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주간=이지현 기자] 허위 거래신고로 아파트 시세를 높여, 제3자에 팔거나 이를 중개하는 '실거래가 띄우기' 정황이 확인됐다.

국토교통부 부동산거래분석기획단은 지난해 2월부터 12월31일까지 71만 건의 아파트거래 등기부 자료를 전수 조사해 거래신고 60일 이후에도 소유권이전등기 신청을 하지 않은 2420건과 반복적으로 신고가 거래를 한 뒤 해제한 69건을 적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중 공인중개사와 분양대행사 등의 자전거래와 허위신고 징후가 뚜렷해 이를 통해 해당단지의 실거래가가 상승한 거래도 12건 적발됐다.

거래당사자간 특수관계, 계약금 수수 여부 등을 확인해 69건의 법령위반 사례가 확인됐다. 해당 2420건은 △허위로 거래 신고 △계약 해제 후 해제 신고를 하지 않음 △정상거래 후 등기신청만 하지 않는 등 분석 결과로써 3가지 모두 과태료 처분 대상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신고가를 조작하기 위해 허위로 거래를 신고했거나, 계약해제 후 해제신고를 하지 않은 사례, 정상거래 후 등기신고를 하지 않은 사례 모두 과태료 처분 대상"이라며 "최대 3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특정인이 반복해서 다수의 신고가 거래에 참여한 뒤 거래를 해제한 사례 821건이 있다.

해당거래가 진행된 남양주 A단지의 경우 자전거래 이후 현재까지 28건의 거래에서 약 17% 높아진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청주 B단지의 경우 현재까지 6건의 거래에서 약 54% 높아진 가격대를, 창원 C단지는 자전거래 이후 약 29% 높은 가격에 15건 거래되다가 7개월 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사례로는 중개사가 시세 2억4000만원대인 처제의 아파트를 자녀들의 명의로 신고가로 거래한 것처럼 꾸며 이후 제3자에게 1억1000만원(46%) 더 비싼 3억5000만원에 매매한 자전거래 정황이 적발됐다.

중개보조원이 아파트를 자신의 명의로 신고가 거래 신고한 후 제3자에게 59% 높은 가격으로 중개한 후 종전 거래를 해제한 사례도 적발됐다.

분양대행회사가 아파트 2채를 대표와 이사 명의로 신고가 매수 신고하고, 제3자 2명에게 29% 높은 가격에 매도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밖에 매도인이 계약해제를 요청하면서 매수인에게 받은 계약금의 2배를 반환했으나, 매수인이 이 금액에 대한 기타소득세를 미납하는 소득세법 위반 사례도 적발됐다.

김형석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이번 기획조사를 통해 높은 가격에 거래신고만 하고 추후 이를 해제신고하는 소위 '실거래가 띄우기' 사례를 최초로 적발했다"며 "앞으로 시장실서를 교란하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전 인근 단지의 분양가 띄우기 등 다양한 불법행위 등도 적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허위신고 등 부동산거래신고법 위반 의심 건은 관할 지자체에 통보해 과태료 부과를 추진할 예정이다.

한 공인중개사 업주는 이러한 적발 사례에 대한 의견으로 "요즘 같은 시기에 허위신고, 허위 매물 등으로 거래했다가는 큰 일 난다"며 "법적인 것을 지키며 거래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이 업계에 계속 있는 건 어려운 현실이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부동산 등기자료 비교·분석을 통해 확인된 허위신고 의심거래 2420건, 실거래 심층조사를 거쳐 법령 위반 의심사례로 확인된 거래 69건에 대해, 공인중개사법 위반 등 범죄 의심건은 경찰청에 수사의뢰하고, 탈세 의심건은 국세청에 통보할 방침이다.

국토부가 면밀한 추적으로 ‘실거래가 띄우기’를 근절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해 이번 사례 외에도 향후 이러한 정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지속적 노력 의지를 표명한 발표 사례라 볼 수 있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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