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가 근육맨' 타우파토푸아가 일깨운 '올림픽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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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가 근육맨' 타우파토푸아가 일깨운 '올림픽 정신'
  • 황채원 기자
  • 승인 2021.07.26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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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에서 세 번 기수로 나선 '통가 근육맨' 피터 니콜라스 타우파투푸아. 사진=AP/뉴시스
올림픽에서 세 번 기수로 나선 '통가 근육맨' 피터 니콜라스 타우파투푸아. 사진=AP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피타 니콜라스 타우파토푸아. 이름은 생소하겠지만 '통가 근육맨'이라고 하면 많은 이들이 생각이 날 것이다.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추운 날씨에도 하체만 가린 전통 의상에 상반신을 그대로 노출하고 기수로 등장해 많은 화제가 됐던 통가의 스포츠맨 타우파토푸아. 

그가 지난 23일 개막한 도쿄 올림픽에 다시 등장했다. 그가 올림픽 통가 기수로 등장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타우파토푸아의 첫 올림픽은 2016년 리우 하계올림픽이다. 리우 올림픽 개막식에서 그는 통가 국기를 들고 오일을 바른 근육질 몸매를 드러내며 입장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여기서 그는 태권도 80kg급 국가대표로 출전했지만 1회전에서 탈락하며 아쉽게 발길을 돌려야했다. 4년 뒤를 기대할 수 있지만 그의 선택은 2년 뒤에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이었고 10살 아이들과 함께 스키 기초부터 배우며 동계올림픽의 꿈을 향해 갔다.

마침내 그는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따냈고 2018년 개막식에서 역시 '근육맨'의 모습으로 등장했다.  참가자들이 두꺼운 패딩으로 중무장을 할 정도의 강추위에도 상체를 노출하면서 그에게 '통가 근육맨'이라는 별명이 따라붙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그는 크로스컨트리 남자 15km 프리에 출전해 완주에 성공한 116명의 선수 중 114위를 기록했다.

타우파토푸아는 이번 올림픽에서는 카누 선수로 출전할 예정이었으나 출전권을 획득하지 못했다. 이후 다시 태권도로 돌아왔고 지난해 2월 오세아니아 지역 예선을 통과하면서 다시 올림픽에 출전하게 됐다. 그리고 이번에는 여성 기수와 함께 특유의 복장을 다시 갖추고 통가 국기를 들고 등장했다. 또 하나 달라진 점은 바로 그의 얼굴에 마스크가 씌여져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21일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올림픽의 기적이 필요하다. 내가 해낼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올림픽에는 결코 포기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또 개회식 직후에는 대회 공식 정보 제공 웹사이트를 통해 "어린 친구들이 미래의 올림픽 선수가 되도록 영감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는 이 메시지를 남긴다. "우리는 지금 일몰 시기에 있지만 이 시기가 지나면 분명 태양이 다시 뜰 것입니다".

타우파토푸아의 퍼포먼스는 우리에게 생소한 국가인 통가의 이름을 각인시킨 계기가 됐다. 그리고 그의 올림픽을 향한 열정은 자본 앞에서 점점 사라져가는 올림픽 정신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안 좋은 시선으로 보면 얼마든지 부정적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38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 계속되는 탈락 속에서도 올림픽 참가의 뜻을 계속 이루려는 것을 함부로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도쿄올림픽이 개막하기까지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고 정치 문제 등이 불거지며 마지막까지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일본과 IOC의 담합에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주요 국가들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고 코로나 비상사태에도 개막을 강행한 스가 정권의 지지율은 바닥을 기고 있다. 어느새 올림픽은 세계인의 축제가 아니라 자본이 판을 치고 광고판이 도배되는, 그리고 판정 문제가 불거지는 '타락한' 축제로 전락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에게 올림픽은 여전히 기회의 장소이며 누군가에게는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을 느끼는 행사임에는 분명하다. 그 열정이 그나마 죽어가는 올림픽을 살리는 힘이 되고 있다. '통가 근육맨'이라는 이름만으로는 그 열정을 알 수 없다. 타우파토푸아라는 이름을 기억해야하는 이유다. SW

hc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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