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꾼 일상] ⑭ 코로나 사태 이후 '노인학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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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바꾼 일상] ⑭ 코로나 사태 이후 '노인학대' 늘었다
  • 이보배 기자
  • 승인 2021.07.23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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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우울장애, 스트레스 및 가족갈등 촉발
'아들, 배우자' 등 가정 내 동거인 학대 사례 증가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연일 최다 확진자 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일상생활 곳곳에도 코로나19가 침투해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19가 몰고 온 우울의 그림자는 가정 내까지 드리워졌고, 지속적으로 증가추이를 보이던 노인학대도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크게 늘었다. 코로나19 사태 속 노인학대 현황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2020년 노인학대 사례는 6259건으로 전체의 30~40%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고, 전년 대비 약 19.4% 증가했다. 사진=시사주간DB
2020년 노인학대 사례는 6259건으로 전체의 30~40%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고, 전년 대비 약 19.4% 증가했다. 사진=시사주간 DB

[시사주간=이보배 기자]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층 인구 비중이 전체 인구의 16.5%를 차지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머지않아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노인학대 관련 신고가 날로 증가하고 있어 우려가 앞선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과 함께 발표한 '2020 노인학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노인학대 전체사례 건수는 1만6973건으로 전년 1만6071건 대비 약 5.6% 증가했다. 이때 '노인학대 전체 사례 건수'는 노인학대로 판정된 학대사례와 노인학대가 의심됐지만 사례판정 이후 일반사례로 판정된 사례를 합한 것을 의미한다. 

이중 실제 학대사례는 6259건으로 전체의 30~40%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고, 이 역시 전년 대비 약 19.4% 증가했다. 특히, 2016년 이후 재학대 사례가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2019년(500건) 대비 2020년 재학대 사례는 약 22.8% 증가해 614건으로 집계됐다.  

2020년 학대발생 장소를 살펴보면 가정 내 학대가 5505건으로 전체의 88.0%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생활시설 학대의 경우 2019년 대비 486건에서 521건으로 7.2% 증가했고, 이용시설 학대는 2019년 대비 131건에서 92건으로 29.8% 감소했다. 

연도별 재학대 건수 및 비율. 사진=보건복지부
연도별 재학대 건수 및 비율. 사진=보건복지부

이처럼 노인학대는 지속적으로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의 경우 전년 대비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우울장애, 스트레스 및 가족갈등 등으로 불가피하게 노인학대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가정 및 생활시설 학대가 전년 대비 23.7% 증가한 것은 코로나19로 인해 가정 내 체류 시간이 길어지고 제한된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갈등이 확산되는 등 노인학대 발생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7.2% 증가한 생활시설의 학대의 경우 시설 출입 제한 등 외부 및 가족으로부터의 격리와 돌봄 종사자의 과도한 업무 등으로 인해 노인학대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용시설 학대가 줄어든 것은 코로나19로 인해 외부 출입 제한 및 휴관 등으로 노인학대가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노인학대는 여러 유형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보통 '정서적→신체적→방임' 학대 유형의 순으로 나타난다. 

2020년 집계된 학대 유형 건수를 살펴보면 △정서적 학대 4188건(42.7%) △신체적 학대 3917건 (40.0%) △방임 760건(7.8%) △경제적 학대 431건(4.4%) △성적학대 231건(2.4%) △자기방임 223건(2.3%) △유기 53건(0.5%)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도 신체적 학대와 정서적 학대 유형은 2019년 대비 크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체적 학대는 3138건에서 3917건으로 24.8% 증가했고, 정서적 학대는 3465건에서 4188건으로 20.9% 증가했다. 

연도별 노인학대 발생 장소. 사진=보건복지부
연도별 노인학대 발생 장소. 사진=보건복지부

학대피해 노인의 가구 형태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노인 홀로 사는 노인독거 가구는 2016년부터 학대 피해 감소 경향을 보인 반면, 노인부부는 2019년 대비 1669건에서 2046건으로 22.6% 증가했고, 자녀동거 가구는 1588건에서 2060건으로 29.7% 증가했다. 

학대 행위자 중에서는 지속적으로 학대피해 노인의 '아들'이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배우자' 유형이 2순위로 증가하며 그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코로나19 사태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외부 출입이 제한되면서 노인부부 및 자녀동거가구 등 학대행위자가 함께 살고 있는 경우 노인학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된 이유에서다. 

한편, 연도별 학대피해 노인의 연령대는 70대가 최근 5년간 45% 내외의 수치를 보이며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80대 30.5% △60대 19.8% △90대 6.0% △100세 이상 0.2%의 순으로 집계됐다. SW

lbb@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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