 알지만 문제는 우리 당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훼손되고 결국은 소탐대실의 결과가 된다"며 원칙론을 고수했다.

한편 지난 22일 리얼미터가 JTBC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9월 선출'이 55.8%, '11월 연기'가 24.0%로 과반 이상이 원칙대로 경선을 치르자는 의견에 찬성했다. 또 민주당 지지자라고 밝힌 응답자 중 51.2%가 역시 '9월 선출'에 찬성하며 여론은 일단 원칙론에 힘이 실린 상황이다. 또 경선 연기가 결국 당헌당규를 고쳐야 가능한 것이기에 경선 연기가 쉽게 결정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원칙론에 힘을 싣고 있다.

하지만 '반이재명계' 의원들이 당무위를 요구하는 등 실력행사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원칙론을 선택할 경우 후폭풍이 상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계파간의 갈등이 불거졌다는 점에서 민주당의 선거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결국 어떤 것을 선택해도 심각한 후유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송영길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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