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동 매사 숙고 적대적이지 않는다” 조건
청와대 “임기 내 종전선언 가능하다” 평가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흥미 있는 제안이고 좋은 발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김 부부장의 발언은 이날 오전 리태성 북한 외무성 부상이 종전선언의 의미를 평가절하하는 담화를 내놓은 지 약 7시간 만에 다시 나왔다는 측면에서 매우 이례적이다.
김 부부장은 24일 오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앞으로의 언동에서 매사 숙고하며 적대적이지만 않는다면 얼마든지 북남 사이에 다시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며 관계 회복과 발전 전망에 대한 건설적인 논의를 해볼 용의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리태성 북한 외무성 부상은 문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유엔 총회에서 제안한 남·북·미·중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 “시기상조”라며 “제반 사실은 아직은 종전을 선언할 때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해주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김 부부장 역시 담화에서 “쌍방 간 서로에 대한 존중이 보장되고 타방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과 지독한 적대시 정책, 불공평한 이중 기준부터 먼저 철회돼야 한다”고 전제했으나 한결 부드러운 표현을 추가해 논의의 여지를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 내 권력 2인자인 김 부부장이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으면서 북한이 다시 대화 국면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김 부부장이 ‘한국의 적대시 정책 폐기’를 대화 조건으로 규정한 만큼 선결 조치가 이뤄져야 대화 테이블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낙관론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북한이)미국을 향해 대화의 길이 열려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조건이 붙었다는 것은 대화와 협의가 진행돼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좋은 신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계기만 있으면 임기 내 종전선언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베이징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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