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반양론 ‘원격진료’ 규제 속 업계 롱런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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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양론 ‘원격진료’ 규제 속 업계 롱런 가능할까
  • 이한솔 기자
  • 승인 2021.09.2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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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바꿔놓은 ‘비대면’ 열풍⋯“대면·원격 보완 병행해야”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이한솔 기자] 국내 코로나가 창궐한지 2년째에 다가가고 있다. 좋든 싫든 국민들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함께 비대면에 익숙해져가고 있다. 온라인 강의와 배달 앱 성황, 비대면 가스검진 등 방역을 필두로 ‘비대면’ 열풍이다. 코로나로 인해 의료진 감염이 우려되자 의료계의 고질적 난제였던 원격의료가 다시금 거론되고 있다.

27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방역당국은 코로나19로 인해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허용하고 있다. 국회는 지난해 12월 코로나 장기화에 따라 ‘감염병 예방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해 ‘의사-환자’간 비대면 진료를 한시 허용했다. 그간 비대면 진료는 ‘의사-의사’ 간에서만 가능했다.

당초 원격의료 도입 논의는 2000년대부터 제기돼 왔다.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도 원격의료를 주요 정책목표로 제시하고 부처별 시범사업도 전개했으나 의료계의 반발과 추진력 부족으로 입법 논의는 수십 년 째 국회에 표류돼 있는 상태다.

의료계는 환자 안전을 위해 ‘대면 진료’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원격’에 대한 확실한 개념 정리 등 협회차원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코로나 장기화에 따라 한시적으로 비대면진료가 허용된 것은 지난해 2월 24일부터다. 의료기관 내 접촉을 통해 집단감염 우려를 고려해 ‘전화상담·처방’ 등이 한시적으로 허용된 것이다. 의료기관·질환 종 등에 상관없이 의료진의 의학적 판단에 따라 시행토록 하게 했다. 당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나 의료진 보호조항 없이 ‘판단’에만 맡겨 정책을 시행한다며 말이 많았다.

◇ 2020년 2월 23일, 원격 진료 ‘한시적 허용’⋯“코로나, 대면·원격 병행해야”

지난해 2월 23일 코로나19 위기경보 ‘심각’ 단계가 발령됨에 따라 적극행정지원위원회 의결로 ‘한시적 허용’됐다. 이때부터 논란이 많았으나 산업계에서는 이번 한시적 허용 경험을 토대로 본격적인 원격의료 도입의 필요성의 말이 나오고 있다.

최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2021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2월 24일 전화상담·처방 허용 이후부터 올해 5월까지 비대면진료 서비스 제공 건수는 1만695개 의료기관에서 208만건에 달했다.

보고서는 장기간 감염병을 겪으면서 비대면 진료 건수·참여 의료기관 수가 증가한 것을 두고 원격의료에 대한 국민적 여론도 점차 높아질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는 OECD 가입 상당수 국가에서 원격의료를 이미 실시하고 있다. 코로나를 계기로 미국 등 여러 국가에서도 원격의료 활용이 증가하는 추세다.

우리나라에서는 ‘의료법’이 개정되지 않는 한 평시 상황에서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는 원칙상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코로나 위기대응 심각단계라 해제될 경우 비대면 진료 서비스도 더 이상 시행할 수 없게 되는 셈이다. 따라서 한시적 비대면 서비스 제공 경험 등을 계기로 향후 본격적인 추진 필요성 여부를 둘러싼 사회적 논의가 재점화 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는 것이다.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진흥원 연구에 따르면 원격진료에 대해 ‘의사-의사 간’ 협진은 73.1%, 의사가 원격으로 검사 등 결과를 확인 판독하는 원격협진 71.4%, ‘의사-환자’ 상태 지속 모니터링 원격진료는 70.4%가 찬성했다. 대부분 62~73% 정도로 원격협진에 대한 찬성 비율이 높았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입법조사처는 원격의료를 코로나 시기라는 특수한 배경 뿐 아니라 전체 사회와 국민건강, 안전 관점에서 고려돼야 할 제도라고 판단했다. 본격적인 원격의료 도입 논의 시 부작용 우려 등 쟁점을 해소하고 효과성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심명 사회문화조서실 관계자는 “재출현·신종·변이 감염병 확산 등에 대비하고 향후 원격의료 본격 도입 가능성에 대한 발전적 논의에 유용한 지표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한시적 비대면 진료 시행에 대한 그간 진료 경험을 바탕으로 효과성 등을 면밀히 분석·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구원의 ‘서울시 노인요양시설 코로나19 감염 대응실태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노인요양시설과 감염병 대응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밀집도 안화와 함께 의료기관 연계, 그리고 원격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지역 내 1차 의료기관과 연계해 지역 일반의원 의사가 요양시설을 왕진하는 체계와 함께 한시적 허용된 비대면 진료를 상시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즉 대면진료와 원격의료를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노인요양시설의 의료서비스 단절 문제 해결을 위해 과감한 원격의료 도입과 함께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봤다.

보고서는 “원격의료는 그간 찬반양론이 첨예하게 맞서 있던 이슈인데 코로나 이후 그 도입 필요성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며 “과감한 도입으로 고령사회에 대비하고 지역사회 중심 커뮤니티 케어가 실효성 있게 정착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초진은 반드시 대면진료를 원칙으로 하고 만성질환 관리를 중심으로 한 일차의료서비스에 한정적 도입의 필요성도 제시했다. 혹시라도 발생할지 모르는 의료과오·소송 관련 법 정비도 필요하다고 봤다.

◇ 글로벌 원격의료 시장규모 10년 새 10배 성장 전망⋯원격의료 향한 국내 업계 움직임

코로나 장기화에 따라 세계는 ‘위드 코로나’를 선언하는 추세다. 국내는 이처럼 정부와 국회, 산업계에서도 활성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원격의료 시장규모가 2019년 한화 약 49조원에서 2027년 468조원으로 10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세브란스병원이 코로나 장기화에 따라 비대면 의료전달체계를 강화키로 했다. 환자와 의료진 비대면 디지털 소통을 위해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화상 회진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한 것. 주치의가 직접 다수의 환자를 회진돌기에는 한계가 있고 감염 우려에 따라 환자용 모바일 앱을 활용해 화상 회진 서비스를 운영한다는 것이다.

다만 병원 측은 ‘원격의료’나 ‘원격진료’와 거리가 멀다고 선을 그었다. 대상 환자는 원내 입원환자로 한정돼 있는 만큼 원격이 아니라는 것. 특히 주치의가 수술 등 일정으로 회진을 돌 수 없을 때 원내에 머물면서 회진하는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내 업계에서도 비대면 진료·의료 분야로 손을 뻗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투자전문회사 ‘삼성넥스트’는 원격진료 스타트업 ‘알파메디컬’이 모집한 284억원 규모의 시리즈 B투자에 참여했다. 최근 휴마가 모집한 15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펀딩 투자자로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도 암웰에 2400억원 규모의 시리즈 C펀딩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플랫폼들도 규제완화 기대감에 주목되고 있다. 국내 원격의료로 주목되는 플랫폼 굿닥은 병원·약국을 찾아주거나 비대면 예약과 접수, 진료를 도와주는 모델을 갖고 있다. 플랫폼 똑닥은 환자의 전자의무기록(EMR)과 연동해 가까운 병·의원 약국 등을 찾거나 예약할 수 있다. 닥터나우는 의약품 배달 서비스가 사업 모델이다.

이 같은 시장 움직임에 의료계는 ‘예상한 우려’라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의료라는 것은 국민 생명 수호와 환자 건강 보호의 취지인데, 원격의료라는 경제성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수요가 이렇다보니 의료계도 대면진료를 보완하는 비대면진료에 대해서는 일부 긍정적인 입장이지만, 대상 지역이나 질환, 특성에 대해 의견수렴과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SW

lhs@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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