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병역 혜택, 금·은·동 보다 최선다한 선수 살필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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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병역 혜택, 금·은·동 보다 최선다한 선수 살필때
  • 이민정 기자
  • 승인 2021.08.1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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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 국가대표 우상혁이 지난 1일 오후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결승전 경기에서 마지막 2.39를 실패한 뒤 경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육상 국가대표 우상혁이 지난 1일 오후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결승전 경기에서 마지막 2.39를 실패한 뒤 경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이민정 기자] 2020 도쿄올림픽이 지난 8일 폐막하면서 메달을 딴 선수들에게 주는 병역혜택 논란이 재점화됐다. 

'메달지상주의'에서 벗어나 병역특례를 폐지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반면, 메달리스트뿐 아니라 신기록을 세운 선수에게도 혜택을 줘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11일 병무청에 따르면 병역법 시행령 제68조에 근거한 예술·체육요원은 국위선양 및 문화창달에 기여한 예술·체육 특기자에 대해 군복무 대신 예술·체육요원으로 복무하게 하는 제도다. 

처음 도입된 1973년에는 올림픽(3위 이상), 세계선수권(3위 이상), 유니버시아드(3위 이상), 아시안게임(3위 이상), 아시아선수권(3위 이상), 한국체대 졸업성적 상위 10% 이내에 혜택을 줬다. 하지만 현재는 올림픽 3위 이상, 아시안게임 1위만 체육요원으로 복무할 수 있다. 
 
군 복무가 완전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뒤 34개월 동안 선수생활을 계속하면서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지휘·감독 아래 병무청장이 정한 분야에서 특기를 활용한 봉사활동을 해야 한다. 

2020도쿄올림픽 메달리스트 가운데 병역특례 적용 대상자는 양궁 김제덕, 유도 안창림, 태권도 장준 등 3명이다. 

올림픽이 끝난 뒤 메달 불모지인 수영, 육상 등에서 신기록을 세우고도 메달 획득에 실패한 경우와 야구대표팀처럼 메달 획득 가능성이 높은 종목이 논란이 되면서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논란의 중심 야구대표팀…병역특례 폐지?
국제대회 입상자에 대한 병역특례 논란은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시작됐다. 

병역특례 혜택을 받기 위해 버텼던 LG트윈스 오지환, 삼성라이온즈 박해민 선수가 대표팀에 합류하면서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다. 

정부는 2019년 인구절벽으로 인한 병력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을 고려해 병역특례 요원도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예·체능 특례는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연간 편입 인원이 적어 폐지해도 병력 확보 효과가 크지 않고, 이들의 활동이 국민 사기와 국가 품격 제고 등에 기여한다는 이유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야구로 인해 병역특례 폐지 논란이 떠올랐다. 이번 올림픽 야구 종목에는 6개국이 참가해 메달 획득 가능성이 50%에 달했고, 변형된 패자부활전 방식이 적용돼 3연패에도 동메달 결정전에 나갈 수 있었다. 

이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6일 "도쿄올림픽 종목 중에 6개국이 참가해서 3패를 했는데도 메달을 딸 수 있는 종목이 있나. 야구종목은 금메달을 따지 않으면 다른 메달은 군면제 혜택을 보류해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야구대표팀이 메달을 따더라도 선수들에게 병역면제 혜택을 주지 말자는 취지다. 결과적으로 7일 동메달결정전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6-10으로 역전패해 메달 획득하며 4위를 기록했고, 선수들의 병역특례도 날아갔다. 

하지만 온라인을 중심으로 "이번 기회에 병역 특례 없애라", "애초에 메달 땄다고 군 면제 해주는 게 코미디" 등 병역특례에 대한 비판 여론이 잇따랐다.


세계무대에서 활약 보여준 선수들 합당한 대우 받아야
도쿄올림픽에서는 비록 메달을 따진 못했지만 국민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선수들이 많았다. 우리나라가 메달을 기대하지 않았던 종목에서 무한한 가능성과 기량을 발휘한 선수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18살 수영천재' 황선우(18·서울체육고)는 올림픽 데뷔전인 남자 자유형 200m 예선에서 1분44초62를 기록,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박태환이 세운 1분44초80의 한국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는 자유형 100m 예선에서도 47초97을 기록해 자신의 종전 한국기록(48초04)를 0.07초 줄였고, 준결승에서 47초56으로 한국기록뿐 아니라 아시아기록까지 깼다. 1956년 멜버른대회 이후 65년 만에 아시아선수가 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우하람(23·국민체육진흥공단)은 다이빙 남자 3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1~6차 시기 합계 481.85점을 기록해 12명 가운데 4위를 차지했다. 

이는 한국 다이빙 역사상 올림픽 무대 최고 성적이다. 우하람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남자 10m 플랫폼에서 한국 다이빙 사상 최초로 결승 무대에 올랐는데, 우하람 이전에는 올림픽 예선을 통과한 선수도 없었다.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 육상에서 신기록을 세운 우상혁(25·국군체육부대)도 주목받고 있다.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5를 넘어 4위에 올랐다. 한국 남자 높이뛰기 신기록이자 역대 올림픽 사상 최고 성적이다. 

청와대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3일 우상혁 선수에게 동메달 혜택을 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메달은 불발됐지만 세계적인 인기 종목인 육상에서, 특히 우수한 신체적인 조건을 요구하는 높이뛰기 종목에서, 한국인으로서 이렇게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좋은 에너지를 보여준 우상혁 선수가 국위선양 및 문화창달에 기여한 선수라고 생각한다"라고 적었다. 

남다른 활약으로 신기록을 세운 선수들이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병역 관련 혜택을 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위선양?'…시대가 달라졌다
'국위 선양(國威宣揚)', 나라의 권위나 위세를 널리 떨치게 한다는 뜻이다. 시대가 변하면서 국위선양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국민 가치관이 변하면서 '메달'에 목매는 것이 시대착오적으로 비춰지고 있다. 메달 색깔이나 개수보다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한 선수들의 모습을 더 중요시하는 문화가 생겼다.

우상혁 선수가 높이뛰기 결승전에서 마지막 2m39를 실패한 뒤 거수경례 하는 모습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다.

같은 4위라도 끝까지 투혼을 펼친 선수들에게는 '아쉽게 메달을 놓쳤다'는 시선보다 '감격의 4위', '값진 4위'라는 수식어가 붙고, 태도 논란을 빚은 야구대표팀처럼 '초라한 4위'로 비난받는 경우도 있다. 

'메달지상주의'에서 벗어나 등수에 상관없이 올림픽 정신을 구현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그러면서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2022 카타르 월드컵, 2024년 파리 올림픽 등 세계무대를 앞두고 '메달'에 집중된 병역특례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여론이 생겼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는 "특별히 검토하는 내용이 없으며, 계획도 없다"라고 선을 그은 상태다. 

안을섭 대림대학교 스포츠지도과 교수는 "병역특례는 메달을 딴 선수의 명예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격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그들에게 동기유발하는 혜택이 될 수 있다. 다만 그 혜택이 극히 일부에게 가다보니 논란이 되기도 한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포츠 특성상 몇 달만 쉬더라도 몇 년 고생해 쌓아놓은 것이 물거품 될 수 있다. 이를 고려해 사실상 면제인 메달리스트 병역특례 말고도 선수들의 역량을 이어갈 수 있는 시스템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도 했다. SW

lm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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